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김선형, 5년 전 양동근을 떠올리며 웃었다

급했던 모습, 부상 이후 팀 전체를 보며 여유 찾아 두경민에 압승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5년 전 (양)동근이 형의 마음을 지금 제가 알겠더라고요."

서울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6차전 원주DB전에서 80-77로 승리하며 2패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SK 가드면서 주장을 맡은 김선형(30)은 18년 만에 얻은 우승이 얼떨떨하다. 김선형에게는 롤러코스터를 탄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개막 두 번째 경기였던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12주 진단을 받았다.

재활은 길었고 복귀는 예상처럼 빨리 되지 않았다. 문경은 감독의 속도 타들어 갔다.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주득점원 애런 헤인즈에게 의존한다는 비판과 마주했다.

그러나 돌아온 김선형은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급하지 않았다. 팀이 어떻게 하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지, 동료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를 더 집중해서 봤다. 절대 흥분하지 않았다.

챔프전의 백미는 3차전이었다. 김선형은 4쿼터에 폭발했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뒤 위닝샷으로 2패를 기록하며 코너에 몰려 있던 팀을 일으켜 세웠다. 분위기를 탄 SK는 내리 4연승을 거뒀다.

김선형은 "그 순간에는 나도 놀랐다. 그렇지만, 충분히 연습했던 상황이었고 내가 자주 훈련했던 장면이었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위닝샷 당시 그의 앞에는 DB의 사령관 두경민이 있었다. 두경민을 따돌리고 들어간 장면이라 팀 전체에는 DB를 흔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퍼졌다.

두경민을 보면서 5년 전 2012~2013 시즌 챔프전을 되돌아봤다는 김선형이다. 그는 "그 당시에는 정말 급했다. 빨리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마음, 정규리그 1위로 올라갔는데 당연히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자만이 내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플레이도 급해지고 승부처에서 조율을 제대로 못 했다는 김선형이다. 김선형은 "이번에 두경민을 보면서 꼭 5년 전 나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때 (양)동근이 형이 나를 보면서 이런 느낌을 가졌겠구나 싶더라"고 회상했다. 당시 SK는 4전 전패로 허무하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의 지략에 완벽하게 막혔다.

두경민과는 사우나도 같이 하는 등 허물없는 사이다. 그는 "서로 챔프전을 치르면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 좋은 경험이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펼칠 승부는 많다. (두)경민이도 더 좋은 경험을 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아직도 우승이 얼떨떨하다. 잠들지 말아야겠다"는 김선형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성숙해졌고 팀 전체를 보는 시야도 생겼다. 내 플레이가 이타적이 되더라. 한 발 떨어져서 팀을 보고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많이 달라지더라. 그 전에는 기술만 생각했고 화려한 플레이만 보여주려고 했다. 지금은 내 팀이 어떤 경기를 해야 하는지를 보게 되더라"며 크게 성장했음을 전했다.

진화를 거듭한 김선형 덕분에 모래알 조직력이라고 평가 절하 받았던 SK에 우승이라는 영광이 찾아왔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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