코로나19 여파 선진국보다 아세안 신흥국이 타격 커…회복속도 더뎌


과거 금융위기 때 미국·유로지역 등 선진국보다 신흥국 회복 속도가 빨랐던 것과 대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때와 달리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신흥국 경제의 회복이 선진국보다 더디고 신흥국간 회복속도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충격이 덜했던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태국 방콕의 이동식 백신 접종소에서 보건 종사자들이 주민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최근 금융위기 당시 충격이 비교적 덜했던 아시아 신흥국에서 코로나 확산세, 생산차질, 부채누증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신흥국의 경상수지 등 충격흡수 능력 개선, 미연준의 소통 강화, 금융시장 선반영 등으로 테이퍼링 자체로 인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보다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이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에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신흥국은 브라질, 러시아 등과 같은 일부 브릭스(BRICS)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등과 같은 아세안 5개국을 지칭한다.

올해 들어 세계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세계경제가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미국, 유로지역 등 선진국 경제는 견조한 회복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브라질, 러시아, 아세안 5개국 등 신흥국 경제는 대체로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신흥국의 회복속도가 더딜 뿐 아니라 빈번히 회복흐름이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흥국간 회복흐름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자원수출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 러시아 등은 가격이 급등한 국제원자재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내수 부진으로 더딘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나마 선진국의 상품수요 증대로 수출은 양호한 편이다. 태국, 필리핀 등 여행서비스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상태다.

또한 한은은 "신흥국은 소비자물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식품 가격 급등, 더딘 회복세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세안 5개국은 선진국과 다른 신흥국에 비해 더딘 회복흐름을 보이는 데다 낮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향후 코로나 재확산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세안 5개국은 무엇보다 현재 지난 8월을 고점으로 델타변이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고 있으나 낮은 백신 접종률로 겨울철 확산시 경제활동이 다시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델타변이 확산과 방역조치에 따른 생산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고용시장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베트남의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 깟라이항은 8월 방역조치 강화로 인력이 부족해지자 화물 입항을 일주일간 중단했으며, 9월중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전세계 생산의 7%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20% 수준으로 떨어져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더욱이 아세안 5개국은 정책여력도 미흡하며 민간부채도 쌓여있는 상태여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아세안 5개국은 지난해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크게 확대돼 재정정책 여력이 크게 축소된데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임박으로 통화정책 여력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수부진에 대응해 추가적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안 5개국은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을 뿐 아니라 가계·기업부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폭 증가함에 따라 민간부문의 건전성 우려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장기 지급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