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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교수가 음원수익 계산·팬은 대표 비난 …피프티피프티 편 역풍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BTS가 세계적인 그룹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들 뒤에서 이름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아이돌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중략)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접하며 알게 된 진실은 멤버들을 둘러싼 어른들 대부분이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을 쌓는 대신 욕망의 계산기를 두드리기에 바빴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 피프티 제작진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전속계약 분쟁 사태의 '진실' 대신 이미 나온 양측의 입장을 재탕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피프티 피프티 그룹의 팬이 "대표가 국민아빠라고 불리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인터뷰하고, 대학교수가 음원수익금을 계산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저희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다"는 멤버들의 자필 편지는 감성팔이의 정점을 찍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 피프티 편 방송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 피프티 편 방송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더기버스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을 파헤친다는 의도로 전파를 탔다.

중소기업 출신인 피프티 피프티가 단기간에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부상한 것을 조명하며, 해외 인기를 뒷받침 하는 현지 팬들의 인터뷰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6월 멤버들이 모든 활동을 중단하며,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알' 측은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전 소속사의 입장을 들었다. 양측의 핵심 주체인 대표들은 각각의 이유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고, 회사 관계자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배후 지목과 정산, '큐피드'의 저작권자 변경 등 정작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는 식이었다.

안 대표의 행적과 의혹을 쫓던 '그알' 제작진은, 안 대표와 함께 일했다는 전직 연예기획사 대표 인터뷰를 만난 것이 그나마 새로운 내용. 피프티 피프티와 유사한 사례를 겪었다는 그는 "전 재산을 투자해 만든 회사가 안씨의 더기버스로 변경됐다"며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 그들의 나이를 봤을 때 선뜻 그런 결정을 단독으로 내렸을까"라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알' 측은 "안 대표가 정말 '큐피드'를 빼앗아 가려고 한 걸까"라며 저작권 변경을 언급한 뒤 "엄청난 히트곡이 될 것이라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피프티 피프티를 뺏어오려는 치밀한 계획이었을까"라고 쟁점에 접근했다. 치과 치료 때문에 인터뷰를 취소한 안 대표를 대신해 소속사 이사가 회사의 인력 구조를 설명하며 "열과 성을 다했던 프로젝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소송이 왜 일어났냐고 묻는 질문에 더기버스 백 모 이사는 "제가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할 수는 없다. 진짜로 제가 무슨 말을 하든 다 와전될 것"이라고 핵심 내용을 피해갔다.

양측의 입장을 파고들던 '그알'은 갑작스럽게 노선을 변경해 '배신돌'로 낙인 찍힌 피프티 피프티의 입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는 내부 관계자는 "몇 년이고 지하에서 연습하던 것 뿐이다. 춤이랑 노래밖에 모르는 애들"이라며 "(소속사 대표와 안씨가) 이 노래가 갑자기 잘되자 나도 돈 한 번 벌어보자로 보인다"라고 했다. 심지어 피프티 피프티 팬은 인터뷰를 통해 "소속사 대표가 국민 아빠로 불리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다. 데뷔를 하고 나서 마케팅을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편파적이다'고 충분히 느낄 만한 부분이었다.

일방적 시선에서 바라볼 수 없는 내부 관계자나 팬이 아니라, 오히려 K팝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피프티 피프티를 둘러싼 정산 문제를 다루며, K팝과 아이돌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가진 전문가가 아닌, 한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온라인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음원수익금을 계산했다. 음원 수익의 복잡한 구조를 무시한 채 산술적 접근을 한 것. 이들은 국내 음원유통사 수익금을 바탕으로 해외 음원사이트 수익을 대략적으로 추산을 했다며 "미국 시장 내 예상 음원 수익이 55~65억원이다"라고 불분명한 숫자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멤버들이 소속사에 갚아야 할 직접비 30억원은 음원수익으로 다 회수했을 것 같은데, 왜 정산이 안됐는지 물음표를 던진 것.

또한 가족들의 인터뷰와 멤버들의 자필편지를 다루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에서 벗어나 '감성팔이'로 흘러갔다.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 피프티 편 방송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가족이 제작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가족은 인터뷰에서 "소속사 대표는 공포의 대상" " 같은 분" "말씀은 돌아오라 하는데 모든 여론을 이렇게 만들고 모든 사람들이 옥죄고 돌아오라고 한다. 그게 더 무서웠다"고 호소했고, "소속사에 CCTV도 있었고 숙소에 감시와 통제가 너무 심했다"고 일방적 주장을 했다.

전홍준 대표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전종한 소속사 어트랙트 콘텐츠 팀장은 "더기버스를 공격만 해도 피프티 피프티가 계속 욕을 먹고 상처를 입고 그런 상황이 지속되니까, '그알'에 인터뷰를 하고 그런 감정이나 소회에 대해 말씀을 하는 부분도 걱정이 된다"고 인터뷰 거절 이유를 대신 전했다.

방송의 마지막은 피프티 피프티가 제작진에 보낸 자필 편지가 장식했다. 그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무대를 꿈꾸는 공통된 목표를 만나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오래 만나고 싶었다"라며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루머로 지치고 힘든게 사실이지만, 꿋꿋이 버텨내리라 다짐한다. 저희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제작진에 고마워했했다.

'그알' 제작진은 "어른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접하며 알게 된 진실은 멤버들을 둘러싼 어른들 대부분이 존중을 쌓는 대신 욕망의 계산기를 두드리기에 바빴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프로그램의 진행자 김상중은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언젠가 더 성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기를, 그 누구의 욕망도 강요도 아닌 그들의 진짜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기대해본다"라고 피프티 피프티를 응원하며 프로그램을 마무리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양측의 진실공방을 다루겠다고 했지만 후속 취재 없이 기존 입장의 짜깁기에 불과했고, 결국 알맹이 없는 '수박 겉핧기'로 끝났다. 제작진의 편파 논란, 감성팔이는 되려 시청자들에 역풍을 맞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경영학 교수가 음원 전문가도 아니고 뭘 아는 건가' '팩트 제시보다는 추측성과 주관적 의견 방영이 많다' '대표가 무섭고 압박한다는 데 실체가 없다' '정산 내용 너무 허술해서 웃음 나올 뻔' 등 시청자들의 불만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방송 직후부터 20일 오전 현재까지도 게시판이 마비가 될 정도로, '그알' 피프티 피프티 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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