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벌떼입찰' 논란 대방건설, 페이퍼컴퍼니에 대놓고 자금조달


대방건설, 1년 새 계열사에 5800억 조달…한해 영업익 2배 지원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지난해 대방건설의 '벌떼입찰'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이미 낙찰받은 토지에 대한 계약취소는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방건설에 대해 불이익을 줄 수 없게 되자, 대방건설은 '대놓고' 페이퍼컴퍼니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대방건설 벌떼입찰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처벌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경기도의 대방건설 벌떼입찰 적발 사례를 토대로 법무법인에 낙찰토지 계약취소에 대한 법률자문을 의뢰했지만, 위법소지가 있다는 답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 [사진=대방건설]

LH 계약서 9조 1항에는 매수인인 업체의 거짓진술, 부실한 증빙서류 제시, 담합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해 대상토지를 매수했을 때 LH는 해당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벌떼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토지에 대한 계약취소를 검토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방건설에 대한 계약취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법무자문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대방건설 벌떼입찰 규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정부는 벌떼입찰을 막기 위해 기존 추첨제도를 변경한 만큼 대방건설이 향후 같은 방식으로 수주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텅빈 사무실 '페이퍼컴퍼니'에 1년 새 5800억원 대여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LH가 진행한 용지입찰에서 디비건설, 디비산업, 노블랜드, 엘리움, 엔비건설 등 대방건설 계열사의 불공정 행위를 무더기로 적발한 바 있다. 조사관들이 이들 기업의 본사를 찾아가보니 텅빈 사무실이거나 대방건설 직원이 업체 직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였다.

당시 대방건설은 계열사 9곳을 자진 폐업신고한 뒤 진화에 나서고자 했다. 하지만 시공업 허가만 소멸시키고 주택건설사업자 면허는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대방건설은 해당 페이퍼컴퍼니에 무려 5천800억원의 실탄조달까지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이 지난해 5월27일부터 2022년 1월18일까지 계열사에 대여한 총금액만 5천789억원에 이른다. 계열사의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대여가 이뤄졌다. 이는 한해 영업익(3천억원)의 2배 수준이다. 이자율은 당좌대출이자율인 4.6%가 적용됐다.

▲노블랜드 613억원 ▲대방개발기업 609억원 ▲대방산업개발 343억원 ▲대방이노베이션 491억원 ▲대방이엔씨 265억원 ▲대방주택 183억원 ▲대방하우징 255억원 ▲디비개발 328억원 ▲디비건설 895억원 ▲디비종합건설 725억원 ▲디비주택 561억원 ▲디아이하우징 66억원 ▲엔비건설 342억원 ▲엘리움 113억원 등이다.

경기도 공정건설조사팀이 고양시에 있는 대방건설 계열 가짜 건설사를 확인하기 위해 한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전국 택지서 벌떼입찰 통해 시공능력평가 15위로 '껑충'

최근 김포 왕릉뷰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검단2차 노블랜드 에듀포레힐' 공공주택용지(AA12-2블록) 사업 역시 대방건설을 비롯해 대방산업개발, 노블랜드, 대방하우징, 대방주택, 디비건설 등 총 6곳의 계열사를 동원하기도 했다. 당시 50개 건설사가 수주 경쟁에 참여했다.

2015년 대구국가산단 A2-1블록 공동주택용지는 대방건설 종속회사 디비건설이 토지를 낙찰받았다. 당시 경쟁률 142대 1이었다. 이후 해당 계열사는 다시 아파트를 시공할 수 있는 계열사로 택지를 전매했다. 이같은 꼼수로 대방건설은 2010년 시공능력평가 108위에서 지난해 무려 15위까지 껑충 뛰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방건설 및 계열사 간 택지 전매 금액은 총 1조18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방건설과 계열사가 10년간 낙찰받은 전체 공공 택지(2조729억원) 중 절반가량이 내부적으로 거래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방건설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주요 대기업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 정보공개 자료에 의하면, 대방건설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30.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1개 대기업집단 중 세번째로 높으며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높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분양주택이 늘어나면서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이에 대한 운영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당사도 벌떼입찰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 관련해 어떠한 처분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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