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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임승차'vs. '이중과금'...넷플릭스 망이용료 논란 팽팽


[OTT 현주소와 과제]③ OTT 저작료도 법적 공방..."글로벌 독과점 맞서 자생력 키워야"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집콕'이 환영받는 코로나19 시대가 도래했다. 사회적 분위기 변화 속에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모바일로 향유하는 비대면 콘텐츠에 대한 요구 역시 커지고 있는 것.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스트리밍방송 OTT(Over The Top)가 주목받는 이유다. 조이뉴스24는 뉴 플랫폼으로 떠오른 OTT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바야흐로 '온택트(Ontact)' 시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했다는 의미의 온택트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자 문화가 됐다.

그 중심에는 OTT가 있다. 특히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온택트 시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최강 플랫폼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단시간에 급부상한 만큼 OTT를 둘러싼 잡음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로고. [사진=SKB, 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로고. [사진=SKB, 넷플릭스]

◆ SKB vs. 넷플릭스, 법정 공방으로 번진 '망 이용료'

넷플릭스는 동영상 서비스 제공으로 구글의 유튜브와 함께 ISP 전체 트래픽의 60~70%를 차지할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음에도 국내 ISP(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는 내용의 재정 신청을 냈고, 넷플릭스는 지난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냈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민사부에서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첫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CP도 국내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망 품질 의무를 지도록 명시한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넷플릭스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2년 사이 12배 늘어나면서 트래픽 과부하를 막기 위해 3년 간 단행한 투자액이 2조3826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정당한 대가 지불없이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이용해 돈을 벌었으니 부당이득을 내놓으라는 주장이다.

CP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이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도 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인터넷 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ISP가 CP(콘텐츠 제공업체)에까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는 건 '이중 과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와 CP가 계약에 따라 ISP에게 접속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콘텐츠 전송은 ISP가 담당할 몫이라 CP의 전송료 지급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SK브로드밴드는 특정 플랫폼 사업자가 서로 다른 두 그룹을 매개하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전송료에 대한 기본 원칙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송이라는 개념 자체가 망 이용에서 별도로 구분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넷플릭스의 '전송료 무료'라는 주장은 인터넷 트래픽이 일방향으로 폭주하고 있는 현 상황에 맞지 않을뿐더러 이미 거래시장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OTT 업체들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 저작권료 문제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국내 OTT 업체들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 저작권료 문제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한국음악저작권협회]

◆ 개정안 제출→소송...OTT 음원 저작권료 줄다리기

웨이브, 티빙, 왓챠, 카카오페이지, 롯데컬처웍스 등 국내 OTT 업체들로 구성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은 OTT에서 스트리밍되는 프로그램 속에 삽입된 음악의 저작권료 지급 문제로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OTT음대협은 OTT에 관한 저작권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방송사 다시보기 서비스에 적용하는 '매출액의 0.625%'를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음저협은 넷플릭스가 지난 7월 매출액의 2.5%로 계약했다는 점을 들어 '매출액의 2.5%'를 OTT의 음악 저작권 수수료로 정해달라는 내용의 징수 규정 개정안을 제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2020년 안에 OTT 징수 규정안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또 음저협은 지난달 말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롯데컬처웍스를 형사고소했다. 음저협은 롯데컬처웍스가 2018년부터 OTT 사업 '씨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한 번도 저작권료를 지불한 적이 없을 뿐더러 지난 5월 서비를 종료해 법적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음대협은 "음저협이 저작권료 인상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협상 대신 정부에 징수규정 개정을 요구하고 OTT 업체 상대 소송 압박 등 무력행사에 나서고 있다"며 "무리한 저작권료 인상 시도와 소송압박을 멈추고 협상에 임하라"고 주장했다. 또 OTT 음악 저작권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심사하고 있는 문체부엔 '공정심사, 분쟁 중재'를 촉구했다.

왓챠, 티빙, 웨이브 등 OTT 산업이 온택트 시대를 맞아 더욱 주목 받고 있다. OTT업체 로고.[사진=왓챠, 티빙, 웨이브]
왓챠, 티빙, 웨이브 등 OTT 산업이 온택트 시대를 맞아 더욱 주목 받고 있다. OTT업체 로고.[사진=왓챠, 티빙, 웨이브]

◆ 의존도 커진 OTT..."자생력 높여야 한다" 한 목소리

넷플릭스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OTT 산업의 핵심축이기 때문에 앞으로 논란만큼이나 국내 의존도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사업자 간 협상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망 이용료를 합당하게 받아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구체적으로 마련될 필요성이 있으며,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 역시 계속해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글로벌 독과점"이라며 "슈퍼 플랫폼들은 이미 대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진입장벽을 쳐놓고 있고, 웬만한 로컬 규제는 회피 관리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행 사례로 유럽의 구글세와 같은 장치를 두되 로컬 콘텐츠 투자에 대해서는 적극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며 "단 투자위원회를 현지 나라, 지역마다 운영해 상업주의나 잘못된 문화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태영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산업팀 과장은 "넷플릭스는 중요한 플랫폼이지만, 마냥 중요하게만 바라볼 수는 없다"며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좋은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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