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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할리우드 진출은 호기심…배우로서 갈 수 있는 데까지"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배우 이병헌이 연기 인생과 가치관을 전했다.

27일 매거진 에스콰이어는 올해 화제작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종영 후 진행된 이병헌의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글로벌 스타' '할리우드 배우' 등의 수식어를 지니고 있는 이병헌은 "할리우드에 처음 가게 된 건 호기심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남자라면 야망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 정반대예요. 오히려 야심이 너무 없어요"라며 "인터뷰할 때마다 당황스러울 때가 목표가 뭐냐고 질문 받을 때예요. 저는 없다고 해요. 있었던 적이 없어요. 목적지도 없고요. 저도 원래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그런 목표가 무의미한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저도 저를 놓아버리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어딘가로 떠밀려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가는 거예요. 갈 수 있는 데까지"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연기의 신'이라는 평가에 대해 "제가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자주 안 보는 게 되게 의외라고 얘기들 해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정서를 이해하고, 캐릭터 형태를 잡고 나면 그걸 파고들려고 하지는 않아요. 자꾸만 파고들면 절제를 못하는 순간이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서를 갖고 있으면 어떤 대사를 줘도 그 캐릭터로 말할 준비가 돼요. 또 그래야 유연해져요. 막 파고들어서 계산하면 어깨가 굳어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연기에서는 순발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연기를 잘 한다'는 것보단 '센스가 있다'는 표현을 즐겨 쓴다고 설명했다. "준비라는 게, 다른 게 준비가 아니에요. 그 캐릭터를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게 진짜 준비예요. 대사 몇 번 틀리면 다시 가면 돼요. 그 캐릭터를 갖고 이승면 작가가 써준 대사보다 더 좋은 애드리브가 나올 수도 있는 거예요."

이병헌은 상대 배우가 연기를 잘 할수록 더 잘 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기자 분이 상대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하면 부담스럽거나 꺼려지지 않느냐고 묻던데 저는 정반대예요. 연기 잘하는 사람과 할수록 좋아요. 또 그래야 작품도 좋아져요"라고 밝히며 전작인 영화 '남한산성'에서 김윤석과 박해일과 3각 균형을 이뤘던 순간을 예로 들었다. "더더욱 그 균형이 깨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그 영화가 산다고요. 만약에 윤석 선배보다 제가 약해 보였다면 후반에는 저를 살리려고 더 세게 저를 부각시키는 편집을 해야하고 그러다 보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져요. 결국 현장에서 배우들이 최선의 최선을 다해야 영화가 사는 거였죠."

이젠 후배 배우들이 자신의 기에 눌려서 실수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법도 배웠다고 얘기했다. "배우들은 예민해서 상대방이 제 앞에서 심하게 떨고 있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현장에서 선후배의 예의를 넘어서서 그런 떨림을 느껴질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저도 그런 떨림을 잘 몰랐어요. 그걸 간과하고 넘어갔었죠"라며, 그러나 '미스컨덕트'에서 명배우 알 파치노와 연기할 때 그런 긴장을 느낀 뒤로 상대 배우의 떨림을 이해하고 배려심을 배우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병헌은 "알 파치노 앞에서 제가 떨어버린거죠. 갑자기 긴장해버린 거죠. 대사도 몇 마디 안 되니까 정말 술술 나올 정도로 연습을 했는데 그 순간이 되니까 그 대사마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제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한국말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그때 알 파치노가 복화술을 하듯이 계속 '다시 해. 괜찮아'라고 하더라고요"라며 "제 상대 배우도 자기 걸 온전히 보여줘야 되는데 저 때문에 자기가 준비한 것의 반밖에 못 보여주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알 파치노라는건 아니지만. 그 이후부터는 후배들한테 일부러 농담도 많이 하고 그래요. 미리 맞춰보기도 하고"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현재 우민호 감독과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촬영하고 있다. 배우 하정우와 출연하는 '백두산' 촬영도 준비하고 있다. 쉴새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것에 이병헌은 "지금은 다작 배우처럼 예전에는 왜 요즘 작품 안 하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제가 돌다리를 너무 심하게 두들겨서 돌다리가 무너질 정도였거든요. 작품 하나만 들어오면 한 달 이상은 고민하다가 웬만하면 안 하는 쪽으로 결정했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저를 유지하던 끈을 하도 잡아당겨서 툭 끊어져버린거죠. 그때부터 모험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병헌의 화보와 인터뷰는 내년 1월호 에스콰이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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