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가수 별이 14년 만 정규 앨범 'Startrail'(별의 궤적)으로 컴백했다. 'Startrail'은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로 별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담은 앨범이다. 메인 타이틀곡 '오후'와 서브 타이틀곡 'You're(유어)'를 포함해 '달', '노래', 'Imagine(이매진)(Feat. 죠지)', '알 순 없지만', '이런 밤', '여유', '나이', '그때의 난'까지 총 10곡이 수록됐다.
별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14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 소감, 지난 10여년 간 결혼 및 육아로 뜸했던 활동을 끝내고 새 시작을 앞둔 소감을 솔직하게 전했다. 또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소회도 함께 전했다. 아래는 별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별 콘셉트 포토 [사진=콴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d2cbf38ac577a6.jpg)
◆14년만 정규 앨범이다.
감격스럽다. 정규 앨범을 다시 낼 수 있을 줄 몰랐다. 왕성하게 활동할 땐 당연히 정규앨범을 내는 분위기였지만, 음원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정규를 내는 가수들이 많이 없었다. 오랜 공백 후 정규가 나온다는 게 누군가는 무모하다 할 수 있겠지만 오래 쉰 만큼 하고 싶은 것, 들려주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결정하게 됐다.
◆별에게 정규 앨범이란 어떤 의미인가.
지난해가 데뷔 20주년이었는데, 활동이 저조해서 팬들이나 대중 앞에 20주년이라고 말할 면목이 안 생기더라. 20주년이라 말하려면 정규앨범으로 지난 날을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을 만들 때 타이틀곡에 구색 맞추기 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내 노래를 그리워해준 분들께 전곡 타이틀곡같은 앨범을 드리고 싶었다. 한 곡도 스킵하지 않고 내가 듣고 싶은 노래들만 골라 담아서 열 곡 꽉 채웠다. 빨리 들려드리고 싶다.
◆'오후'를 타이틀곡으로 선택한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곡이 타이틀곡이 되지 않나. 오랜만에 나오는 노래라 나를 기억하는 팬들이 내게 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게 별이다', '별이 돌아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노래라 생각했다. 내부적으로 타이틀곡 의견이 많이 갈렸지만 '별 노래가 왔구나'라는 목적성을 충족시키기엔 이 노래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지 않은 이유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자신이 없었다. 하하. 내가 쓴 곡들은 모두 내 이야기다. 사랑, 이별 얘기가 아니라 나의 지난 날, 예전 시절을 위로하는 이야기다. 타이틀곡 욕심이 안 났던 건 아니지만 책임질 자신은 없었다.
![별 콘셉트 포토 [사진=콴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406b227d911c2.jpg)
◆30대 때 활동이 많지 않았다. 복귀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용기가 부족했다. 현실적으로 난 완벽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정말 완벽해야 용기가 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까 고민 많았다. 아이만 키우는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음악까지 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이 좀 길어졌다.
◆이번 신보에 하하의 노래를 다시 불러 실은 이유가 있나.
이 곡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다. 하하 곡이라서 넣은 건 아니고 이 곡이 너무 좋았다. 남편이 노래 연습할 때 뺏고 싶었을 정도다.
◆데뷔 시절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보컬 스킬 아닐까. '12월 32일'을 낼 때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감정을 모르는 스무 살 애송이 시절이었다. 박진영은 아마 다 알고 부르지 않는 그 느낌을 좋아했던 것 같다. 이번에 앨범 준비하면서도 가사 전달을 잘 하면서 감정 과잉을 배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억지로 슬프게 쥐어짜는 것 없이 쓸데 없는 테크닉을 부리지 않았다. 하루 12시간 씩, 마음에 들 때까지 보컬 녹음을 했다. 녹음 받던 엔지니어가 질릴 대로 질릴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가 보컬 완성도가 가장 높은 앨범인 것 같다.
◆오랜만의 활동,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있겠다.
아이가 생긴 건 축복이지만, 남편이 죄인의 심정으로 많은 곳에서 사과를 하고 다녔더라. 실제로 내 팬들이 하하 SNS에 욕 댓글을 달았다고 해 가엾기도 했다. 그래서 더 불을 일으키면서 시간을 쪼개어 앨범 준비를 했다. 팬들이 앨범을 들으며 그 마음을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엄마와 가수를 병행하는데, 노래 부를 때 감성을 되살리는 것도 쉽지 않았겠다.
그게 제일 힘든 부분이었다. 난 녹음을 하다가도 아이 학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아야 하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엄마로서 챙겨야 하는 게 많다.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게 10년이다. 심지어 난 지금 당장 이별을 할 수 없기에 내 경험에 의존해 노래 하는게 쉽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했다. 아이 낳고 이 나이에 발라드 가수가 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내 상황이라서 노래할 수 있는게 되게 많더라. 이젠 꼭 사랑 노래, 이별 노래 해야 하는것 아니니까.
◆앨범을 만들면서 담은 감성을 보니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른다는 것에 대한 고민', '다시 노래하게 되는 기쁨',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내 옆에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 등이 엿보인다. 지난 30대 시절 겪었던 마음이나 고민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싫지 않나. 앞자리가 바뀔 때 '4'가 되는 게 많이 별로더라. 예전같지 않은 내 모습을 보면서 드는 슬픈 마음이 애잔함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앨범 작업을 할 때 나이 먹는 것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었다. '빛나던 그 시절의 나는 어디 있을까?' 서글퍼지면서도. 나를 바라보는 예쁜 아이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지금을 겪으면서 '나이 먹는 게 나쁘지 않다'는 결론이 나더라. 다시 태어나도 이 삶을 선택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지금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이 담긴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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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그동안 '별의 궤적'을 돌아본다면?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가고 싶은 궤적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20대 때 많은 노래를 불렀더라.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게 좋았고 제일 잘하는 것도 노래였다. 그게 당연한 미래라 생각하며 컸다. 하지만 데뷔한 이후 노래하는 기쁨이 사라졌던 시기가 있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마음이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줘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게 버거워서 한동안 노래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무대에서 멀어졌을 때, 노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찾아오더라. 마마돌을 하던 그 기회가 너무 소중하더라. 다시 기회가 오고 무대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노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지난 궤적 속에서 내 활동들이 있었기에 지금 나와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있지 않나. 그래서 20년차 가수 별이라는 이름이 정말 감사하다. 이 수식어에 미안하지 않게 활동해야 할 것 같다. 30년, 40년 때는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하와도 이번 앨범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나.
하하가 나의 가장 큰 팬이다. 이렇게 날 좋아하는 줄 몰랐다. 모든 곡 처음부터 모니터링 해줬고 타이틀곡 선정 과정에서도 '오후'에 가장 강하게 힘을 실어줬다. 내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좋아하고 부러워해준다. 언젠간 술 마시고 내가 노래하는 영상을 틀어놓고 '와 진짜 잘부른다'고 한 적도 있다. 내 노래를 좋아해줘서 고맙다.
◆이번 앨범에서 별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노래는 무엇일까.
수록곡 '이런 날'이다. 아무도 내게 이런 곡을 안 써줘서 내가 썼다. 스킵하지 않고 쭉 듣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멜로디와 가사가 떠올라서 녹음해서 다시 작업했다. 난 트렌디한 노래가 좋다. 이번 앨범에도 다양한 곡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노래를 들으며 '별 같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
◆재데뷔하는 기분일텐데, 마음가짐이 어떻게 다른지.
음악하는 동안 하지 못했던 걸 더 많이 해서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싶다. 색다른 노래를 했는데도 '너무 좋은데?'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 그걸 증명해내려면 이렇게 많은 음악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별이 엄마, 아내, 가수로서 다 완벽하게 해내는 원동력은?
가족이다. 모든 건 가족의 힘이다. 녹음 하는 기간에는 남편이 술을 줄이고 집에 있어줬고, 지금도 친정 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희생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란 사람이 존재하기까지 이렇게 많은 도움이 있다. 나이 먹으면서 '옛날에 이렇게 겸손한 마음 가질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걸 많이 느낀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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