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 미술하는 개그우먼 "부모님 장광·전성애, 꿈 쫓으라 응원"


(인터뷰)"MBC 공채 개그맨 그만 둔 후 우울감, 박나래 많이 도와줬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돈을 쫓지 말고 꿈을 쫓아서 살아라."

배우 장광, 전성애 부부가 딸 미자에게 해준 말이다. 미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다. 대학교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했고, 개그맨에 도전했다. '누구의 딸' 이전에 앞서, 매 순간 앞만 보고 달렸던 치열한 날들이었다.

MBC 공채 개그맨 출신인 미자는 현재 국군방송 라디오 '행복한 국군' DJ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미자네 주막'을 운영 중이다. 최근 가족들과 함께 tvN '신박한 정리'에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미자는 "이전에는 일등, 시험 합격 등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았다. 목표를 이루면 또 목표가 생겼고,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했다"라며 "지금은 행복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웃었다.

개그우먼 미자 프로필 [사진=CHIC엔터테인먼트 ]

◆ 개그우먼이 된 미술학도 "우연찮게 본 희극인 모집공고에 개그계 발"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던 미자는 왜 개그맨이 됐을까. 그에겐 숨길 수 없는 끼가 있었다. 어릴 적엔 아버지 장광과 함께 연극 무대에 섰고, 학창시절엔 응원단장을 하던 '까불이'였다.

미자는 "대학교 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제 의자 옆에 항상 사람들이 고민 상담하러 왔다. 제 이야기에 웃고 울고 공감하는 걸 보면서 토크쇼 MC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대학교 재학 중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던 그는 한 케이블에서 아나운서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는 "뉴스 리포터, 기상 캐스터 같은 일도 했는데, 늘 갖춰진 모습으로 애드리브를 하지 못하고 대본만 읽었다.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했다.

그 때 언론인 지망생 온라인 카페에서 누군가가 장난으로 올린 희극인 모집 공고 게시물을 봤다. KBS 공채 개그맨 원서 마감일 하루 전, 그는 원서를 내고 시험을 보러 갔다. 정장을 입고 시험장에 간 그는 개그맨 시험에서 '뉴스'를 하고 지나가는 시민 성대 모사를 했다고. 미자는 최종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심사위원 중 한 명의 연락으로 KBS '개그스타'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미자는 "심사위원 중 김준호 선배님이 있었는데 나중에 '멀쩡한 아이가 와서 개그를 하는데 정말 하나도 안 웃기더라. 개그의 1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가 와서 정말 열심히 하는데, 합격을 놓고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고 했다"고 웃었다.

개그우먼의 길은 녹록치 않았다. '개그스타' 폐지 후 연습생이 됐다. 2년여 간 지하 연습실에서 코너를 짜고, 개그를 배웠다. 스스로를 '온실 속 화초'라고 표현한 미자는 "미래가 안 보이던 시간이었지만 소중했다. 연습생들이 제게 마음을 열어줬고, 저를 깨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28살에 MBC 공채 개그맨이 됐다. 여자 개그맨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합격자, 선배들도 나이가 많았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엄격한 '군기 문화'에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부모님 꿈 쫓으라 응원, 치열하게 살았다"

개그우먼 미자 프로필 [사진=CHIC엔터테인먼트 ]

미자는 배우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남동생 장영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연예인이다.

미자가 그림을 한다고 했을 때도, 아나운서와 개그맨을 준비할 때도 부모님은 단 한 번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독립적으로 자랐고,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줬다.

"부모님이 '돈 되는 거 쫓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했어요. 부모님도 찢어지게 가난한 연극배우로 만나 꿈을 쫓아서 살았던 분들이라 항상 하고 싶은 것을 하라 하셨어요. 미술할 때도 취직을 하려면 디자인공을 전공해야 한다고 했는데, '언제 우리가 돈 생각하며 살았냐.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지'라고 했어요. 공부하라는 말을 한 적도 없고, 살면서 한 번도 저를 말린 적 없어요."

늘 부유하게, 곱게 자란 것도 아니다. 대학교 때 아버지 장광이 사기를 당하고, 투자했던 것들이 잘되지 않으면서 한순간에 빚더미에 앉은 일도 있다. 아버지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주변인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미자는 "개그맨 됐을 때 아버지가 유명해서 그럴 거라고, 그것 때문에 미웠다고 고백한 동기도 있었다"라며 "사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개그하는 것에 관심 없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길을 하려고 할 때 소외되거나 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어요. 어머니는 지금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많이 울어요. '네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아니까 눈물이 난다'고 해요. 한 번도 편한 적 없이, 치열하게 살았어요."

◆"MBC 공채 개그맨 그만 두고 우울감…박나래 도움 받았다"

사실 부모님의 유명세에 비하면 미자는 대중적 인지도가 그리 높은 연예인은 아니다. MBC 공채 개그맨을 그만 두고 TV에 나올 일도 많지 않았다. '슬럼프'도 겪었다.

"(MBC 개그맨을) 그만 두고 난 뒤 우울증이 심했어요. 그림도 열심히 그렸고, 아나운서 준비하던 시절에는 스터디도 7개씩 했어요. 다이어트 하느라 머리가 빠진 적도 있었고, 개그 할 때는 잠도 안 자고 저를 갈아넣었어요. 그런데 30대가 되니 제게 남은 것이 없더라구요. 다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쇼핑몰 모델들 의상 준비하고 신발 신겨주는 일도 했어요. 돈이 없으니 집 밖으로도 못 나갔어요. 사람도 안 만나고 1,2년 집에만 있었죠."

어려움을 겪을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 중 한 명이 개그우먼 박나래다. 미자는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와 함께 '드립걸즈'라는 공연을 함께 하게 된 것.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미자를 챙겨줬다.

미자는 "너무 힘들 때였는데 박나래가 저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혼자 있던 저를 많이 도와주고, 나래바로 불렀다. 그 때부터 술을 좋아하게 됐다"고 웃었다.

개그우먼 미자 프로필 [사진=CHIC엔터테인먼트 ]

'신박한 정리' 출연 결정 이유도 박나래 때문이었다. 정리 전 집안 내부를 낱낱이 공개해야 하는 탓에 어머니 전성애가 출연을 많이 망설였다고. 미자는 "살림살이가 공개되다보니, 어머니가 '망신 당할 것 같아 못 하겠다'고 했다. 박나래 씨가 연락이 왔다. 제가 어렵고 힘들 때 많이 도와준 친구다. 어머니도 늘 고마워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미자는 녹화 당시 박나래와 추억이 깃든 물건도 많이 나왔는데, 편집이 됐다며 아쉬워하기도.

미자는 2018년 E채널 '내 딸의 남자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아버지 장광과 함께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장광은 실제로 딸을 결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출연했고, 미자 역시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미자는 "제 맘 같지 않더라. 당시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와 연애를 한 적도 있지만 잘되지 못했다. 연애를 하고 싶은데 지금은 연애세포가 죽었다"라고 웃었다.

"아버지도 저도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내려놨어요. 결혼에 대한 압박으로 악플도 많이 달렸고, 남자들도 부담을 느끼더라구요. 그 때는 결혼을 빨리 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마지막 친구까지 결혼을 하고 나니 홀가분진 상태예요. 사실 지금도 결혼정보회사에 가입돼 킵되어 있어요."

일에 대한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미자는 2017년부터 국군방송 라디오 '행복한 국군' DJ를 진행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미자네 주막'을 운영 중이다. 오는 28일 열리는 '산악인 오은선과 함께 하는 제 2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 교실' 홍보대사로도 발탁됐다.

미자는 "예전에는 욕심이 많았고, 제 자신에게 지기 싫어 치열하게 살았다. 방송일을 하면서 많이 내려놨고, 지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라고 했다. 얼마 전 소속사도 생겼다는 미자는 행복하고 즐겁게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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