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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플라스틱 다시보자"…건설업계, 폐플라스틱서 성장동력 모색


현대엔지니어링, 폐플라스틱 자원 활용 기술 확보…고순도 청정수소 생산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최근 국내 중소기업이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 신기술 인증을 받으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인간이 발명한 가장 창의적인 물건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며 가격도 저렴해 전 산업군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사용량이 폭증, 폐플라스틱의 처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배달과 택배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5조7천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9조7천억원) 대비 2.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배달 서비스 규모가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의 자원화, 재활용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의 자원화, 재활용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12월 현대엔지니어링은 환경오염의 위험성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고순도 청정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부터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을 시작해 오는 2024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목표로 추진한다. 사업비는 4천억원 규모로, 충남 당진에 플랜트를 건설한다.

연간 1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원료를 처리해 고순도 청정수소 제품을 연간 2.2만톤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2.2만톤은 수소차 15만대가 1년간 운행(연간 1만4천km 운행 기준)할 수 있는 규모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열분해와 가스화 공정을 통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생산된 수소는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전지발전, 수소-LNG혼소 발전의 원료로 사용된다.

기존 수소 생산은 해외 LNG, 암모니아 생산 및 원거리 운송과 수소 추출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하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소 생산은 우리 주변의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이 사업의 핵심기술인 가스화를 통한 수소생산기술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시킨 후 가스화기에 투입해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혼합물인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촉매반응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순도(99.999%) 수소 제품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실증 테스트 중인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을 적용해 폐플라스틱 자원화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과정.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폐플라스틱 자원화 과정.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자원화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ESG 경영 트렌드를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ESG 평가 1등급을 획득한 독일은 지난 1990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했던 2020년 목표를 초과 달성, 2030년까지는 1990년 대비 55% 감축을 목표로 하는 '기후보호 프로그램 2030'에 합의했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이 이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독일 대표 기업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중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가 발간한 '독일 ESG 최신 동향'에 따르면 독일 대표 기업이자,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글로벌 화학업체 '바스프(BASF)'는 폐플라스틱 재활용하는 켐사이클링(ChemCycling)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순환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제품을 산업적 규모로 제조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어 지난 2019년 바스프는 혼합 폐플라스틱의 열분해와 생성된 오일을 전문적으로 정화하는 노르웨이 스타트업 '퀀타퓨엘(Quantafuel)'에 2천만 유로(269억7천980만원) 투자를 단행했다.

또한, 바스프는 전 세계 80여 개의 기업, 단체와 연계해 폐플라스틱 감소목적의 'AEPW(Alliance to End Plastic Waste) 프로젝트'를 시행, 15억 달러(1조8천97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등 폐플라스틱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폐플라스틱 수급이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지난 2020년 7월 폐플라스틱 수입 제한을 골자로 한 폐기물 품목 고시 제정안이 시행되면서 정부가 올해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로 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폐플라스틱의 타이트해진 수급이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며, 매년 폐플라스틱의 발생량은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처리 및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은 부족하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국가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88㎏으로 미국, 영국 다음으로 세계 3위다.

이에 정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지난 2020년 기준 0.1%에서 오는 2030년까지 10%로 높여 순환경제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추진한다. 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규모를 연간 1만톤에서 오는 2025년 31만톤, 2030년에는 90만톤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이 전면 금지돼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석화·섬유·건설업계 등의 수급이슈가 비교적 타이트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압도적인만큼 단순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자원화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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