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I'M)] 정의정 한투연 대표 "증시 위기, 공매도 금지해야"


"외인, 상환기간·담보비율 조정 필요…공매도 총량제 도입해야"

급변하는 금융시장, 그 안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뉴스24(inews24)가 만난(meet) 사람들(man)의 이야기, '아이엠(I'M)'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코스피지수가 2300선 초반까지 무너진다면, 정부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해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27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공매도 제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투연은 정 대표가 이끌고 있는 비영리단체로 개인투자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올해 들어서만 40여 차례의 집회·시위를 열고, 자본시장의 제도 개선과 개별 기업들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데 앞장섰다. 현재 한투연 회원 수는 약 5만여명에 달한다.

정 대표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됐다"며 "그 원인이 자본시장의 잘못된 환경과 제도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고, 개인들의 목소리를 집결해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가 공매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정의정 한투연 대표.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 현행 공매도 '기울어진 운동장'…"외인, 상환기간·담보비율 조정해야"

무엇보다도 정 대표는 공매도 제도 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행보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앞서 한투연은 지난해 7월 공매도 세력에게 대항하기 위해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인 'K스톱'을 주도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작년 1월 한양대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공매도 주체들이 개인투자자에 비해 무려 39배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결과를 봤다"며 "공매도 세력들이 공매도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긴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재산 피해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종목의 전망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서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선물 매도와 유사해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헤지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했을 때,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작년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상황이다.

정 대표는 공매도 상환 기간과 대주 담보비율 등 현행 제도는 외국인과 기관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개인은 공매도 상환 기간이 90일인데, 외국인과 기관은 사실상 무제한"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의 상환 기간을 개인과 마찬가지로 90일로 변경하고, 공매도를 상환하고 나면 1개월 동안은 재공매도를 금지하는 등의 단서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매도로 주식을 빌릴 때 적용되는 담보비율도 개인은 140% 수준인데, 외국인과 기관은 105%로 현저히 낮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담보 비율도 140%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공매도 제도 개선을 공약한 바 있다. 현재 140% 수준인 개인의 담보비율을 낮추고,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공매도를 금지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발표한 공매도 관련 정책을 평가하자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이 공매도에 접근하기 어렵도록 허들을 높여야 하는데, 오히려 개인의 담보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개인들의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정부에서 '빚투'를 권장하는 꼴"이라며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도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공매도 총량제 도입해 공매도 피해 막아야"

정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공매도 총량제'를 제안했다. 공매도의 상한을 둠으로써 특정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해운업체 HMM의 공매도 비중이 약 6%, 코스닥시장에서는 펄어비스가 5% 수준인데, 한 종목당 이정도의 공매도가 집중되면 하락 압력이 가해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총량제라고 해서 시가총액의 3~5% 이내로 공매도 총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대표는 정부가 공매도의 순기능을 입증해줄 것을 주문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불공정거래에 활용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다만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과잉반응을 완화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적정 가격으로 바로잡는 순기능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공매도 계좌는 일반계좌와 달리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10년간의 수익을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결과, 공매도의 98%를 차지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다면, 개인이 피해를 보는 역기능이 압도적이라는 게 증명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공매도 제도 개혁에 착수하기가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는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문제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에서도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정 대표는 "자본시장이 바로 세워져서 개인들이 주식 투자로 돈을 벌면 10~20%는 소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고, 정부도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기업도 기업가치 상승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는 등 모든 경제주체에게 이로운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달라"고 끝맺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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