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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부지런한 사람 로망" 신혜선, 연기로 얻은 즐거움·대리만족


(인터뷰)배우 신혜선, 영화 '타겟' 중고거래 피해자 수현 役 열연
"스릴러·공포 장르 좋아해, 대리만족 하고 싶었다" '타겟' 출연 이유
"큰 취미 없고 부지런해질 그릇 아냐, 연기 통해 대리만족·시청자와 감정 공유 즐거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장르 불문 다양한 드라마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 온 신혜선이 3년 만에 '타겟'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자백'과 '도굴'에 이은 세 번째 주연 영화다. 스스로는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30대 여자 배우 중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혜선이다. 그는 '타겟'에 이어 영화 '용감한 시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촬영도 병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tvN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캐스팅에서도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신혜선은 연기가 주는 큰 재미, 그리고 보상심리로 50년은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달 개봉된 '타겟'(감독 박희곤)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신혜선 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로, '중고나라 사기꾼 그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놈' 일당은 6년간 중고거래 사기로 5000여 명의 피해자에게 무려 49억 원을 가로채는 사기 행각을 벌였고, 자신들을 추적하며 피해 사실을 신고한 이들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보복성 가해를 저질렀다.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이 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안긴 '타겟'은 신혜선의 열연 덕분에 현실 공포가 더욱 극대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변신한 신혜선은 일상이 뒤틀리는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수현이 느낄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며 러닝타임 101분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다음은 신혜선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도굴' 후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소감이 어떤가.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났는지 몰랐다. 체감을 못 하고 있었다. 그래서 '드디어 나온다'도 아니고 엊그제 찍은 느낌이기도 하고 '나올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스릴러 장르를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고 공포도 좋아한다. 하지만 겁이 많아서 결과를 알고 봐야 하는 스타일이다. 모르고 보면 심장이 두근거려서 볼 수가 없더라. 그래서 결과를 내가 아니까, 대리만족하는 것처럼 해보고 싶었다. 제가 스릴러를 봤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고 결과를 알고 싶어 하니까 보는 사람에게 그걸 느끼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스릴러의 매력은 역시나 긴장감인데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긴장감을 주는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

- 박희곤 감독이 '만장일치 캐스팅'이라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런 것 같나.

"만장일치라고 해주신 건 제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씀 같았다. 그래서 감사하고 기분 좋았다. 저는 제가 선택받은 이유에 대해선 모른다. 그저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스릴러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지금까지 제가 해온 작품은 캐릭터성이 확실했다. 그것에 비해 수현은 무색무취에 가까웠다. 그런 점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 수현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평범한 캐릭터 자체로 표현하고 싶었다. 색깔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수현이만의 색깔과 향기가 있지만, 저희 영화 자체가 캐릭터 성향이나 능력으로 끌고 가는 드라마가 아니다. 현실 밀착이라고 하는데, 평범한 내가 타겟이 될 수 있다고 했을 때 장르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 보니 큰 색깔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주해있거나 겁쟁이는 아니라 범인과 대적하고 행동하는 친구지만, 보여주고 싶었던 건 평범한 친구였다. 영웅적이고 정의로운 친구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수현인 저랑 비교했을 때 특별하고 용감한 친구더라."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 집에서 계속 지낸다거나 하는 수현의 행동이 좀 답답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답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영화 속 이야기가 장기간이 아니다. 타겟이 되어서 괴롭힘의 정도가 세지는 기간이 길지 않았다. 진짜라고 생각해봤을 때, 저도 잘은 모르지만 그런 큰일을 당했을 때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당장 집을 옮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초대남이 오고 난 후 비번은 바꾼다. 수현의 입장에선 힘들긴 하지만, 아직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그리고 사생활 침해가 되어 무섭기는 하지만 밖이 더 무서울 거다. 범죄자는 비번도 뚫는 사람이지 않나. 집은 문고리를 걸어둬서 들어오진 못했다. 그렇게 버틸 수 있는 정도였는데 시체를 보고 나선 마지노선을 넘어버린 거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안이 가장 안전하고 내 마음이 평온할 수 있는 장소였을 거다. 나중에 카메라 설치를 알게 되고 패닉이 온 거다."

- 후반부에는 직접 액션 연기를 했는데 힘들진 않았나.

"액션이라고 표현하기 그렇다. 몸부림을 쳤다 정도로 생각한다.(웃음) 사전에 합을 짠 것도 없고, 김성균 선배님과 '그놈' 배우님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놈' 배우님이 저를 괴롭혀야 하니까 조심스러워 하셨다."

- 연기할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쓴 장면은?

"사기를 당한 후 범인을 찾았을 때다. '딱 걸렸어'라고 한 후 범인과 말싸움을 하는데 제일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많았다. 수현이에게 '가만있는 범인을 왜 건드리나'라며 선을 넘었다고 볼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저는 수현이가 피해를 본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설사 수현이가 그 사람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해도 타겟으로 잡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한 거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촬영했다."

- 일상적인 공포 중 가장 크게 공감한 지점은?

"나갔다 왔는데 수현이 욕실에 물기가 있다. 그 장면이 소름 돋았다. 혼자 사는데 집에 올려둔 컵이 없어지면 얼마나 놀랍겠나. 저는 혼자 살지 않지만, 촬영을 나갔을 때 숙소 청소가 없는 줄 알았는데 돌아왔더니 청소가 되어 있다면 소름이 돋는다. 너무너무 무서웠던 경험이 있다. 제일 편안한 공간인 집 화장실에 누군가가 왔다 갔다는 건 훨씬 더 무서울 것 같다. 누가 찾아오는 것도 무서웠지만, 그때까진 침범은 못 했었다. 하지만 이 순간을 기점으로 공포가 극대화됐다."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 실제로 잘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사생활 침해에 따른 공포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

"저는 아직 느껴본 적이 없다. 예를 들어 마스크, 모자를 쓰는 경우는 있지만 일상에서 누군가가 나를 알고 있어서 불편한 공포감은 없었다. 일적으로 노출되는 건 상관없지만, 만약 나의 사적인 정보가 털리면 무서울 것 같다. 장난 전화가 온 적은 없는데, 얼마 전 보이스피싱 문자가 오긴 했다. 그런데 아빠도 스태프도 그 문자를 받았다고 하더라."

- 영화를 찍고 나서 변화된 일상이 있나.

"그런 건 없다. 평상시에도 겁이 많아서 문단속에 신경을 많이 쓴다. 지문도 잘 닦는다. 집이 대가족이라 강아지까지, 7명의 생명체가 있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덜한데 벨소리가 울린다거나 하면 무서움이 생기기도 한다. 요즘 특히 흉흉한 일이 많아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더라."

- 예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어느 정도 채워졌나.

"밑 빠진 독인지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너무 쉬었다. 20대 중반, 데뷔하기 전까지 나태하게 살았다. 25년 그랬으니 두 배 정도인 50년은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70대까지 하고 싶다."

- 정말 데뷔 후 쉼 없이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지금까지 판타지물을 많이 했고, 역할에 따라 다양한 것을 도전해야 했다 보니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제가 잘 해내면 감사하다고 하겠는데 늘 발만 넣고 있는 것 같다. 쉽게 생각했을 때 '더 안 쉬어도 돼'라는 보상심리가 나온 건데, 하고 싶은 역할도 많고 아직 안 해본 것도 많다. 저는 사실 큰 취미가 없다. 쉴 때도 하는 일이 없어서 인생이 재미있다는 느낌을 안 받는다. 스펙터클하지 않고 늘 똑같다. 그래서 대리만족하는 것처럼 촬영할 때는 바쁘게 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즐겁다. 저는 부지런하고 취미도 많은 사람에 대한 로망이 있다. 꿈꿔온 미래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이불 정리나 설거지도 바로바로 하고 계획적으로 알차게 공부하고 목공 같은 취미도 하는, 잘하는 것도 많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그걸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작품을 하면서 맛만 보는 거지만,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배우 신혜선이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 그렇다면 신혜선에게 연기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 연기의 재미는 무엇인가.

"복합적이다.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지금 이렇게 계속해나가는 원천을 한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매체의 시작은 글이다.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서 실사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시청자가 보게 된다. 시청자는 대본을 못 봤기 때문에 제가 그걸 잘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본을 보고 '잘 전달하고 싶다', 연기를 했을 때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걸 봐주시는 분들이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또 감정선이 뭔지 캐치하고 공감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 그런 경험을 계속 하고 싶은 것 같다. 떨어져 있지만 같이 글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

- 영화는 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목표가 있나?

"드라마와 영화 안 따지고 다양하게 하고 싶다. 영화 크기도 상관없다. 저는 제가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서는 하고 싶은 것을 다양하게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캐릭터로, 영화는 장르적인 도전을 해봐야겠다 싶다."

-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해보고 싶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데 잘 못 본다. 보고 나면 잠을 못 잔다. 자다가 악몽을 꾸다 보니 너무 무섭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하고 싶다. 가장 무서웠던 영화 넘버원은 '기담'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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