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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샤넬과 에르메스의 세련된 색상


한국어로 색상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강조하고자 할 때 앞에 '시-' '샛-'을 붙인다. 예를 들어 '노란-샛노란' '파란-새파란' '검은-시커먼' 등이다. 또는 모음을 바꾸게 되면 색의 깊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노란-누런' '파란-퍼런' '하얀-허연' 등 표현이 그것이다. 영어에도 이와 같이 색의 강도를 높여 주거나 낮추는 표현들이 있다.

색이 연할 때는 색상 앞에 'light' 'pale'을 붙이고 진할 때는 'dark' 'thick' 'deep' 'heavy' 등을 붙인다. 예를 들어, 밝은 청색(light blue), 군청색(dark blue)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색상표현에 그치지 않고 더욱 세련된 색상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갈색’을 ‘에스프레소 브라운’ (expresso brown), ‘빨강’을 ‘버건디 레드’ (burgundy red), ‘파랑’을 ‘페시픽 블루’ (pacific blue), ‘회색’은 ‘그래파이트’ (graphite) 와 같이 패션뿐만 아니라, 아이폰12, 신차 등이 출시 될 때 제품의 색상 표기에 상당한 삼여를 기울임을 알 수 있다. ‘샤테크’ (Cha-Tech: Chanel 과 재테크를 합친 단어)라는 단어가 탄생할 정도로 매년 가방의 가격을 올리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에는 샤넬 (Chanel)과 에르메스 (Hermès)가 있다.

 [사진=샤넬 공식 홈페이지]
[사진=샤넬 공식 홈페이지]

 [사진=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사진=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끈이 없어 가방을 손에 들거나 팔에 끼고 다니던 시절, 샤넬의 창립자인 코코 샤넬 (Coco Chanel)이 군인 가방에 아이디어를 얻어 가방에 끈을 단 것이 1955년 2월에 출시된 되어 ‘샤넬 2.55’ 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그 중 눈길을 끄는 색상은 샤르트뢰즈 색이다. 1605년에 프랑스 수도원인 ‘샤르트뢰즈’(Chartreuse)에서 약초를 섞어 탄생한 술을 수도원의 이름을 따 ‘샤르트뢰즈’ 라고 하였다. 프랑스산 포도주인 버건디를 붉은 색에 표현하는 것과 같다.

샤르트뢰즈는 연두색과 노란색을 섞은 색으로 겨자색에 가깝다. ‘샤르트뢰즈 샤넬 램스킨 백’ (Chartreuse CHANEL lambskin bag)을 ‘겨자색 샤넬 양가죽 가방’이라고 표기하면 느낌이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 오면 스타벅스에서 '토피 넛 라테(Toffee Nut Latte)'를 마실 수 있다. 왜 커피(coffee)가 아니라 토피(toffee)라는 단어가 사용하는지 늘 궁금했을 것이다.

밀크 카라멜보다 약간 짙은 색으로 물, 버터, 설탕을 끓여서 만든 사탕의 이름이 '토피(toffee)'다. 토피 넛 라테는 크림 위에 살짝 토피(toffee) 가루를 뿌려 생긴 음료 명이다.

‘토피’의 색상 표기를 에르메스 가방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모나코 공주이자 미국 배우인 ‘그레이스 캘리’ (Grace Kelly)가 임신한 배를 가리기 위해 약간 큰 가방을 들고 대중 앞에 등장 하게 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어 그녀 이름을 사용한 것이 ‘에르메스 캘리 백’이다. 에르메스에서 출시한 캘리 백 중에 ‘에르메스 토피 캘리’ (Hermès toffee Kelly)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 하고 주문 한 후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이 가방 역시 ‘에르메스 갈색 가방’이라고 표기 되면 다소 세련미가 떨어짐을 느낄 수 있다.

수 십년 동안 같은 디자인의 가방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격이 오름에도 여전히 사랑 받는 이유는 그 만큼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 파워와 새로운 색상으로 세월을 거쳐 세련미가 거듭나기 때문이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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