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은퇴' 양동근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조이뉴스24 김지수 기자] 2000년대 한국 농구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던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이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 제2의 농구인생을 준비한다.

양동근은 1일 서울 신사 KBL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저는 운이 좋았던 선수였다. 좋은 환경, 좋은 선수, 좋은 감독님 밑에서 행복하게 농구를 했다.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다"며 "가족들의 사랑은 마흔 살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함께 뛰었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KBL]

양동근은 2004-2005 시즌 모비스에서 데뷔한 뒤 팀의 왕조 건설을 이끌었다. 4시즌 동안 정규리그 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시즌 베스트5 9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통합우승 4회 등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양동근은 "내가 최고의 선수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팬들에게 믿음을 줬던 선수,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양동근과 일문일답.

- 프로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굳이 꼽자면 2007년 첫 통합우승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는 프로에서 뛰었던 모든 순간이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쉬웠던 건 딱히 없는 것 같다.

- 유재학 감독은 어떤 존재였나.

어릴 때는 굉장히 냉정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냉정함보다는 정이 많은 분이라는 걸 느꼈다. 매 경기 철저하게 준비하는 분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감독님은 선수들이 못 보는 부분을 미팅 때마다 얘기해 주셨다. 정말 많은 걸 알려주셨고 앞으로도 감독님께 배울 게 많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만들어주신 분이다.

- 더 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은퇴 생각은 매년 FA 때부터 했다. 사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은퇴를 했어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다른 팀 가드들이나 우리팀 선수들과 경쟁해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이제는 힘이 들고 경쟁력도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 은퇴 결정을 내렸다.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KBL]

- 자녀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경기.

우리 아들은 내가 무득점을 했던 경기조차 아빠가 멋지다고 잘했다고 말해준다. 자녀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뛰었던 모든 경기가 다 자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은퇴 결정 후 가족의 반응은.

저는 그동안 은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집에서는 더 많이 얘기했다. 시도 때도 없이 얘기해왔기 때문에 당황하지는 않았다. 아내도 제 결정 존중해 줬다. 다만 시즌이 조기종료된 시점에서 은퇴를 하게 된 건 아쉬워했다.

- 딱 1경기만 더 뛸 수 있다면 함께하고 싶은 4명은.

초등학교 때 농구를 함께 시작했던 김도수가 먼저 떠오른다. 저 때문에 농구를 시작했고 함께 즐겁게 운동했다. 또 조성민, 크리스 윌리엄스, 이종현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

- 데뷔 후 붙었던 선수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 한 명을 뽑기 어렵다.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가드들을 상대했다. 영상을 보면서 분석해도 막기 힘들었던 선수들이 많다. 힘든 선수들과 붙으면서 저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지도자를 꿈꾸는지

아직 어떤 지도자가 될지는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저만의 색깔 찾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있는데.

저는 제가 역대 최고라는 얘기를 말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 기사 보시고 다들 많이 욕하시더라. 댓글 보면 내색은 안 하지만 속상하다. 덜 미워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스스로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열심히 뛰었던 선수였다.

2015-2016 KBL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던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 [사진=조성우기자]

-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믿음이 가는 선수, 승패를 떠나 플레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선수, 열심히 했던 선수였다고 기억되길 바란다. 선수들에게는 양동근과 뛰었을 때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성공한 농구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 등번호 6번이 영구결번이 됐다.

신인 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번호가 3번과 6번뿐이었다. 고민 중이던 상황에서 유재학 감독님이 6번을 권해주셨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감독님도 현역 시절 번호도 6번이었다. 제게 따로 말은 안 하셨지만 감독님이 6번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 은퇴 투어 생각은 없었나.

그런 꿈을 꾸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은퇴 투어는 내가 받을 건 아닌 것 같다. 제가 그 정도 선수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은퇴를 정해놓고 뛰는 시즌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동기부여도 안 생길 것 같았다.

조이뉴스24 신사=김지수 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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