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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3년 만에 또 구속…오너리스크에 '비상'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노사 갈등 재격화 우려에 국민연금 견제 부담까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3년여만에 다시 구속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오너리스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기본급 인상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앞두고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전날 오후 3시부터 9시간 넘게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2016∼2017년 조 회장에게 65억원, 조 고문에게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조 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원을 유용해 자신의 집수리나 외제차 구입 등에 쓴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조 회장 신병 확보에 성공한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등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9년 12월 구속기소 됐고,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조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의 구속으로 총수 공백 사태가 벌어지며 한국타이어의 경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8조3천942억원)을 올렸지만,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 선점 등 신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조 회장은 회장 취임 후 한국타이어의 신사업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노사 대립에 따른 내부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 등에서 게릴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한국노총 산하 고무노조와 민주노총 지회 등 2개 복수 노조 체제다. 민주노총 지회는 한국타이어 제1노조로 약 2천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부터 난항을 겪는 임단협이 올해도 이어지며 또다시 파업 사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민주노총 지회는 이번 조 회장의 횡령·배임 사태와 관련해 퇴진 투쟁도 예고했다. 민주노총 지회는 오는 이달 29일로 예정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정기주주총회에 대응하면서 조 회장 퇴진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견제도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의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의 지분을 기존 7.87%에서 8.02%로 확대하며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도 기존 5.00%에서 6.01%로 늘리며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의 경우, 단순투자와 달리 임원의 선임과 해임, 정관변경, 보수 산정, 배당 확대, 임원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권 행사 등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참여가 가능한 단계다. 국민연금이 한국타이어의 경영활동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형제의 난'으로 불렸던 지난 2021년 3월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당시 주주권인 침해 이력을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업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의 리더십 공백과 대규모 투자 지연, 인수합병(M&A) 등 신성장동력 개발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공백으로 한국타이어가 이수일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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