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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될 때"…U2, 2만8천 韓 관객 앞에서 '평화'를 노래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한국, 대박이에요."

무려 43년의 기다림의 시간. 세계적 록밴드 U2가 평화의 메시지를 들고 한반도를 찾았다. 압도적인 공연 규모로도, 울림 있는 무대로도 내한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공연이었다.

U2(보노, 디 에지, 애덤 클레이턴, 래리 멀린)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의 일환으로 공연을 개최했다. 팀 결성 43년 만이자, 1980년 1집 '보이'를 낸 뒤 39년 만의 첫 내한 무대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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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척돔은 스탠딩석부터 3층 관객석까지 2만8천여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전세대를 아우르는 세계적 밴드답게 4050 세대를 비롯해 전연령대 팬들이 고루 발걸음 했으며, 외국인 관객들도 대거 공연장을 찾아 'U2'에 열광했다.

이날 공연 시작에 앞서 U2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이시영 시인의 '지리산' 등 한국 시들을 스크린에 띄워 분위기를 예열했다. 예정시간보다 다소 늦은 오후 7시 25분, U2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환영했다. '조슈아 트리 투어'라는 공연 타이틀에 걸맞게, 거대한 붉은 나무가 세워진 무대 위에서 이들의 노래가 시작됐다.

U2는 평화를 예찬한 노래이자 그들의 대표곡인 'Sunday Bloody Sunday'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I Will Follow', 'New Year's Day', 'Bad', 'Pride(In the Name of Love)'까지 연달아 소화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Bad'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휴대폰 불빛으로 고척돔을 물들였고, '꿈(dream)' '진실(truth)' '평등(equal)' 등의 단어가 스크린에 흐르며 울림을 선사했다.

U2는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부터 'Exit' 'Mothers of the Disappeared'까지, 1987년 발매된 '더 조슈아 트리' 앨범 수록곡 11곡이 빠짐 없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이 앨범 중 가장 유명한 곡인 'With or Without You'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대형 스크린의 황량한 사막, 보컬 보노의 목소리, 그리고 관객들의 떼창이 어우러지며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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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이슈를 다룬 'Ultra violet'을 부를 때는 영상에 '허스토리(Herstory)'라는 주제 아래 김정숙 여사와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룹 'f(x)' 출신 설리,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서지현 검사 등이 등장했다. 또 "우리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라는 글귀가 한국어로 흐르며 묵직한 감동을 더했다.

U2는 한국팬들에 잊지 못할 무대를 선사했으며, 뜨겁게 호응해준 관객들에게 "이 곳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고 연신 "정말 감사하다" 등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보노는 공연 도중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 대박이에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2시간여를 내달린 U2 공연의 마지막 곡은 '원(One)'으로 장식됐다. 보노는 "남북으로 나뉜 우리의 땅으로부터, 그리고 남북으로 나뉜 여러분의 땅으로부터"라며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가 되어 노력할 때 찾을 수 있다"고 외쳤다. 스크린에는 태극기가 등장했다. U2를 대표하는 곡인 'one'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오늘날까지 평화의 상징하는 의미를 담은 노래다. 이날 고척돔을 찾은 관객들에게도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긴 여운을 남겼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한 U2는 원년 멤버 4명이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시도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이들은 전 세계 1억 8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 그래미 어워즈 22회 수상, 영국 앨범 차트 1위 10회,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등 최고의 기록을 세운 전설적인 밴드다.

이날 U2의 내한은 '조슈아 트리' 세계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조슈아 트리'는 U2가 1987년에 발매한 앨범으로,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를 비롯한 명곡들이 실린 명반이다. 이 앨범은 평단의 찬사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두며 U2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U2는 '조슈아 트리' 발매 30년을 기념해 2017년부터 세계 순회 공연을 시작해 올해까지 이어가는데, 그 대미를 서울에서 장식했다.

최첨단의 무대 연출을 자랑하는 팀답게, 이번 내한 공연은 그야말로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했다. 화물 전세기 4대 분량의 글로벌 투어링 장비가 공수되는 등 내한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음향·조명 장비가 사용됐다. 지난해 내한한 최정상 뮤지션 폴 메카트니, 콜드플레이 등과 비교해도 2배 가량 많다. U2는 이날 공연에서 8K 해상도 LED 비디오 스크린과 딜레이 타워 설치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 시켰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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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U2는 사회 인식을 담은 메시지와 인간애를 담은 노래로도 잘 알려진 밴드인 만큼 상징적인 메시지를 이날 관객들에게 전달, 공연 그 이상의 울림과 여운을 선사했다.

한편 U2의 보컬 보노는 내한공연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접견에서 지구상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비핵·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숙 여사는 U2의 내한공연을 찾아 공연을 관람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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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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