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경이로운 소품


패션을 돋보이게 해주는 소품들의 역할은 마치 케이크 위에 올려지는 포인트 장식,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리본 장식과 같다. 패션소품으로는 핏이 좋은 고급스런 수트를 완성해 주는 ‘넥타이’나 겨울 코드위로 흘러 내리는 ‘머플러’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머플러’(muffler)는 겨울용, ‘스카프’(scarf)는 봄이나 가을용으로 구별하지만 영어에서는 두 가지 모두 ‘스카프’(scarf)라고 해야 한다.

짐작되듯이 넥타이(neck-tie)와 머플러(scarf)는 같은 유래를 지닌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목과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는 목적으로 남성들이 허리나 목에 차고 다녔던 스카프가 17세기 경 독일에서 시작된 종교 전쟁인‘30년 전쟁’(Thirty Years’ War)으로 이어 진다. 당시 프랑스는 현재는 6개(슬로베니아 Slovenia, 크로아티아 Croatia, 마케도니아 Macedonia,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Bosnia and Herzegovina, 몬테네그로 Montenegro, 코소보 Kosovo)로 분열된‘구 유고 연방 공화국’(the former Yugoslav Federation)의 하나인 크로아티아에 병사를 파병해 줄 것을 요청한다.

지.스트리트494옴므_넥타이기프트, 까날리 등 넥타이 제품 [사진=업체별]

이때 전쟁에 이기고 돌아온 크로아티아 병사들은 일제히 목에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빨간 색은 “마귀를 쫓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아내, 혹은 딸이 아빠나 남편인 병사들 목에 매준 스카프로 무사 귀환을 간절히 바라는 상징이었다.

크로아티아 병사들의 스카프는 그 당시 ‘루이 17세’(Louis XVII)의 눈에 띠였고 한 병사에게 “저것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이를 잘못 이해한 한 병사가 “크라바트 입니다"라고 대답을 하게 된다. 여기서‘cravat’(크라바트)는 ‘크로아티아 병사’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다.

그 때부터 ‘크라바트'는 프랑스 전역에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유래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넥타이를 아직도 ‘크라바트’라고 부르며 크로바티아의 수도 ‘자그레브(Zagreb)'에 가면 대형 빨간 넥타이를 매단 상점이 가볼 만한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패션을 돋보이게 해주는 소품 스카프 [사진=트루젠]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한 소품 중 하나는 바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머플러다. ‘Ambition to Create Novel Expressions’(새로운 표현을 창조하는 야망)의 앞 글자를 사용한 이 회사는 ‘조니 조한슨’(Johnny Johanson)이 1996년에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롬(Stockholm)에 설립한 회사로 원래는 그래픽 디자인, 광고 영화를 제작했다.

그러다가 레드스티치(red-stitched) 로 된 청바지가 크게 성공하기 시작하면서 패션 사업에 까지 뛰어 들어 ACNE Studios 는 현재 패션하우스로 분리 되었다. 의류와 소품들의 특징은 유니섹스를 표방함과 동시에 베이직함과 미니멀함을 기본으로 한다. 조니 조한슨은 우연히 컴퓨터 옆에 놓인 음식 포장지를 발견하고 그 포장지의 핑크색 컬러에 매료되어 아크네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시그니쳐(signature) 색상과 동시에 쇼핑백 컬러로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전쟁터에서 무사함을 기원하던 경이로운 스카프의 기원은 현재까지 남녀 모두에게 사랑 받는 넥타이와 머플러로 이어진 샘이다.‘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야망'(ACNE)을 가진 우리들의 아빠 또는 남편이 매는 넥타이와 승리를 기원하던 크로아티아 병사의 스카프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경이로운 메시지를 닮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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