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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스' 전승빈 "맹목적 순애보 이해, 이뤄지는 사랑도 해봤으면"


(인터뷰)"늦은 군입대 터닝포인트 됐다…2021년 열일 하고파"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맹목적 순애보도 좋았지만, 다음 작품에선 꼭 이뤄지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배우 전승빈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끝내 지키지 못한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순정남이었고, 의뭉스러운 행보와 강렬한 눈빛을 장착한 산업스파이였다. 그 괴리감을 지우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시킨 건 전승빈의 몫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출연한 전승빈이 조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조승우기자 ]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출연한 전승빈이 조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조승우기자 ]

전승빈은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산업스파이 피터스 역을 맡았다. 죽음으로 조금 일찍 극에서 하차했던 전승빈은 "남들보다 조금 일찍 끝나서 아쉽다"라며 "드라마는 살벌한데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재미있고 행복했다"라고 돌이켰다.

그가 맡은 피터는 대외적으로는 국제변호사로 활동하지만 산업 스파이를 양성하는 에이전시 헬메스 소속이다. 첫사랑이자 짝사랑하던 소피(윤소희)의 죽음을 쫓게 되는 인물이다.

스파이라는 생소한 직업군을 연기하게 된 그는 "스파이에 대해서 많은 영상과 자료를 찾아봤다. 저희가 아는 스파이들은 '007'류가 있고, 현재 이 시간 우리 곁에도 스파이가 있을 수 있다"라며 "스파이는 가장 평범하고 무던하다. 튀면 안 된다. 스파이라는 직업은 처해진 상황일 뿐, 일반 사람들과 똑같다"라고 분석했다.

전승빈은 스파이라는 직업군보다 피터라는 캐릭터 표현에 더 많이 고민했다. 그는 "피터는 헬메스라는 단체에서 만들어진 인물일거라고 생각했다. 사람 관계나 표현법이 서툴겠다는 생각을 해서 말투도 일부러 딱딱하게 준비했다"라며 "평소 전 진지하지 않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것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헌신적인 모습을 가진 '순정남'이기도 했다. 조직까지 배신할 만큼 맹목적인 사랑이었다. 다만 소피 역의 윤소희와의 관계를 보여줄 장면이 없었던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피터는 강아지, 큰 개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켜야겠다는 표현만 갖고 있어요. 소피의 결혼식에 '이젠 내가 안 지켜줘도 되는구나' 인사를 하려고 갔는데 없어지니 맹목적으로 찾게 되요. 제3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죠. 피터와 소피가 있는 장면이나 관계에 대해 보여지는 부분이 있었으면 순애보가 이해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죠. 어느 한켠에서는 이런 사랑도 가능하지 않을까, 피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 출연한 배우 전승빈 인터뷰 [사진=조승우기자 ]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 출연한 배우 전승빈 인터뷰 [사진=조승우기자 ]

극중 피터는 장두봉(지현준 분)이 실수로 찌른 독침 펜을 맞고 눈을 감았다. 황망하고 허무한 죽음이었다.

"피터의 마무리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어떤 상황인지 몰랐어요. 처음 대본을 봤고 '누군가의 실수로 죽는구나' 당황스러웠어요.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게 리얼이더라구요. 드라마이기 때문에 황당하고 생뚱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게 스파이가 아닐까 생각했죠. 생뚱맞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볍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죽는 장면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피터의 죽음을 찍는 날, 두봉이 형님이 많이 배려를 해준 탓에 그 어느 장면보다 집중력 있게 촬영할 수 있었죠."

전승빈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에릭, 임주환, 그리고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던 지현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도 전했다.

" 이번 촬영을 하면서 에릭, 임주환이 잘 이끌어줬어요. 문정혁 선배는 할 때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조언을 많이 하고, 임주환 선배는 캐릭터의 방향성을 제시해줬어요. 제가 드라마에선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지현빈과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케미를 쌓았다면, 두 선배님은 많이 따라갔어요."

전승빈은 지난 2006년 연극 '천생연분'으로 데뷔해 드라마 '못말리는 결혼' '징비록', '빛과 그림자'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늦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온 그는 지난해 JTBC '보좌관' 시리즈와 MBC '나쁜 사랑', 그리고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이르기까지 '열일' 중이다.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 출연한 배우 전승빈 인터뷰 [사진=조승우기자 ]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 출연한 배우 전승빈 인터뷰 [사진=조승우기자 ]

전승빈은 "벌써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군대는 배우 인생의 또다른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20대 때는 연기에 대한 확신도 없었지만 겁이 없었어요. 젊음에 대한 자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서른살에 입대를 했는데, 동기들에 비해 나이가 많았어요.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연기가 하고 싶구나 깨닫게 됐고, 단단해졌고,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 확고해졌죠."

전승빈은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지금도 매일이 슬럼프"라고 털어놨다. 그는 "생각이 많은 편인데, 한 신이 끝나면 하루종일 '왜 그랬지'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극복을 한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로 2020년을 마무리한 그는 "아쉽고, 많이 배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를 배우고 있다. 작가님과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방법론에 대해 배웠고, 촬영장에서는 배려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 그리고 언젠가는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며 2021년을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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