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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내내 수원 야유 받은 권순태, 가시마는 적극 옹호


ACL 4강 1차전 임상협 들이 받아 비난 받아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의 가을밤, 승패에 상관없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은 단연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였다.

24일 빅버드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수원 삼성-가시마 앤틀러스의 4강 2차전, 경기장 풍경은 사뭇 달랐다. 3백여 가시마 원정 응원팬 사이에서 "권순태"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권순태는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해 2016년 ACL 우승을 차지한 뒤 가시마로 이적했다. 지난해 주전 확보가 쉽지 않아 국내 복귀를 타진하다 올해 확실한 수문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수원 팬들에게는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다. 지난 3일 가시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볼 경합 도중 임상협과 충돌했다. 기싸움을 하는 행동이었지만, 퇴장까지 가능했던 과한 동작이었다. 3-2 역전승을 거뒀지만, 권순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걷히지 않았다. 일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는 시선과 행동 자체가 과했다는 평가가 혼재됐다.

당연히 수원 원정에 온 권순태를 양국의 주목을 받았다. 경기 전날 공식 훈련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사양하는 등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시작 40분 전 몸을 풀러 나오는 가시마 선수단에서 권순태가 보이자 야유가 쏟아졌다. 일종의 통과 의례였다. 오히려 가시마 응원단이 권순태를 더 외쳤다. 이색적인 광경이었다. '우리는 권순태와 함께 싸운다! 한국 최고의 GK'라는 응원 현수막도 보였다.

경기 시작 후에는 권순태가 골킥만 하면 야유가 계속됐다. 권순태는 최대한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과한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동작을 취하면 오해가 더 깊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시마가 1-0으로 앞선 25분 수원 염기훈이 올린 코너킥을 권순태가 막으려는 과정에서 최성근과 부딪힌 뒤에는 가볍게 털고 일어났다. 오히려 가시마 선수들이 최성근에게 다가와 시비를 거는 모습이 보였다. 권순태를 보호하려는 동작이었다.

후반 수원 응원단이 뒤에 있는 골대 앞에 권순태가 섰다. 권순태는 침착하게 인사했지만 돌아온 것은 야유였다. 전반보다 더 큰 야유가 권순태를 휘감았다. 상대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걸 수 없는 AFC 규정 때문인지 야유는 압도적이었다.

권순태에 대한 압박이 통했는지 수원은 6분 임상협, 8분 조성진, 15분 데얀이 연이어 골을 터뜨렸다. 권순태는 멍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수원 팬들은 기뻐했다. 분명 응원 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수비가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두 골을 헌납했다. 권순태는 가시마의 골이 터지면 조용히 박수만 쳤다. 1승 1무로 2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를 밟은 권순태는 조용히 환호하며 수원을 떠났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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