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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흰머리 소녀팬 떼창"…조용필, 잠실벌에 새긴 55년 가왕의 역사…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왕 조용필이 55년의 세월을 노래했다. '가왕' 조용필을 만들어준 셀 수 없는 히트곡들이 무대를 수놓았고, 영원한 오빠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은 소녀처럼 초롱초롱 빛났다. 조용필과 3만 5천 팬들이 올림픽주경기장에 또 하나의 추억과 역사를 아로새겼다.

조용필이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곳에서 공연을 여는 것은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이후 5년 만이자, 통산 여덟번 째다.

가수 조용필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가수 조용필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시대를 관통하는' 조용필의 공연답게 전연령층의 팬들이 일찌감치 공연장을 찾았다. 자식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관객들, 부부, 동창생들까지 중장년층 관객들이 대거 발걸음을 했다. 이들은 조용필의 얼굴이 새겨진 포토월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공연 전부터 설렘을 드러냈다.

노을이 내려앉은 잠실벌, 조용필이 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 야광봉에서 뿜어내는 불빛이 장관을 연출했다. 하늘 위로 화려한 불꽃놀이와 폭죽이 터지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 '그대여' '못 찾겠다 꾀꼬리'를 부르며 무대로 나왔고, 관객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관객석을 바라보던 조용필은 "전 여러분들과 생을 함께 해왔다"라며 "제 나이 몇인지 아시죠? 55살이다. 아직 괜찮다"고 유쾌한 첫인사를 건넸다. 조용필은 올해로 데뷔 55년을 맞은 가수로, 이를 빗대어 55살이라고 농담을 건네며 시작부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조용필은 "항상 여기서 공연할 때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괜찮다. 있다가 조금 올지도 모른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도 괜찮죠?"라고 물었다. 그는 "저와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고 마음껏 즐기자. 오케이?"를 외쳤고 팬들은 "오케이!"라고 화답했다.

지난해 발매한 '세렝게티처럼'부터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등이 무대를 달궀다. '바람의 노래'에서는 잠시 야광봉 불빛이 꺼지고 온전히 조용필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우며 울림을 선사했다.

가수 조용필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가수 조용필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신곡 '찰나'를 부른 뒤 조용필은 "작년에 몇 년 만에 콘서트를 했다. 저도 연습을 많이 했지만, 떨리고 부푼 가슴을 어찌할지 몰랐다. 그러나 오늘은 여러분들이 환호를 해주니 좋다"고 다시 만난 관객들에 반가움을 표했다. 그는 "콘서트를 할 때마다 '그 곡 들으러 갔는데 왜 안하냐'고 한다. 사정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고 웃었다. 히트곡이 넘쳐나서 항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조용필이라서 가능한 애로사항이었다.

그러면서 전국민의 애창곡이자 조용필을 대표하는 히트곡 '창밖의 여자' '비련',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서울서울서울' 등을 소화했다. 곡이 태어난 년도를 하나하나 새기면서 노래를 불렀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목소리로 떼창했다.

최근 발매한 EP앨범 '로드 투 트웬티-프렐류드 투'에 수록된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무대도 최초로 선보였다. 애니메이션 기법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여전히 트렌디하고 세련된 '현역 가수'임을 증명했다.

공연 중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조용필과 팬들은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꿈' '태양의 눈' '나는 너좋아' '판도라의 상자'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엄선된 히트곡을 1시간 5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쉼 없이 선보였다. 게스트 없이 오롯이 조용필이 가득 채운 시간에, 이제는 희끗희끗해진 흰머리 소녀팬들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환호했고, 떼창했다. 뜨겁고 뭉클한 추억여행이었다.

터져 나온 앵콜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를 부르며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고, 관객석을 향해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 무대 전경.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 무대 전경.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은 6월부터 리모델링에 돌입하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의 마지막 콘서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1984년 개장한 올림픽주경기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린 상징적인 곳이다. 국내외 대형 콘서트의 성지이자 대한민국 모든 가수의 꿈의 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조용필은 반세기 넘게 대중음악계 전설로 자리하며 이 무대와 20년간 인연을 맺었다. 데뷔 50주년 공연까지 총 여섯 번의 콘서트를 개최, 7회차 매진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낸 가수이기도 하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번 공연은 시대와 함께 해온 조용필의 명곡들로 새겨지며 대중문화계 또 하나의 상징성을 갖게 됐다.

조용필 팬들이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조용필 팬들이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사진=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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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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