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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나훈아가 '가황'인 진짜 이유


[나훈아 테스형 열풍의 앞과 뒤]① 비대면공연 뒷얘기 들어보니..."그런 거 묻지 마소"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지난 추석 연휴 '가황' 나훈아가 1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9월30일 방송된 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나훈아는 150분간 29곡을 소화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통받는 대중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젊은 세대를 홀리고 정치권을 들썩이게 했다. 소위 '나훈아 신드롬'을 일으킨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전후를 차분하게 돌아본다. 또 기존 언택트 공연과의 차별화되는 지점을 들여다본다.[편집자주]

"150분간 500여명(녹화 화면 포함)이 무대에 올랐고, 1천명의 언택트 관객이 함께 했죠. 진두지휘한 건 나훈아였어요. KBS홀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공연이 완성됐습니다."

나훈아의 생애 첫 비대면 공연을 제작한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과 송준영 PD는 "나훈아가 프로그램의 시작이자 완성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이 끝난 후 한달이 거의 다 되어 가지만 나훈아 테스형 신드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5년 만에 '가황'이 찾아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었다. 올해 73세의 나훈아가 지난 추석연휴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150여분간 총 29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며 '가황'의 건재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장면. [사진=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장면. [사진=KBS]

◆ 완벽주의 ...'삼고초려' 섭외에 세번의 공연 수정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추석 연휴(9월30일~10월4일) 방송 시청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당일 시청률은 2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동시 시청자는 743만 명(TNMS 집계)에 달했다. 방송이 끝난지 보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나훈아는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프로젝트는 올해 1월 시작됐다. 섭외부터 난항이었다. 이 본부장이 직접 나서 삼고초려한 끝에 나훈아는 카메라 앞에 섰다. 나훈아는 "대중에게 받은 뜨거운 사랑에 보답할 때"라며 결심을 굳혔다.

당초 야외 대형공연으로 기획됐던 프로젝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와 오프라인 공연의 결합형태로 수정됐다. 하지만 8월 중순, 100% 언택트 공연으로 최종 결정했다. 코로나19가 2.5단계로 격상된 직후였다.

"내년 봄 야외공연과 9월 전면 언택트 공연을 두고 선택을 해야 했어요. 내년이라고 코로나19가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확인한 나훈아 선생님이 언택트 공연을 최종 결정, 전면 재수정했죠."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언택트지만 규모감 있고 웅장하게"를 목표로 했으나 '실내 50인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제작진은 무대에 오르는 대규모 인원을 모두 따로 촬영하는 대안을 택했다.

◆ 폭발적 가창력...비결은 피나는 연습

하피스트, 기타리스트, 관현악단, 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연주자와 북청사자놀음, 줄타기, 난타, 부채춤, 사물놀이 등의 컬래버레이션은 제작진의 섬세하고 꼼꼼한 연출로 탄생했다.

당초 오프닝 무대에 등장한 배에는 250명을 태울 계획이었지만 정작 나훈아는 홀로 배에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강조한 정부 지침에 따르느라 포기한 부분이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제작한 KBS 송준영 PD(위)와 이훈희 제작2본부장. [사진=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제작한 KBS 송준영 PD(위)와 이훈희 제작2본부장. [사진=KBS]

6월, 나훈아 공연이 결정됐다. 제작진은 3개월간 매주 2~3회씩 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회의에는 나훈아가 빠지지 않았다. 방송에서 나훈아는 아이디어가 빼곡히 적힌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송 PD는 "나훈아는 가수인 동시에 훌륭한 연출가였다"라며 "엄청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나훈아의 레퍼토리를 비대면 공연으로 최대한 구현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나훈아는 제작진과 만남 전부터 공연의 큰 그림을 그릴 만큼 섬세한 면모를 보였다. 무대에서 선보일 29개의 곡을 순서까지 정해놓은 것. 그는 무대에서 19벌의 의상을 갈아입었고, 심지어 무대 위에서 의상 체인지를 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KBS홀에 LED타일 6천개를 깔았다. 면적만 1500㎡에 달하는 유례없는 규모였다. 1천명의 비대면 관객들과 생생한 호흡을 위해서였다. 이렇게 'KBS홀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공연'이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나훈아의 음악이었다. 나훈아는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대중의 가슴을 울렸다. 고희가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감성은 안방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 비결은 연습, 또 연습이었다.

◆ 가황의 품격..."나는 유행가 가수일 뿐"

나훈아는 8월 초부터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실전같은 연습을 했다. 연습은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이라고 대충은 없었다. 실제 공연순서에 맞춰 첫곡부터 29번째 엔딩곡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연습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끝을 맺었다. 그렇게 대략 10회 이상의 연습이 이어졌다.

송 PD는 "가황의 클래스는 역시 달랐다"라며 "가수를 넘어 인생선배로서도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끝났다. 공연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지만 현재로선 다시 볼 방법이 없다. KBS가 다시보기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걸 원한다"고 했던 나훈아의 뜻을 따랐다.

"(나훈아는) 흐를 유(流), 행할 행(行), 노래 가(歌), 유행가 가수다. '잡초'를 부른 가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부른 가수, 흘러가는 가수다.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얘기다. 그런 거 묻지 마소."

나훈아는 생애 첫 비대면 콘서트를 마친후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냐는 이 본부장의 질문에 흘러가는 '유행가 가수'를 강조했다. 대중이 ‘가황’이란 최고의 칭호를 붙여준 이유이기도 하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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