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정유미 "저는 무심한 딸…가족들에 미안한 마음 크다"(인터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정유미가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정유미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관련 인터뷰에서 "제가 받은 시나리오 중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길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 부대낌도 없었다. 사실 욕심이 나서 하고 싶어 하는데 성사가 안 될 때도 있다. 예전 같은 경우에는 투자가 안 됐던 부분도 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작품 제안을 해주셨고, 저라는 배우에게 다가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6년 출간 이후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정유미는 극 중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지영을 맡아 남편 대현 역의 공유와 부부 호흡을 맞췄다. 그간 영화 '도가니', '부산행', 드라마 '직장의 신', '연애의 발견', '라이브' 등을 통해 보여준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연기가 이번 '82년생 김지영'에서도 빛을 발한다.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을 알아가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이어 정유미는 "이야기나 환경적으로 지금이면 이런 것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사실 주인공을 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때가 있다. 그래서 일부러 피하기도 했다. 책임을 지기 싫어서 '떼주'를 하기도 했다. 재미있게 찍으면서도 (책임감을) 나눠 가질 수 있지 않나. 그 포지션이 그 때는 맞았기도 하다. 또 제가 어떻게 늘 주인공을 하겠나. 지금은 이걸 하고 있지만 다른 작품에서는 단역이나 조연을 할 수도 있다. '염력'이 그랬다. 그렇게 흘러가고 싶고 다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유미는 "저는 가족들에게 무심한 편이다. 그런데 제가 배우라고 위로를 전한답시고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편적인 이야기고 할머니, 부모님 등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는데 저는 무심한 딸이다. 가족들에게는 보여드리려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라고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울지는 않았다"고 말한 정유미는 "몽글몽글 했다. 저는 다시 한 번 영화를 볼 계획이다. 그 때 어떤 감정이 들까 궁금하다. 가족 지인들의 반응이나 제가 몰랐던 이야기를 들으면 저에게 어떤 감정이 일어날지 사실 저는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보고서 '나는 어디 있지?', '나는 뭐하고 있지?', '내 주변은 어떻지?'라는 생각과 함께 '나부터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영의 삶과 저는 다르다고 하지만, 이 영화가 육아나 경력 단절된 여자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딘가에 갇혀있고 상처가 있는 여자의 이야기라 저를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아직 저도 방황하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가 아니면 이런 생각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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