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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2019년도 멋진 그녀 구해령 "카타르시스 느꼈죠"(인터뷰)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정혼자에게 무릎을 꿇고 파혼을 요구한다든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먼저 스킨십을 하는 모습도 충분히 낯선데, 궁궐에서 관직을 얻고 '열일'하는 조선시대 여인의 모습은 더 낯설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진취적 여성, 2019년에 옮겨놔도 이상하지 않을 듯 하다. 시대의 틀을 깬 구해령을 통해 우리는 신세경의 새로운 얼굴을 만났다.

신세경은 지난 26일 종영한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해묵은 진리에 맞서며 변화를 꾀하는 조선의 유일무이한 여사(女史) 구해령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사진=나무엑터스]
[사진=나무엑터스]

타이틀롤을 맡은 신세경은 "(극중 배역이) 제목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작품이 남녀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심도있게 그린다. 직장, 사랑 이야기들을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라며 "처음에 마음을 먹고 임하기로 했을 때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제가 결코 혼자 짊어지고 가는 작품이 아니라 어우러져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구해령이 궁궐에 들어가 사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와 더불어 모태솔로 왕자 이림(차은우 분)과의 로맨스가 주축이 된 작품. 단순히 궁궐 로맨스에 머물지 않고 사관 해령이 조선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존 여주인공의 틀을 깬 인물, 수많은 사극을 해온 신세경으로서도 처음 만나는 신선한 캐릭터였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해왔던 사극들과도 결이 달랐어요. 그 작품들은 클래식한 정통 사극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시대상과는 걸맞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이 괴리감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죠. 익히 보아온대로 '그렇게 살았겠지'라는 고정관념에 잡히지 않으려고 했어요. 조선시대를 살았지만, 그렇게 살지 않은 여성도 있었다로 시작된 드라마였고 그렇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 없었던 캐릭터였어요."

[사진=나무엑터스]
[사진=나무엑터스]

자신과 닮은 캐릭터였고, 또 부러운 캐릭터였다. 연기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해령이 족두리를 한 채 별실로 달려갔을 때,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절규를 대신 해준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대본을 봤을 때 (닮았다고) 느꼈어요. 갖고 있는 불씨는 같은데 저는 사회화된 인물이지만 구해령은 가감없이 표현할 수 있는 인물 같아요. 일이었지만 즐거움을 느끼면서 참여한 부분이 많아요. 오라버니에게 '나도 집 밖을 나가 쓸모 있는 인간으로 살고 싶었다'는 대사도 그렇고,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은 주옥 같은 대사들이 많았어요. 제가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구해령이 대신 해준게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 결말마저도, 구해령다운 모습이 그려졌다. 해령은 권지에서 승격돼 여성 사관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고, 후배 여성 사관들을 맞았다. 이림과도 결혼이 아닌 연애를 이어간다. 신세경은 "모두가 행복한 결말, 러브라인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마무리 됐다. 저로서는 아주 좋은 결말이다"고 웃었다.

"시대상으로 봤을 때 혼기가 지난 노처녀가 대군과도 혼인을 안하고 머물러있다는 것이 색다른 지점이에요. 해령이로서는 결혼을 하지 않는게 해피엔딩인 것 같아요. 멜로 드라마가 꽉 닫힌 해피엔딩이 되려면 '결혼해서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인데, 해령에게 혼인은 심각한 갈등요소 중 하나잖아요. 이림에게 처음 혼사 이야기가 나왔을 때 매몰차게 거절하는 에피소드가 나왔을 때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구해령이 혼인을 거부하고 내 삶을 찾아가겠다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했지만, 멜로의 흐름을 그리고 있는 와중에 여자 주인공이 혼인 싫다고 했을 때 과연 공감을 해줄까 싶었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적극 공감을 해줬어요. 그런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사진=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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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은 극중 차은우와의 로맨스부터 일터였던 예문관 식구들까지,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케미를 발산했다.

신세경은 차은우에 대해 "이 친구가 표현하는 캐릭터가, 대본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는 확신과 적역이라는 생각을 했다. 20년 동안 갇혀있다가 이제서야 빛을 보는, 순수함을 지녀야 하는 인물이다. 차은우가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좋았다. 함께 합을 맞추면서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다함께 으쌰으쌰 했다"고 말했다.

예문관 식구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예문관이라는 공간을 너무 좋아했다. 만약에 번외가 제작된다면, 권지 친구들과 예문관 이야기를 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 혼인을 거부하고 관직을 얻었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해봤다"고 웃었다.

신세경에게 '신입사관 구해령'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수많은 작품 중 하나다. 차별하면 안된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봤을 때, 제 가치관과 맞다. 정신적인 고통이나 큰 고민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온전히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신세경은 10년 전 연기했던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세경을 언급하며 "10년 전에는 현대물인데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삼키는 인물이었다. 지금은 조선시대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있으니 180도 다르다"라며 "이런 작품을 수면 위로 올릴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감사한다. 그걸 제가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작품을 마친 신세경은 당분간 여행을 가고 요리도 하며 평범한 일상을 즐길 참이다. 또 "본연의 크리에이터로 돌아가겠다"고 하니, 잠시 멈춰둔 유튜브 채널에서도 신세경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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