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사노라면'에서 64년 사돈 인연 장재임, 양길순 할머니의 특별한 사연이 공개된다.
14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482회에서는 64년 인연의 사돈 할매들의 '멀고도 가까운 우리 사이'가 펼쳐진다.

전라북도 남원시, 정 많고 따스한 사랑이 넘치는 시골 마을에 진한 우정으로 똘똘 뭉친 두 사돈이 살고 있다. 무려 64년 동안 사돈의 인연을 맺어온 장재임(81세) 씨와 양길순(73세) 씨는 각자의 친언니와 사촌오빠가 부부의 연을 맺게 되면서 사돈이 되었다. 사돈이라면 으레 어렵고 조심스러워 멀리 지내기 마련인데, 두 사람은 다르다.
한동네에서 나고 자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사돈을 맺고 나서 더 편하고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물을 캐러 갈 때나 농사일을 할 때,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어김없이 부르는 "사돈". 서로를 큰 사돈, 작은 사돈이라고 부르며 친자매처럼 지낸다. 하루 24시간 붙어 지내다 보니 남편, 자식들보다 더 가까운 유일무이 단짝이다.
두 사람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큰 사돈 장재임 씨는 39세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장사와 농사일을 하며 3남 1녀를 키워냈다. 지금도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환갑의 남동생을 돌보며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살아본 적 없다. 그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양길순 씨는 사돈의 일이라면 더 발 벗고 나선다. 겉으론 바쁜데 귀찮게 한다며 투덜대지만 속으론 내 밭보다 사돈의 밭을 더 챙기고, 사돈이 장사를 나서면 함께 곁을 지켜주는 고마운 가족이다.
오늘도 마을에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올라갈 준비를 마치고 작은 사돈의 집 앞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는 큰 사돈 장재임 씨다.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는 명당 가덕마을의 5월은 산나물의 계절. 장재임 씨는 요즘 틈나는 대로 자연산 고사리와 산 두릅을 따기 바쁜데 그럴 때마다 늘 사돈과 함께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선 길이지만, 정작 산에 오르면 어김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허리가 아파 자주 쉬어야 하는 큰 사돈과 소문난 일꾼답게 부지런히 앞서가는 작은 사돈. 작은 사돈 뒤꽁무니만 따라가다 보니 작은 사돈이 지나간 자리엔 나물이라곤 코빼기도 볼 수 없다. 마음이 급한 큰 사돈은 자꾸 견제하게 되고 급기야 작은 사돈의 고사리를 한 움큼 뺏어간다.
큰 사돈은 어디서든 일도 잘하고, 남편도 있는 작은 사돈에게 자꾸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작은 사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고맙긴 하지만 한 편으로 가끔 배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사돈은 평소처럼 나물을 뜯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큰 사돈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찾다 결국 우연히 만난 이웃과 산으로 향하는데 그 시각, 큰 사돈 역시 작은 사돈을 찾느라 온 마을을 헤매고 있다. 서로 길이 엇갈려 뒤늦게 산으로 나선 큰 사돈은 우연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작은 사돈과 이웃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큰 사돈은 작은 사돈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흉을 본다고 오해를 한다.
작은 오해의 불씨가 점점 커져 마음에 상처가 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한껏 밝은 얼굴로 큰 사돈 집을 방문한 작은 사돈. 큰 사돈의 어두운 낯빛에 당황하고 만다.
무려 64년을 이어온 인연으로 애틋한 두 사돈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달라 빚어진 오해. 과연,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평생 우정을 지킬 수 있을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