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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 감독이 밝힌 日 소년병 결말 삭제된 이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봉오동 전투'에서 살아 남은 일본 소년병은 독립군들의 바람대로 진실을 있는 그대로 전했을까.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독립군으로 변신해 열연을 펼쳤고, 극 말미 등장하는 홍범도 장군은 최민식이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쇼박스]
[사진=쇼박스]

이 영화는 잘 알려진 영웅이 아니라 무명의 독립군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승리의 역사'를 다룬다. 극 초반 일본군의 잔혹한 만행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후반 이들을 응징하는 독립군들의 모습을 통해 통쾌함과 뭉클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건 일본군 역할을 일본 배우가 직접 연기했다는 점이다.

그 중 독립군 황해철(유해진 분) 무리에게 속아 포로가 된 소년병 유키오(다이고 코타로 분)는 독립군과 같이 지내며 일본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이 캐릭터에는 원신연 감독의 바람이 담겼다.

원신연 감독은 "일본군의 만행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일본군 캐릭터가 있었으면 했다. 저 땐 없었어도 지금은 있을 수도 있고, 있기를 바라는 시선도 있다. 만약 있었다면 지식인이 되어 본인들이 한 행동에 대해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신연 감독은 이 전투를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뺏으려 하는 자들과 살기 위해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싸움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이 같은 접근법은 유키오의 결말을 삭제하는 이유로 이어졌다.

결국 독립군들은 유키오를 살려준다. 그리고 직접 보고 느낀 진실을 일본에 있는 그대로 전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유키오의 향후 이야기는 극 중에 담기지 않아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에 대해 원신연 감독은 "원래는 유키오가 언덕에 주저앉아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움직임 없는 눈으로 멀리 패잔병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다. 살아서 본 것을 그대로 왜곡하지 않고 전해주고, 변화를 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서 눈물 한 줄기 흘러내리는 것을 표현했다. 그가 바라보는 것을 통해 누군가는 정당성을, 누군가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 시사를 거치면서 이 같은 제 3의 시선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해치는 것 같아 편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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