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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BIFF]이용관·전양준 체제 첫 발…화합 원년 맞을까(중간결산①)


정상화에 한 발 더…쿠니무라 준 논란 등 난관도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새 체제로 첫 발을 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 5일째를 맞이했다.

지난 1월 집행위 체제를 재정비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4년 간 탄압과 내홍으로 얼룩진 논란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 4일 개막한 올해 영화제는 새 운영 체제를 마련한 뒤 처음 열린 축제다.

이용관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창립을 함께 도모한 구성원들인 동시에 각각 집행위원장,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을 지내며 영화제 조직에 몸담아왔다. 하지만 영화제가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사태를 기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집행위 조직에도 큰 바람이 불었다.

영화제는 위기 타개 방안으로 이용관 이사장과 배우 강수연을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내세웠지만, 정상화의 길은 멀었다. 부산시의 감사 결과로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과 전양준 부집행위원장이 고발되면서 또 한 번 파장을 맞이했다. 영화계는 '표적감사'라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예산 삭감 등 탄압이 이어졌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6년 집행위원장직에서 해촉됐다.

영화제 조직은 이후 크고 작은 내홍과 갈등을 겪었다. 이용관-강수연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이 해임되면서 강수연 집행위원장만이 남았고, 영화제 창립 구성원이자 집행위원장을 지낸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을 이사장(운영위원장의 새 이름)에 위촉해 김동호-강수연 체제로 개편과 정상화를 꾀했다. 하지만 2017년 8월 강 전 집행위원장과 영화제 사무국이 갈등을 겪어왔음이 알려졌고, 강 전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은 제22회 영화제 폐막을 끝으로 영화제 조직을 떠날 것이라 선언했다.

이용관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조직에 복귀한 것은 제22회 영화제의 폐막 후 3개월 뒤인 지난 1월31일부터다. 앞선 체제에서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구성 비율을 조정했던 영화제는 이를 통해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던 이 이사장이 영화제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 및 부산국제영화제 탄압 정황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인 만큼 영화계는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화합과 도약의 원년"을 천명한 이용관-전양준 체제의 첫 영화제에 영화계의 응원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영화인들이 참석 보이콧을 결의했던 지난 2016년 영화제 이후 가장 밝은 분위기를 자랑했다. '다이빙벨' 사태 이후 애초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결의됐던 영화인 보이콧은 오거돈 현 부산 시장의 사과에 더해 화합의 분위기를 인지하고 영화제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지난 여름 경 철회됐다.

물론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다. 지난 5일 진행된 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심사위원인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영화제와는 무관한 욱일기 관련 질문을 받았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초연'의 감독과 배우들은 판빙빙의 탈세 혐의에 대해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특히 쿠니무라 준의 상황은 가볍지 않았다. 그는 "욱일기가 일본 자위대의 전통 깃발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났고 한국이 이 깃발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라며 "일본 해군은 전통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한국(의 반발)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현 일본 정부의 문제들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거센 비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집행위원장으로서 기자회견 모더레이터로 나섰던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이틀 뒤인 지난 7일 쿠니무라 준의 현재 상황과 영화제 측의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배포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답이 오가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나 심사위원으로 오신 게스트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말씀을 드리려 한다"며 "배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인해 여러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 드리고자 한다"며 "영화제는 앞으로 게스트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꼭 유의하겠다. 다시 한번 쿠니무라 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유발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랐지만,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게스트를 보호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것에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도 많다.

5일 째를 맞은 영화제는 향후 5일 간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난관과 탄압, 내홍을 견뎌낸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체제와 함께 정상화의 원년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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