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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손춘근, 6.25피난·뇌경색…강원도 산골에서 안식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나는 자연인이다'가 강원도 산골의 자연인 손춘근 씨를 찾아간다.

31일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귀한 고로쇠 물을 얻는 중이라며 활짝 웃는 자연인 손춘근(75) 씨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산골을 찾는다.

봄이 왔다곤 하지만 아직은 늦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는 강원도의 산골. 언 땅을 비집고 올라온 연둣빛 새싹을 구경하며 산길을 오르던 중 나무 앞에 바짝 붙어있는 한 사내를 만났다. 시종일관 떠나지 않는 미소에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나지만, 사실 그의 지난날은 너무도 파란만장했다는데. 6·25전쟁 당시 총상을 입을 정도로 우여곡절 많았던 그가 지금의 골짜기 집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자연인이다 손춘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손춘근 [사진=MBN]

네 살 때 아버지 등에 업혀 북에서 남으로 피난 내려왔다는 자연인. 전쟁 통에 어머니, 여동생과 헤어지고, 피붙이라곤 그에게 아버지뿐이었지만, 그가 14살 때 아버지마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의지할 데 없이 세상에 오롯이 홀로 남게 되었다는 자연인. 밤이면 개울가 굴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고, 남의 밭에 들어가 곡식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만 했다. 이후 남의 집 머슴살이를 시작으로 그는 오로지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아이스크림 공장, 우유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나갔다.

의지할 곳 없이 혼자서 버텨온 인생. 방랑자처럼 살던 그에게도 마음 둘 곳이 한군데 있었다.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살던 강원도 산골. 이곳저곳을 떠돌다 결국 자신이 처음 살던 곳으로 돌아온 그는 마음에 맞는 인연도 만나 천금보다 귀한 세 딸을 얻었다. 더는 외톨이가 아닌 그는 자신의 가족을 뒷바라지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나날들. 이제는 정말 순탄할 줄만 알았던 그의 삶에 불현듯 불행이 찾아왔다. 술을 마시고 집에 가던 어느 날 쓰러지게 되었는데, 병명은 뇌경색. 병원 치료로 몸은 나아졌지만,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자 그는 이대로 집에 눌러앉긴 죽기보다 싫었다. 그는 생각했다. 만에 하나 죽더라도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겠다고.

집의 운치를 더해주는 물레방아부터 방공호라 이름 지은 토굴까지. 도시에서 흙먼지 마셔가며 집 짓는 기술을 익힌 덕분에 집 주변에는 그가 만든 구경거리로 가득하다. 산에서 금세 주워온 나뭇가지 하나로 송어를 낚는가 하면 향긋한 봄나물로 만든 부침개까지. 넉넉한 미소에 상냥한 말솜씨는 그의 지난날과 대비될 정도로 놀랍기만 한데. 맑은 공기와 흐르는 물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자연인.

긴 겨울이 지나고 마침내 찾아온 눈부신 봄을 닮은 자연인 손춘근 씨의 이야기는 31일 수요일 밤 9시 50분 만날 수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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