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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트렌치 코트에 묻어 있는 오랜 가치


[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요즘 따뜻한 봄 날씨 덕분에 무거운 롱패딩은 점점 사라지고 멋스러운 트렌치 코트로 한결 가벼워진 복장을 볼 수 있다.

전쟁 중 적의 포탄으로부터 몸을 숨기고 보호하기 위해 흙을 파서 만든 '도랑' 또는 '참호'를 영어로 '트렌치'(trench)라고 한다.

세계1차 대전(1914-1918) 당시 혹독한 겨울 날씨를 참호 속에서 견디기 위해 코트가 만들어 졌으며 이 코트를 처음 디자인 한 사람이 바로 ‘토마스 버버리’(Tomas Burberry 1835-1926)다. 그는 전세계적인 브랜드 '버버리’(Burberry) 사의 창시자이자 설립자다.

집에 있을 법한 쇼핑백을 자세히 보면 말 탄 기사 그림 하단에 ‘1856에 설립되었다’는 문구 ‘ESTABSHED 1856’가 새겨진 두툼한 재질의 쇼핑백에서 부터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보여진다 순결, 자부심, 은혜, 고귀함, 결단력의 이미지를 가진 승마 기사가 보호를 상징하는 방패를 가지고 있는 로고는 제품의 우아함, 내구성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한다.

전쟁터에 입어야 하므로 옷감과 기능성 갖춘 디자인이 중요했다. 방수가 잘 되야 하며, 잘 찢기지 않는 단단한 원단으로 색상은 주로 짙은 카키색 혹은 베이지색이었다. 지금도 많이 사용되는 개버딘(gabardine) 원단은 견고하고 촘촘하게 짜인 직물로 현재 유니폼(uniform), 윈드 브레이커(windbreaker)에 많이 사용된다.

빈폴 레이디스의 콜라보레이션 트렌치코트 [사진=제일모직]
빈폴 레이디스의 콜라보레이션 트렌치코트 [사진=제일모직]

토마스 버버리는 1879년에 이 개버딘 원단을 발명해 1902년 육군 장교의 비옷을 디자인하여 ‘영국 전쟁 사무소’(the United Kingdom War Office)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부터 영국군인들이 트렌치 코트를 입기 시작 했다. 세계2차 대전을 거쳐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핀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의 군인들에게 까지 보급이 되면서 전쟁이 끝난 뒤에도 120년 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 이 코트는 트렌치 코트, 버버리 코트로 불리고 있다.

전쟁 중 추위와 바람을 막기 위해 내구성, 방수성, 통기성이 뛰어 났던 트렌치 코트의 세심한 디자인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Hook and eye(후크 앤 아이) 는 구부러진 납작한 와이어(hook) 와 동일한 재질의 끼는 부분이 눈(eye)처럼 생겼다. 이는 옷깃을 세워 후크 부분을 여며 바람을 차단하기 위하여 디자인 된 것이다.

Gun flap(건 플랩)은 한쪽 어깨를 덮는 부분으로 총의 끝 부분(rifle butt)을 어깨에 대고 사격을 했기 때문에 붙어진 명칭이며 비를 맞을 때 어깨 아래로 비가 흘러 내려 자켓 전체가 젖지 않도록 보호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D-ring은 허리끈을 매는 부분에 달린 금속 링이며 알파벳 D자 모양처럼 생겨 Dring, Dee-ring으로도 불린다. 현재는 주로 사각형의 모양으로 바뀌었으며 허리끈을 매기 위한 장식이 전쟁 시에는 지도나 물병들을 달기 위한 용도였다.

트렌치 코트에는 어깨와 손목 두 부위에 스트랩(strap)이 있다. 어깨 스트랩(shoulder strap)은 불어인 epaulettes(견장)이라고도 불리며 계급을 알리기 위해 특별한 표시를 하기도 하였다. D ring의 기능과 유사하게 망원경이나 물통을 다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소매 스트랩(sleeve straps)은 도랑을 파기 위해 손목을 걷거나 소매 부분에 바람을 차단해 주는 역할도 했다.

이와 같은 기능성을 지닌 디자인은 지금까지 크게 다르지 않게 이어오고 있다. 버버리 로고의 기사가 들고 있는 방패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트렌치 코트는 단순한 군용복이 아니였다. 기능성뿐만 아니라 섬세함, 세련미, 무엇보다고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 된 오랜 전통과 그 가치를 거꾸로 전 세계인들이 120년 넘게 보호하며 지키고 있는 셈이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정명화 기자(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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