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팝재즈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13일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으로 돌아온다. 전체 프로듀싱 및 전곡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한 이번 앨범을 통해 이진아는 '도시'라는 이 세계의 내면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이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속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이진아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 발매 기념 인터뷰를 통해 이번 컴백 소감 및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더블 타이틀곡 'Mystery Village', '도시의 건물'을 통해 전하는 이진아만의 따뜻한 위로는 덤이다. 아래는 이진아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진아 정규 앨범 '도시의 속마음' 콘셉트 포토 [사진=안테나]](https://image.inews24.com/v1/97d98ee8c86e83.jpg)
◇5년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5년 만에 정규앨범 낼 수 있게 돼 기쁘고 설렌다. 12곡이나 청취자 분들께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기대되고 조금 걱정도 된다.
◇왜 걱정이 되나.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까 두려움도 있고 생각보다 안 좋아해주시면 어쩌나 싶다. 그래도 기대되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있는 것 같다.
◇어제 음감회 분위기는 어땠나.
뮤직비디오 두 편을 보여드리고 12곡을 1분 정도 들려드렸다. 되게 좋아해주시고 1분 밖에 못 들어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오신 분들은 다 좋아해주신 것 같다.
◇이번 앨범 주제를 '도시'로 정한 이유는?
특별히 '도시'를 생각하고 만든 노래들은 아니지만 한 곡 한 곡 만든 걸 놓고 보니 생각보다 도시에 관련한 제목과 내용이 많더라. 그래서 '도시의 속마음'이라 제목을 지으면 연결이 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도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지내서 주제를 그렇게 잡게 된 것 같다. 산책을 하며 본 건물, 도시, 불빛에서 영감을 많이 받게 됐다. 앨범에서 비춰지는 감정들이 슬픈 편인데, 도시의 슬픔을 얘기하고 싶었다.
![이진아 정규 앨범 '도시의 속마음' 콘셉트 포토 [사진=안테나]](https://image.inews24.com/v1/89c10a60bcf5f7.jpg)
◇'미스터리 빌리지', '도시의 건물'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이유는?
'도시의 건물'은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을 보며 일기처럼 솔직하고 투명한 느낌으로 만든 노래다. 요즘 건물들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나는 작은데 건물들은 되게 크지 않나. 그걸 사람이 만들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이걸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미스터리 빌리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꾸며서 영화스럽게 만들어 본 곡이다. 우리가 화면이나 핸드폰을 접하는데 그런 것의 안 좋은 점을 조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사에서 '신비로운 거울'은 핸드폰을, '눈을 떠'라는 가사는 세상의 안 좋은 선입견에 휘둘리지 말자는 메시지를 의미한다. 정규 앨범이다보니 한 곡만 타이틀 하기엔 아까워서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했다. 현실 속 도시, 상상 속 도시로 나눠 타이틀곡을 선정했다.
◇이효리 이상순이 수록곡 '말'에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작업한 노래가 '말'이다. 혼자 하려던 노래였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운전하며 집에 가다가 '이효리 선배님이 노래를 불러주면 어떨까' 막연히 상상했다. '어떻게 하겠어. 말도 안 돼' 생각했는데 내가 SNS에 올린 연주 영상에 이효리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래'라며 댓글을 남겨주셨더라. 그 때 운명이다 생각했다. 그래서 피처링을 부탁드리는 긴 문자를 했다. 그랬더니 '말'이라는 주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던 주제라며 감사히 흔쾌히 받아들여주셨다. 바로 그 주에 제주도 가서 녹음을 받아 왔다.
◇이효리 이상순이 안테나에 들어오면서 친분이 쌓인 건가.
안테나에 들어오셔서 그런 것도 맞고, 그 전에 이상순의 노래 '안부를 묻지 않아도' 편곡을 하면서 이상순을 처음 봤다.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제주도에서 찍을 때 이효리가 벼룩시장을 한다길래 맞아떨어져서 놀러갔었다. 최근에 만난 분이라 피처링 생각이 들었다. 이효리는 따뜻한 분이다. 이효리 이상순 님이 함께 말하듯이 부르면 내가 부르는 것보다 더 듣는 분들에게 와닿을 거라 생각했다.
![이진아 정규 앨범 '도시의 속마음' 콘셉트 포토 [사진=안테나]](https://image.inews24.com/v1/aedb941978cf03.jpg)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창작된 트랙'이라는 앨범 설명이 인상적이다. 혹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형식이 있다면?
보통의 곡들은 짜여진 틀이 있지 않나. 그걸 굳이 따라가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길로 가는 구석이 있다. 그런 재미 요소도 들어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여행의 끝에서'라는 노래는 코드 진행이 마치 여행에서 혼자 새로운 길을 찾듯이 코드 여행할 때 예상 가능한 길 아닌 다른 길로 간다는 느낌이 든다. '마이 홀 뉴 월드'에서도 속마음처럼 숨겨놓은 비밀이 있다. 결혼 후 모든 걸 가진 듯 행복한 느낌이었는데, 이런 기분을 음악으로 만들면서, 이 사람으로 인해 나 자신을 잃을까봐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속마음처럼 숨겨놨다.
◇결혼이 음악에 미친 영향이 있었나.
그런 주제로 곡 쓸 수 있다는 게 달라졌다. 또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것들을 다독여줄 수 있는 상대가 생긴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밤 새는 걸 못하는데 음악작업 하다 보면 밤 새야 하는 일들이 있다. 남편은 밤에 작업을 많이 해서 결혼하기 전보다 내가 더 늦게까지 작업하게 됐다. 그게 장점 같다.
◇이 트랙에 이 가수와 함께 하고 싶다는 걸 상상하며 노래를 만드는 편인가.
피처링을 넣은 건 10년차가 되면서 곡을 많이 쓰고 발매도 했는데 사실 나는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노래가 아닌 피아노가 먼저였던 사람인데 곡이 써지니까 기록을 남기자 하고 시작한 게 1집이었다. 하지만 활동 하다보니 노래의 기쁨이 생겼다. 그러면서도 모든 곡이 내 목소리로 채워지는 것보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도 같이 들어가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나와 목소리의 결이 맞는 분들로 골랐다. 그래서 노래 불러주시는 분들은 다 여자 분이고 목소리 톤이 연결돼 있는 지점도 있다.
![이진아 정규 앨범 '도시의 속마음' 콘셉트 포토 [사진=안테나]](https://image.inews24.com/v1/06a57da84af8ea.jpg)
◇중요한 것을 잃고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 이진아가 생각하는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 나는 사랑이 키포인트같다. 또 자연스러움. 자연스러움이 내겐 중요한 포인트다. 억지로 하는 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앨범을 만들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이번 앨범 만들었을 때 내 안에서 나오는 걸 풀어내자 생각했다.
◇슬럼프가 언제였나.
작년까지만 해도 나 자신을 푸시하면서 '더 잘해야 해!' 하면서 압박감이나 부담감을 가지고 작업했다. '왜 이렇게 잠을 잤니, 노니? 연습해야지!' 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갔다오며 여유가 생기고, 나의 이런 놀고 싶은 마음 자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완벽하지 않은 건 당연한거니 받아주자 하는 마음으로.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
50일 정도 뉴욕 여행을 다녀왔는데 재즈 공연을 매일 매일 봤다.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렇게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걸 잊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순수함을 되찾고 오는 계기가 됐다. 여행 내내 많이 쉬었고 곡도 쓰면서도 비워진 시간을 보내니 채우고 싶어지더라. 이제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슬럼프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나는 그 극복이 빠른 편이다.
![이진아 정규 앨범 '도시의 속마음' 콘셉트 포토 [사진=안테나]](https://image.inews24.com/v1/5a005811689052.jpg)
◇앨범 만족도는?
나는 너무 좋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나를 자책하는 시선으로 보면 부족한 게 보이긴 하지만 칭찬하는 시선으로 보면 너무 잘 했다는 생각도 든다.
◇데뷔 10년을 맞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면?
옛날 일기장을 봤는데 나의 생각 방식이 안 바뀐 것 같더라. '열심히 해야지, 왜 못해' 자책하는 것도 똑같고, 결심한 걸 못하는 것도 똑같다. 그럼에도 잘 살아온 것 같다고 칭찬하고 토닥토닥하고 싶다. 부담을 내려놓고 선물처럼 살고 싶다. 우리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니까.
◇리스너에게 어떤 평을 듣고 싶나.
내 얘기 같다, 그림이 그려진다, 눈물이 난다, 뭔가 내가 느끼는 걸 그 분들이 같이 느껴줬으면 한다. 단순하게는 기분 좋고 힘이 난다는 말도 좋을 것 같다.
◇'도시의 속마음' 속 '도시'는 어디인가. 서울 한 동네를 꼽자면?
타이틀곡 '도시의 건물' 한정으로는 여의도를 상상하면서 지었다. 앨범의 '도시'는 하나만 정하기엔 너무 아쉽다. 각자 살고 있는, 생각하고 경험하고 있는 그 도시를 꼽는다. 나는 홍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홍대로 하겠다.
◇올해 활동 계획 및 목표는?
올해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단독 공연을 잘 하고 싶다. 일단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는게 올해 큰 목표였어서 이거 하고 나면 조금 놀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앨범 내느라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열심히 일해야 한다. 드라마, 영화 음악, 가요도 만들고 광고 음악이나 많은 것 환영하고 있다.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