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성악가 김동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 어느 멋진 날에'


"코로나19로 무기력 경험, 관객들에 힐링 주고파"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매년 가을에 만나자 했는데, 올해도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죠."

성악가 김동규에게 가을은 특별한 계절이다. 국민 애창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덕에 김동규는 가을의 남자로 불리곤 했다. 벌써 십수년 째 가을 콘서트를 열고 있어, 이 계절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 가을도 김동규는 관객들과 만날 '어느 멋진 날'을 준비했다.

김동규는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리톤 김동규의 프리미엄 콘서트_ 가을, 어느 멋진 날에'(이하 '가을,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연다. 청량한 가을날, 공연 연습에 여념이 없는 김동규를 예술의 전당에서 만났다.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리톤 김동규의 프리미엄 콘서트_ 가을,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여는 성악가 김동규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소희기자]

◆ "코로나19로 위축, 무기력 경험…우여곡절 끝에 공연 결정"

김동규는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무대에 서며 화제가 됐다. 대중과 친숙한 오페라 가수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무대에 서온 김동규에게도 '가을, 어느 멋진 날에'는 많은 의미를 지닌 공연이다. "가을엔 반드시 만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2006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이던 지난해에도 전석 매진됐을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공연으로, 올해도 우여곡절 끝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김동규는, 코로나19 시대를 '버티고' 있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삶을 두가지 형태로 나눈다면 견디면서 사는 것과 열정을 갖고 사는 것인데, 지금 시대는 견디며 살고 있어요. 음식도 집에서 시켜먹고, 사무실 대신 집에서 일해요. 움직임이 없으니, 열정을 갖고 살아내기 힘들어요. 낭만이 없어진 시대죠. 공연업계 역시 말할 것도 없어요. 문화생활이라는 것은 의식주와 함께 삶에 필요한 부분인데 그러지 못해요."

김동규 역시 '무기력'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기 위한 공연은 역설적으로 그에게도, 음악을 하는 동료들에게도 활력이고 에너지가 됐다.

"음악을 하는데 무기력을 경험했어요. 계속 움직여야 발전하는데, 정체되서 발전이 없어요. 뭐 좀 하려면 '지금 코로나인데'라는 말부터 툭 튀어나와요. 연습을 하려면 15,16명 모여야 하는데, 직장이 아니고 의욕을 갖고 뭉치는 아티스트들은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여러명이 하는 하모니는 같이 연습해야 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해요. 서너번 맞추고 무대에 오르는건 그런 연주는 하고 싶지 않아요."

"음악을 하는 분들 중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오케스트라 단원 중에 대리운전 하는 분들도 있고. 지금 단원들은 너무 들떠있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죠."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리톤 김동규의 프리미엄 콘서트_ 가을,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여는 성악가 김동규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기자]

쉽지 않은 공연 결정이었다.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컸다. 그럼에도 "공연을 꼭 해야 한다"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코로나19 때문에 스폰서 찾기도 쉽지 않고. 매해 매진이 됐는데, 올해는 두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상대적으로 반응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죠. 계산적으로 준비한 공연이 아니에요. 제게 이 공연은 무형문화재 같은 느낌, 애착이 있어요. 가을만 오면 저를 기다려주고, 제 음악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하게 됐죠."

◆ "음악 교류의 장, 소리 하나하나 만든다는 자부심 있다"

'가을, 어느 멋진 날에' 공연은 여지껏 그랬왔듯 김동규가 전체 프로그램 구성과 편곡을 맡아 예술 감독으로 참여했다. 단 한차례 공연을 위해 김동규가 들이는 공은 상당하다. 그 과정을 기꺼이 즐긴다.

"매년 제가 편곡을 다해요. 어디서도 듣기 쉽지 않은 편곡, 악기 배치를 해요. 모든 악보가 제 손을 거쳐서 나가죠. 공연의 핵심은 소리인데, 그 소리 하나하나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이번 공연은 최영선 지휘자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DK콘서트앙상블의 연주로 바리톤 김동규의 '신고산 타령', 테너 이정원이 함께 꾸미는 '향수', 'Perhaps love' 소프라노 오희진, 한아름의 한국 가곡 '첫사랑', 재즈 보컬 고아라 'Autumn leaves'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아리아, 팝, 재즈를 비롯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다.

"골프에 디오픈이라고 있는데, 다 열려있다는 의미처럼 이 공연이 그래요. 우리나라 가곡, 아리아 어떠한 장르도 다 오픈시켜요. 넥타이를 매고 성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교류를 하죠. 지난해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했고, 올해는 성악, 팝페라 하는 친구가 함께 해요."

흔히 생각하는 클래식 공연, 성악 공연과 달리 '가을, 어느 멋진 날에'는 역동적이다. "공연에서 잠자는 사람들이 없다"라며 지난 공연 이야기를 들려주던 김동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리톤 김동규의 프리미엄 콘서트_ 가을,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여는 성악가 김동규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년도에 예술의 전당에서 컴플레인을 건 적이 있어요. 마지막 엔딩 때 관객들이 너무 신나게 춤을 추다가, 의자가 파손 됐다고 하더라구요. 제 공연은 같이 춤출 수 있는 공연이에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를 부를 때 휴대폰을 켜서 '여러분의 불빛을 비춰주세요'라고 이야기 해요. 다같이 동참하는 기분이에요. 올해는 '옛 친구에게 가야할 길'이라는 노래를 작사해서 불러요. 살다보면 싸우기도 하고 틀어지기도 하고, 생각나면 다시 만나잖아요. 이 공연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요."

김동규는 "이 공연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라며 "그래서 관객을 만나면 반갑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올해도 그 반가운 '동창회'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바리톤 김동규의 프리미엄 콘서트_ 가을, 어느 멋진 날에'는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바리톤 김동규의 '가을, 어느 멋진날에' 공연 포스터 [사진=김동규 ]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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