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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미팅은 혼기 놓친 싱글의 '구세주'?


[결혼정보회사 미팅? 그것을 알려주마!](1)

"결혼 안하냐?"는 어른들의 잔소리에 귀가 따가운 싱글들이 꽤 많을 것이다. 특히나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면 더하고 말이다.

그런 잔소리가 지겨운 싱글이라면 탈출구로 '결혼정보회사'를 떠올려 봤음직하다. 호기심은 나지만, 돈 주고 소개받는다는 사실이 속물처럼 느껴지는가? 실제로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 받아 결혼하고도 남들한테는 '지인의 소개'니, '소개팅'이니 하며 얼버무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회 분위기로 인해 결혼정보회사의 매칭 서비스는 이른바 '어둠의 서비스'로 남아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분명 효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실제적인 관련 정보를 얻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래서 1년 동안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회원으로서 직접 매칭 서비스를 이용해본 기자가 결단을 내렸다. 직접 느꼈던 결혼정보회사 매칭서비스의 허와 실을 다른 모든 싱글들과 공유하기로. 더불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픈 싱글 남녀들의 간절한 심리도 탐구해본다.[편집자 주]

아무래도 결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과거에 비해 혼자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혼도 늘어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결혼 상대를 만나는 온갖 루트 가운데, 기자는 결혼정보회사(이하 결정사)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에휴, 이거 괜히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건 아냐?' 하는 마음에 망설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들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소심한 마음이지만 용기를 내본다.

굳이 수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바쁘게 사는 요즘 청춘남녀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얘기가 아니다. 공부를 오래하다 보니, 아니면 사회에 나와 정신 없이 일을 하다가 '어어' 하다 보니 주변에 짝 없는 사람은 나만 남았더라는 딱한 사연들도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고민 끝에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린 나 같은 사람들이 모르긴 해도 주변에 적잖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들이 소문을 안 내서 모를 뿐이다.

몇 년 전 한 결정사의 회원이었을 때 나는 기회가 되면 언젠가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글 쓰는 것이 업인 기자의 본능이 근질거리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결정사 시스템 안에 있었던 1년 가량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시스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 수 있다면 선량한 청춘들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절대로 이런 글을 쓸 일이 없기를 바라기도 했다. 가족을 제외한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결정사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절대 알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강했기 때문이다. 내 진심과 무관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속물로 비춰질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이게 무슨 소리냐? 결정사를 찾아가던 당시, 나는 주변에서는 더 이상 짝 후보감을 찾을 수 없어 그저 좋은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수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결정사 회원, 하면 '돈으로 조건 따져 잘난 배우자 찾는 사람' 같은 신데렐라 콤플렉스, 온달 콤플렉스를 지닌 사람들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었다. 나부터도 결혼정보회사 가입을 결정하기까지 엄청난 마음의 갈등을 겪어야 했으니 뭐….

이 글을 읽는 당신, 몇 년 전의 나처럼 한번쯤 결정사를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마 그곳을 통해 좋은 사람을 소개받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을 지녔을 것이다. 그렇게 만난 좋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머지않아 그 사람과 결혼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 그 소망의 주요 줄거리일 것이고 말이다.

그런 당신에게 내 글은 친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당신의 외로운 솔로생활에 대한 위로를 할 생각이 아니니까.

나는 그저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자가 될 작정이다. 결정사 활용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순진한 싱글들은 결정사들의 봉 노릇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정사를 비난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쨌든 우리 싱글들이 짝을 찾을 때 활용할 만한 여러 루트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니까. 결정사에서 구원의 동아줄을 잡은 회원도 분명 존재하고 말이다.

다만, 오늘도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결정사의 문을 두드릴 수많은 싱글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라면 이른바 '결정사 바닥'이란 곳이 얼마나 냉혹한 시스템으로 굴러가는지 알아두라는 얘기다.

결정사들이 언론에 제공하는 자료나, 일부 기자들이 간혹 결정사 맞선 체험을 했다며 쓰는 기사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깊숙한 이야기들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진짜 인연을 찾아야 할 시간에 엉뚱한 곳에서 소모할지 모를 시간·에너지·감정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몇 년 전에 D결혼정보회사의 사장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지금은 물러나셨다). 당시 그 사장님도 비슷한 맥락의 지적을 하셨다. "결혼정보회사는 결혼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아니라, 자신과 잘 맞는 배우자를 찾아서 결혼을 더 현명하게 하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아무튼 결혼정보회사 매칭 서비스, 즉 '극심한 감정 소모전 게임 이용권'을 구입했거나 구입을 고려하는 당신들, 기대하시라!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이혜경 기자

14년째 경제, 산업, 금융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상을 색다르게 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문득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결혼정보회사 회원에 가입, 매칭 서비스를 1년간 이용했지만 짝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블로그 '어바웃 어 싱글(About a single)'을 운영하며 같은 처지의 싱글들과 가끔 교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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