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냉각된 한일 관계…경제계 중심으로 尹정부서 '해빙' 모드


주요 경제단체, 새 정부 출범 후 교류 활발…양국 협력 강화 기대감 커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달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내 경제계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로 양국간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지만,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양국의 협력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대한상의가 개최한 '일한의원연맹 의원대표단 초청 오찬간담회' [사진=대한상의]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일본을 찾아 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났다. 최 회장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2년 6개월만으로, 올해 6월이 일본상의 설립 100주년이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4~26일 일본 도쿄에서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 시마다 아키라 NTT 사장, 사토 야스히로 전 미즈호그룹 회장과 만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SK와 관련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회장은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도 만나 오는 11월 부산에서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를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2017년까지 10월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되던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2018년 무역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자 중단됐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11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커지고 있다"며 "대한상의가 한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에 7곳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한상공회의소의 회장으로 취임하고 제일 먼저 한 일 중에 하나가 일본상공회의소에 한일간 교류를 강화하자고 서한을 보낸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러-우크라 전쟁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지리적·경제구조적 유사성 있는 한일간 양국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다음달 4일 서울에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와 함께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한다. 한일 재계회의가 열리는 것은 3년 만이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지난 1982년 양국 경제계의 상호 이해 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한일재계회의를 개최, 이듬해인 1983년부터 정례적으로 양국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해 왔다. 지난 2019년 마지막 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했으며 2020, 2021년에는 한일 관계가 경색된 데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스미토모화학 회장) 게이단렌 회장 등 한일 경제계 인사 20여 명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 동향·전망을 공유하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방안, 새로운 세계질서·국제관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 후에는 두 단체가 공동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롯데호텔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온라인으로 한일 경제인협회의가 열렸다. 당시 회의에는 한일경제인연합회 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279명이 참석해 양국 경제현안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 협력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3~4분가량 짧은 대화를 통해 양국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한일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자, 기시다 총리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2019년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판결 이후 악화됐던 한일 관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양국 재계가 본격적인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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