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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패션 어게인 '10년 전 부츠를 꺼내어'


극장 가기 힘든 요즘 넷플릭스(Netflix)로 영화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추천 로맨스 영화를 검색하면 첫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과 레이첼 맥아담스(Rachel Anne McAdams) 주연의‘노트북’(The Notebook)이 항상 빠지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은 제목에서 컴퓨터가 나오는 요즘 영화 인줄 알고 봤다가 1930-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는 소형 컴퓨터가 나올 수 없음을 알 게 된다.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에 걸린 부인을 위해 노트북에 빽빽이 적은 메모를 읽어 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로 2004에 개봉되었다가 10년이 훨씬 넘은 2020년에 재 개봉된 영화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소형 컴퓨터는 영어로 노트북이라고 하지 않고 ‘랩탑’(laptop)이라고 한다. 허벅지(thigh), 무릎(knee), 종아리(calf), 발목(ankle), 발 뒤꿈치(heel) 등과 같이 다리 부위의 명칭이 있다. 무언가를 위(top)에 올려 놓기 편한 부위가 랩(lap)이기에 소형컴퓨터를‘laptop'이라고 부른다.

 [사진=렉켄]
[사진=렉켄]

신발의 명칭은 다리 부위 명칭을 쓰는 경우가 흔하다. 가장 흔히 알고 있는 것은 ‘하이 힐(high-heels)이며 이외에도 발목까지 오는 부츠는‘앵클 부츠'(ankle boots), 종아리까지 오는 부츠는 ‘카프 부츠’(calf boots)라고 하지만 ‘환불원정대'의 쎈 언니들이 신고 나온 무릎 위까지 오는 부츠는 ‘랩 부츠’(lap boots)라고 하지 않고 ‘니 하이 부츠’(knee high boots)라고 해야 한다.

신체 부위 뿐만 아니라 고유명사가 신발의 명칭이 된 경우도 있다. 영국 빅토리아 시(1837-1901) 때 착용하던 승마용 부츠로 굽이 일반적인 부츠 보다 약간 높은 편이며 옆 선에 신축성 있는 고무 소재를 붙여 만든 이 부츠는 영국의 ‘첼시’(Chelsea) 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첼시 부츠’(Chelsea boots)라고 부른다. 승마를 즐기는 분들은 승마 용품에 ‘조퍼스’(Jodhpurs)라는 명칭이 따라 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승마 바지는 ‘조퍼스 팬츠’(Jodhpurs pants), 승마 부츠는 ‘조퍼스 부츠’(Jodhpurs boots)라고 한다. Jodhpurs 는 인도의 한 지역 이름으로 1920년대 한 폴로(polo) 선수가 그 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은 후 많은 인기를 얻어 지역이름이 승마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첼시 부츠는 주로 고무밴드가 있는 반면, 조퍼스 부츠는 스트랩(strap)이 둘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레페토]
[사진=레페토]

영어는 긴 명칭을 짧게 줄여 사용 하는 것을 선호 한다. 예를 들어 ‘조나단'(Johnathan)을 존(John)으로 ‘필라델피아 (Philadelphia)'를 ‘필리’(Philly)라고 하듯 기억에 잘 남는 간단한 애칭을 선호 한다. 상 남자 스타일의 남성화로 널리 사랑 받는 ‘인디 부츠(Indy boots)'가 바로 그것이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명과 동명 이름으로 출연한 주연 배우인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는 4편 내내 탐험하기에 끄덕 없어 보이는 끈으로 묶는 튼튼한 부츠를 신고 나온다. 그의 애칭인 ‘인디'(Indy)를 사용해 영화 속 신고 나온 부츠를 여전히 ‘인디 부츠(Indy boots)’라고 부른다. 이 영화는 1982년 1편 개봉을 시작으로 2022년 5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인디아나 존스 팬들은 ‘인디 부츠’를 신은 해리슨 포드를 기대하고 있다.

옷장과 신발장을 정리하다 보면 1년간 멋 부리는 것을 다소 멀리하고 있었기에 본인이 가지고 있던 신발과 옷이 반가우면서도 이런걸 갖고 있었는지 놀라기 까지 한다. 부츠의 명칭처럼 수 백년, 몇 십년 동안 같은 스타일이 오랜 동안 사랑을 받고 있기에 다른 패션 아이템보다는 그다지 많이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분들은 부츠와 첫사랑에 빠지듯 그 오래 전에 거금을 들여 산 부츠를 아직까지 신발장에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부츠는 다소 무겁지만 부쩍 추워진 날씨에 먼지가 가득하게 보관되어 있던 10년 전 부츠를 꺼내 마음이라도 가벼워 지게 여성분들은 승마 패션으로 남성분들은 인디아나 존스 패션으로 멋을 내보면 좋을 듯 하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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