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토리] 여행스케치 루카,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어제는 별이 졌다네/나의 가슴이 무너졌네/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모두들 내게 말하지만/오늘도 별이 진다네/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아름다운 가삿말 뒤로는 개굴개굴 개구리 소리, 귀뚤귀뚤 풀벌레 소리, 컹컹컹 개짖는 소리가 배경으로 깔린다. 누군가는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동네 모습을 떠올릴테고, 누군가는 요즘처럼 답답한 시국에 한적한 시골마을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노래, 이 가수와 함께 했던 자신들의 청춘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포크 보컬 그룹 여행스케치 루카(조병석)이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노래는 여행스케치의 대표곡이자1989년 발매된 정규 1집 타이틀곡 '별이 진다네'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삽입돼 인기를 모았다. 여행스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포크그룹으로,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운명' '옛친구에게' 등 서정적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의 명곡을 남긴 팀이다.

올해로 데뷔 32년차지만, 지난 시간에 머물러 있는 팀은 아니다. 여행스케치 멤버 루카(조병석)는 조이뉴스24와 만나 "이제 스케치가 끝났을 뿐, 다양한 색을 덧입히는 색채의 과정이 남았다"고 음악 여정을 들려줬다.

◆ "포크는 순박한 장르, 여행스케치 32년 크고 귀한 선물"

여행스케치 루카(조병석)는 남준봉과 함께 30년 넘게 팀을 지탱하고 있는 리더다.

여행스케치의 첫 시작은 다인원 그룹이었다. 명지대 백마가요제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이 1989년 옴니버스 형식으로 음반을 내면서 음악팬들과 만났다. 시간이 흘러 여행스케치는 음악을 주로 만드는 루카(조병석)와 노래를 부르는 남준봉 2인 체제가 됐다. 여행스케치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가요계에서, 데뷔 32년 동안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채로 사랑받고 있다.

"여행스케치는 동네 형, 동네 오빠 같은 모습이죠. 많은 멤버들이 있을 때는 동네 누나 같은, 언니들의 모습으로 살았어요. 다운타운에서 히트할 만큼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 음악을 꼭 해온건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을 순박하게 담아낸 팀이 여행스케치라고 생각해요. 30년 동안 멋스럽게, 재미있게 스케치 했어요. 그 스케치가 감사하게도 작품성을 인정 받아서, 여행스케치가 30년 동안 먹고 살았죠(웃음)."

포크 보컬 그룹 여행스케치 루카(조병석)이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행스케치라는 팀을 이끈 루카는 지난 30년의 세월이 감사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어렸을 때 화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집안의 반대로 공대에 진학했으나,가수의 길을 걸었다.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간 일도 있었다. 두 번의 교통사고로 꽤 오랜 시간 병상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조병석은 "이름처럼 병석에 오래 있었다.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면서 롤모델 루크 앤타카의 이름을 따서 루카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삶이 참 희안해요. 중간에 변화되는 모습들이 있는데, 이렇게 인도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림쟁이 고흐나 밀레처럼 화가가 되고 싶었던 마음을 내려놓고, 캔버스 위에 그리던 그림을 오선지에서 더 자유롭게 그렸던 것 시간들이죠."

여행스케치는 조용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팀이다. 당대의 히트곡으로 끝나지 않고, 오랜 시간 불리는 음악을 해왔다. 여행스케치의 노래들은 수없이 리메이크 됐고, 지금 이 순간도 이어지고 있다.

루카는 "왜 나한테 이런 재능을 얻게 된 것일까 생각을 해보면 예전엔 제가 잘나서라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보니 하늘이 준 크고 귀한 선물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포크는 지금도 사랑받는 장르다. '응답하라' 시리즈, '싱어게인' '새가수'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로, 포크 장르는 시대에 역행하는 장르가 아닌, 젊은 세대들도 찾아듣는 음악이 됐다. 화려하지 않지만, 따스한 여행스케치의 노래들도 많은 이들이 다시 불렀다.

이러한 음악을 꾸준히 해왔다는 건 여행스케치의 자부심이다.

"힙합도 아니고 파괴력있는 하드락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EDM도 아니에요. 포크는 순박하고 순수한 장르죠. 제가 볼 때 제일 센놈은 꾸준히 하는 사람이에요. 더디 걸음을 걸었지만 꾸준히 한길을 걷다보니 장인정신처럼 인정받는 것 같아요. 사실 이 길 밖에 갈 수가 없어서 이길만 왔던 거지만(웃음) 봐주는 사람들이 장인정신이라는 가치를 마음에 새겨준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여행스케치 [사진=소속사]

30년 넘게 합을 맞춰온 멤버 남준봉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달랑 둘"인 여행스케치 멤버이자 동생이자 친구다.

"같은 대학 음악 동아리였던 남준봉은 루카와 성향이 완전히 다르죠. 준봉이는 연예인야구팀 감독을 할만큼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친구에요. 저와 너무 달라, 같이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달랐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때로는 서로의 마음을 살펴줄 수 있었고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맨날 티격태격 싸우죠(웃음)."

여행스케치 '손끝무지개' 앨범 자켓 [사진=여행스케치 ]

여행스케치는 얼마 전 '손끝 무지개'라는 신곡을 냈다. 루카, 남준봉을 포함해 한때 여행스케치의 여정을 함께 했었던 멤버 6명이 20년 만에 뭉쳐 발표한 노래라 의미가 깊다. 여행스케치의 멤버였던 인기 작사가 윤사라가 노랫말을 썼고, 루카가 작곡을 하며 완성됐다.

"지금은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라 물리적 한계가 있는 와중에 낸 노래였어요. 20년 만에 동창회를 하는 기분이었어요. 너무 좋았죠. '손끝 무지개'는 예전의 감성을 살린 노래이자, 가장여행스케치다운 노래이기도 해요. 어릴 때 보는 무지개와 어른이 되서 보는 무지개는 같은데, 생각하는 것이 달라졌어요. 신비로운 동심세계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조병석은 여행스케치 외에도 다양한 조합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자는 취지로, '퍼질러'(퍼즐을 하는 사람들(puzzleer)에서 따온 이름)라는 팀으로 재미있는 콜라보를 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이날은 애국지사 김용중 선생 46주기 추모식 행사에서 연주를 했다.

"그동안 스케치가 마무리인줄 알고 스케치를 열심히 했는데, 마무리 하기 전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모습으로 채색을 해야겠구나. 빨주노초파남보에 흑백, 투명한색까지 10가지 색을 가지고 채색을 하려고 하는 것이 루카가 그려갈 비전이에요. 루카와 친구들이라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콜라보를 쭉 해나갈 계획입니다."

포크 보컬 그룹 여행스케치 루카(조병석)이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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