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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단 엔씨소프트, 선수수급의 현실적 딜레마


"합리적인 기준입니다.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KBO 제2차 이사회 결과로 나온 신생구단 창단에 필요한 제반 조건을 접한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만족감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KBO가 내건 리그 가입조건을 충분히 수용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엔씨소프트가 우선협상자에서 곧바로 9구단 창단 기업이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9구단 연고지로 확정된 창원시도 이 소식을 듣고 구장신축을 위한 예산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뜻을 내비쳤다.

롯데가 끝까지 반대했지만, 유영구 총재와 7개구단 사장단의 찬성으로 우선협상자로 인정받은 엔씨소프트는 이제 총회(구단주 모임)만 통과하면 구체적인 창단절차를 밟게 된다. 얼핏 보면 일사천리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장 큰 걸림돌이 남아 있다. 어쩌면 구단창단에 뜻을 모아준 7개구단도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과제다. 바로 선수수급이다.

현재 야구규약에 따르면, 신생팀에게는 2년간 신인선수 1, 2순위에 대한 우선지명권, 각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양도, 창단후 2년간 외국인 선수 3명보유(출전 2명), 2년간 1군엔트리 1명 증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분명 '혜택'이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 조건만으로는 2군까지 운영해야 하는 프로야구 선수단을 꾸리기가 힘들다. 2군은 고사하고 사실상 1군 전력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2년간 신인최대어를 데려온다고 하더라도 프로적응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보호선수 외 1명도 알짜배기 선수들은 모두 기존 팀들에 묶이게 돼 주전급을 데려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용병을 3명 보유한다고 하더라도 출전은 2명으로 기존 팀과 같기 때문에 용병영입의 기회확대 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다.

때문에 야구계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 년째 2군에서 머물고 있는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는 '룰 5 드래프트제'나 신인 우선지명의 증원, 한 시즌 FA 영입선수 제한 철폐 등 다양한 방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신생팀에 대한 추가 혜택은 타구단들의 반발을 살 공산이 크다. 창단까지는 뜻을 모아 승인해줬다고 해도 규약을 넘은 추가적인 지원까지 인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실제로 우승과 성적향상에 목마른 각 구단에게 신생팀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규약 이상의 전력 손해를 감수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롯데 고위 관계자가 "우리도 30년간 우승을 2번밖에 못했다. 우리 코가 석 자"라고 언급한 불만이 다른 구단이라고 다를 리 없다.

그렇다고 이런 결과로 예상되는 부실한 전력의 엔씨소프트를 1군에 진입시킬 수도 없다. 상하위권 전력차가 극심한 상황에서 엔씨소프트의 합류는 하위팀을 추가하는 의미에 지나지 않아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최고의 마케팅이 성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구단 엔씨소프트로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대목이 전력 강화다. 아무리 여론이 호의적이라고 하더라도 스타 선수도 없고 매년 꼴찌만 하는 팀이 팬들을 끌어모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O와 엔씨소프트 측은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선협상 승인 과정에서는 반대표가 단 1표에 그쳤지만, 선수수급 및 혜택 추가 문제에서는 기존 구단의 이해관계로 반대표가 8표가 될 수도 있다.

규약대로 선수를 구성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럴 경우 엔씨소프트는 수 년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막기 위해 추가 지원을 하려고 해도 기존 구단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 뻔하다. 쉽지않은 현실이다.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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