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BIFF]김광호 사무국장 "영화제 가치 지키려 노력"(인터뷰-결산②)

"초심 잃지 않으며 내실 있는 영화제 준비"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오늘(21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내린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부산영화제는 3년, 2년, 1년 전보다 정돈된 모습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과 관객을 비롯,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은 영화의 가치와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써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더 단단하게 내실을 다져가는 중이었다. 그 중심에는 김광호 사무국장이 있다. 그는 지난 2006년 11회부터 올해까지, 10년 넘게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했다. 또한 작년에 이어 이번 년도에도 사무국장으로서 영화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갔다.

예산이 삭감된 상황, 일부 유관 단체들의 보이콧 등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지난 20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김광호 사무국장은 조이뉴스24와 만나, 이런 문제들 속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어떻게 치렀는지 밝혔다. 또한 영화제의 향후 방향과 이러한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고, 지키고 싶었던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치를 전했다.

이하 김광호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 일문일답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가 21일(오늘) 폐막한다. 폐막을 앞두고 있는 심정은 어떤가.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됐다.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돌아가시면서 예기치 않은 큰 어려움을 안고 영화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올해 영화제에서 나름 결실을 맺었다. 내·외부적인 평가에서도 좋은 부분이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숙제들이 남아 있다. 이번 영화제를 마친 후, 내년에는 정말 영화제가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22회를 맞았다. 그동안 여러 부침을 겪은 상황에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조는 무엇이었나.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영화제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초심을 잃지 말자', '내실 있는 영화제를 준비하자'였다. 그 기조로 영화제를 준비했다. 과거 영화제가 20회를 맞이하면서 규모적으로나 외형적인 면에서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외연 확장에 대한 부분에 노력을 많이 했었다.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회기하며 그 가치를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프로그램들이 화려하진 않지만 올해 플랫폼 부산 등을 통해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에게 영화제의 관심을 보여주려고 했다. 영화제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시아영화인들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편으로는 소외됐던 아시아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들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플랫폼 부산 외에도 아시아영화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었나.

"지석상을 신설했다. 김지석 선생님의 정신과 철학이 영화제의 정신과 철학이었다. 모든 아시아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다. 아시아 모든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로 연대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해, 김지석 선생님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 영화인의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려는 게 지석상을 신설한 의미다. 또 힘든 상황에서도 아시아 영화인들이 힘을 실어줬다. 올해 영화제에서 많은 해외 게스트가 참가했다. 김지석 선생님의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 아직까지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 삭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예산이 삭감된 상황에서 영화제를 운영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예산의 어려움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영화제가 겪었던 큰 리스크였다. 제20회에서는 많은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현금 출자를 해줬다. 그렇게 영화제를 개최를 해왔다. 내부적으로는 예산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영화제를 운영할지 2, 3년 동안 고민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은 감당할 수 있있었다. 면역이 됐다. 다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시아 영화인들이 연대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지 못한 거다."

"플랫폼 부산도 19개국 200여명 독립영화인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을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자비로 영화제에 참가했다. 좀 더 예산 확보가 있었다면 더 많은 독립 영화를 초청하고, 더 많은 아시아영화인들이 영화제에 모일 수 있었다." -올해를 끝으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사퇴한다. 향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 선정은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

"이사회에서 추천을 하고 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단계가 정식적인 절차다. 지금 서울 영화인과 부산 영화인들 중심으로 의견들을 나누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의 사퇴로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켜왔던 것들에서 새로운 변화는 일어나지는 않을 거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과 오고갔던 대화들이 있었나.

"우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하셨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겼었던 것도 그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오셨다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 영화제를 부산 지역에서 진행되는 지역 축제 정도로 등한시하지 않고 관심을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정부에 요구했던 것들에 부응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방안에 대해선 올해 영화제를 마치고 난 후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영화제 측이 몇 가지 주장했던 것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재정 부분에서도 예전과 같이 일반 회계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이야기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 김동호 이사장-강수연 집행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예산 집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장 내년부터 글로벌 국제영화제 지원 예산 자체가 증감된 상태에서, 예산이 확보됐기 때문에 긍정적인 여러 요소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 중 VR(가상현실)을 다룬 '가상현실 영화와 스토리텔링'과 여성 문제를 다룬 '성평등 영화정책대담' 등이 눈에 띈다. 특별히 기획한 의도가 무엇이었나.

"VR은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큰 관심을 표명했다. 영화 환경이나 기술 발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해외영화제에서는 VR 섹션을 별도로 두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컨퍼런스뿐 아니라 VR 관련한 행사를 무료로 진행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관련 행사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영화계 속 여성 문제를 다룬 컨퍼런스는 올해 초 영화계 내의 성폭력, 성평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여성영화제 중심으로 사전 미팅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 영화계 현장에서 지금도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은 공론화 돼 담론의 장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산업노조, 한국촬영감독조합 등 일부 유관 단체들의 영화제 보이콧은 철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설득 과정은 이뤄지고 있나.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께서 오시고 난 후 긍정적으로 논의하는 것 같다. 3개 단체는 보이콧을 하지만 개개인 회원들의 영화제 참가에 대해서는 회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단체의 입장과 별도로 소속된 개개인도 영화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내년쯤에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저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2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쌓아온 강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해외영화제는 일반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오는 게스트들도 놀라는 게 게스트 중심인 다른 영화제와 달리, 게스트가 관객들에게 열려 있다는 것이다. 게스트들이 또 놀라는 점은 GV(관객과의 무대)에서 관객들의 질문과 대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게스트들은 자신의 작품을 깊이, 철학적으로 들어가는 관객과 대화하는 걸 기뻐한다. 이런 점 때문에 영화인뿐 아니라 부산 시민들 또한 영화제를 위해 자발적으로 피켓 시위 등을 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

"영화제 기간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았다. 날씨 영향을 걱정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개막식 때 많은 비가 오지 않았다. 관객들은 개막식이 끝나고도 영화를 관람했다. 특히 야외 상영장 오픈시네마는 매일 약 3천명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했다. 특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4천7백명이 관람했다. 작년에는 평균 2천명 정도로 저조했다.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작년과 비교해 높아졌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2일 개막해 오늘(21일) 폐막한다. 75개국 298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월드 프리미어로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의 영화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다.

조이뉴스24 부산=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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