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신도시에서 ‘숲과 바다를 모두 품은 하이엔드 랜드마크’, ‘단 하나뿐인 리조트 라이프’를 표방하며 분양 중인 대단지 아파트 일광노르웨이숲이 단지 내 하수처리시설 설치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분양자들 사이에서 “단지 내에 하수처리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로 꼽히는 하수처리장이 대단지 아파트 내부에 설치되는 것은 드문 사례다.
일광노르웨이숲은 유림종합건설이 시행하고 유림이엔씨(E&C)가 시공을 맡은 총 129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오는 2027년 3월 입주 예정이다. 그런데 이 단지는 기장군 내 아파트 단지 중 유일하게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갖추게 됐다.

기장군에 따르면 현재 일광지역의 공공하수처리시설은 하루 9000t의 처리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미 인근 지역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광노르웨이숲은 공공처리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고, 유림이엔씨 측은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건축 인허가를 받았다.
분양 계약자 A씨는 “청약 당시 단지 내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은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며 “시행사는 구체적인 처리 방식과 관리 대책을 분명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수처리시설은 악취와 소음, 지속적인 관리비용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꼽힌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부에 설치될 경우, 시설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장비 유지비, 약품비 등 모든 비용이 고스란히 입주민 부담으로 돌아간다.
이에 대해 유림이엔씨는 “사업 허가 당시 공공시설의 용량이 부족해 개인처리시설로 허가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 같은 내용은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고지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분양 당시 ‘리조트 라이프’와 ‘친환경 자연형 단지’라는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하수처리시설 설치는 다소 상충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광노르웨이숲 측은 “현재로선 입주 후의 악취나 비용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운영비는 입주민이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역 사회에서는 향후 민간 대단지 개발 시 공공하수처리 용량 확보 여부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토와 함께 기장군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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