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Bang과의 전쟁


여자에게 있어서 피부와 머리는 생명과도 같다. 피부관리와 헤어 관리를 위한 관련 상품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현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머리 중 특히 앞머리는 여자의 나이를 십년이상이나 어려 보이게 할 수도 있기에 특히 앞머리와 관련된 상품이 많다.

사전에는 정석의 단어가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기 선호하는 단어가 있기에 사전은 매년 그 와 같은 표현을 표기하면서 업데이트 하기에 바쁘다. 한국어로 예를 들자면, 놀랬을 때 '어머나'라고 말하지 않고 '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앞머리의 정석의 단어는 fringe(눈썹 위까지 덮은 앞머리, 변두리)라는 단어가 있지만 실제로 많이 사용 하는 단어는 '뱅(Bang)'이다. 음성적으로 듣고 기억에 남거나 재미 있는 발음, 혹은 짧은 단어를 선호 하는 것은 전 세계 언어의 공통점이다.

앞머리를 둥글게 말아 주는 여자의 필수품에는 '그루프'가 있다. '헤어 롤'이라고도 하는데 정식 영어는 '헤어 롤러(hair roller)'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친근감이 드는 '그루프'란 단어는 어디서 왔을까? 상품이 대박이 나면 그 상품명을 제품을 대표하는 단어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코카 콜라(Coca Cola/ 음료 명), 호치케쓰(ステープラー/영어는 stapler), 클린넥스(Kleenex/ 휴지), 구글하다(google /검색하다), 카톡하다(Kakao Talk/카톡으로 이야기 하다) 등이 있다. '호치케쓰'가 스태이플러(stapler)의 상표명 이였듯이, 앞머리를 둥글게 마는 제품명이 일본제품명으로 '그루프'였다. 이는 영어 단어인 'group(무리, 집단)'을 사용한 거로 머리를'무리, 집단'을 둥글게 말아 준다는 생각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속 이수경의 다양한 뱅 헤어 연출 [사진 =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속 이솜의 일자 뱅 헤어, 화보 속 전효성의 시스루뱅 [사진 = 방송화면 캡처, bnt 화보]

'드라이브 드루'의 드루(through)는 '통과하여'라는 의미다. 앞머리의 스타일 중에 '시드루 뱅'이라는 단어가 또한 재미 있다. see through(속이 보이는) '시드루 패션'처럼 앞머리를 완전히 덮는 것이 아니라 앞머리가 살짝 보이게 이마를 덮는 스타일을 말한다. 이러한 연출을 위한 헤어 제품까지 출시 되어 이 제품을 '시드루 뱅 고데기'라고 한다. 또한 세안 시 앞머리가 젖지 않도록 하는 앞머리에 붙이는 '앞머리 패치'도 있으며 이 제품은 친숙한 단어로 흔히 '앞머리 찍찍이'라고 한다.

'마빡이'라는 놀림이 두렵기도 하여 이마를 훤히 보이는 여성분들이 드물듯이 이처럼 앞머리와 전쟁은 끝이 없다. 여중생들은 웬만한 헤어 디자이너 못지 않는 앞머리 커트 기술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둥글게 말아도 보고, 깻잎머리 처럼 펴기도 하고, 살짝 보이게도 하고, 눈썹 위까지 자르기도 하고 살짝 길러 옆으로 넘기기도 한다. 외모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주는 Bang(앞머리)과의 전쟁은 끝이 없다.

[조수진 '조수진의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 중국 청도대원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와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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