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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시장 키 쥔 ASML…EUV 확보경쟁에 올해도 '함박웃음'


삼성·TSMC 이어 인텔·SK하이닉스도 참전…"EUV 공급 부족 현상 가중될 듯"

지난해 10월 ASML 본사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10월 ASML 본사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출장을 5개월만에 재개하면서 가장 먼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로 달려갔다.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가장 우선이라고 판단해 이를 경쟁사 보다 앞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현지에서 이 부회장은 "EUV 장비를 더 많이, 더 빨리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을'로 불리는 ASML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ASML이 세계 시장에 독점 공급하는 EUV 장비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시장 입지와 영향력이 좌우되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EUV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EUV 장비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위에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작업에 필요하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약 14분의 1가량 짧아 한층 반듯하고 균일한 회로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UV 장비 한 대당 가격은 1천500억~2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수요 급증으로 3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 경쟁이 심화된 데다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EUV 장비 도입을 서두르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삼성전자, TSMC는 지난 2019년부터 7나노 공정에 EUV를 적용했다. 두 회사는 현재 EUV를 활용한 5나노 공정을 양산 중으로, 내년께 3나노에 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3세대 1z D램에도 EUV 공정을 도입했다.

ASML 네덜란드 벨트호벤 본사 전경 [사진=ASML 페이스북]
ASML 네덜란드 벨트호벤 본사 전경 [사진=ASML 페이스북]

업계에선 TSMC가 현재 40여 대 EUV 장비를 운용 중으로, 올해 20대가량을 추가 구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액 250억~280억 달러(약 28~32조원)의 80%를 7나노 이하 초미세화 선단공정에 사용키로 한 바 있다. 또 360억 달러(약 41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는 공장에서는 EUV 기반 5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10대의 EUV 장비를 도입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보유한 EUV 장비는 17~19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10대 안팎을 공급 받을 예정이다. 또 2030년까지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는 133조원 중 45%인 60조원은 EUV 장비 등 첨단 생산 인프라에 투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D램 반도체 생산에 EUV 장비를 도입했다. 현재 EUV 장비 2대가 'M16' 공장에 설치돼 시범 운영 중으로, 하반기부터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5년간 4조7천549억원을 투자해 EUV 장비를 매입하는 계약을 ASML과 체결하기도 했다. 대금은 장비가 들어올 때마다 지불한다.

여기에 인텔도 최근 200억 달러(약 23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EUV 확보 경쟁을 예고했다. 기존에도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발 맞춰 EUV 장비 수급에 본격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EUC 공정에 미숙했지만 점차 개선됐고, 이제 EUV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며 "TSMC가 활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적극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SML에서만 생산되다 보니 EUV 장비의 공급량은 제한적이다. 업체들이 원한다고 해도 가질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일본 니콘 등의 업체도 EUV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업체들이 ASML을 통해서만 EUV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ASML에서 한 해 생산되는 EUV 장비 수는 한 해 30~40대에 불과해 반도체 업체들의 장비 확보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ASML의 연간 EUV 장비 출하대수는 2018년 18대, 2019년 26대, 지난해 31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45~50대, 내년에는 50대가량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올해 3분기부터는 기존보다 생산 효율성을 18% 끌어올린 새로운 EUV 장비를 도입할 예정으로, 업체들의 신제품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ASML은 최근 내년까지 생산할 EUV 장비 주문을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하될 40대 EUV 장비 중 70~80% 물량은 일단 삼성전자와 TSMC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도전 여파로 앞으로 전 세계 EUV 공급 부족 현상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텔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2023년까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만큼 올라서진 못하겠지만, EUV 확보 경쟁 가세로 분명 삼성에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향후 공장 증설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SML EUV 패터닝 기계 [사진=ASML 홈페이지]
ASML EUV 패터닝 기계 [사진=ASML 홈페이지]

이처럼 밀려드는 주문 덕분에 ASML에 대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특히 ASML의 파운드리 매출 비중이 55%에 달하는 만큼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는 한 계속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트 브라이슨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의 황금기가 시작되면서 ASML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은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2~3년 동안은 반도체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인텔의 200억 달러 투자 계획은 장비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텔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EUV 장비에 많은 돈을 투입할 것으로 보여 ASML 실적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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