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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화란' 송중기 "좋은 어른의 조건은 책임감, 틀리면 혼나면 돼"


(인터뷰)배우 송중기, 영화 '화란' 중간 보스 치건 役 강렬 변신
"어두운 정서 영화 하고 싶을 때 찾아온 '화란', 후배들과 연기 재미있어"
"홍사빈 중심의 영화, 주객 전도 될까봐 염려하며 힘 빼려고 노력"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송중기가 '화란'으로 강렬하게 돌아왔다. '꽃미남'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웃음기를 싹 지워낸 고단한 얼굴로 스크린을 꽉 채운다. 자신이 원했던 어두운 분위기, 즉 누아르 장르를 하기 위해, 그리고 작품성을 위해 노 개런티를 자처한 송중기다. 그렇기에 더욱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고, 신인 감독, 신인 배우들과 함께 새로운 작업을 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 '좋은 어른'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자신보다 후배를 더 돋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힘을 빼려 노력했다는 송중기에게선 이전 보다 훨씬 깊어진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났다.

오는 10월 11일 개봉되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제 76회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공개되며 언론과 평단의 열띤 호평 세례를 받은 바 있다. 신예 홍사빈을 비롯해 송중기, 김형서(비비)가 강렬한 열연과 신선한 앙상블로 극을 꽉 채운다. 송중기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을 맡아 지금껏 본 적 없는 강렬한 연기 변신에 나섰다. 생기 하나 없이 도구처럼 살아가는 치건을 유연하게 연기해낸 그다.

올해 결혼과 득남으로 어느새 '아빠'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 송중기는 25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화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강렬한 변신을 위한 노력, 후배 홍사빈, 김형서와의 호흡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 '화란'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제가 부족하긴 하지만, 많은 분이 제안을 주시고 결정을 내릴 때 그 당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영향을 미친다. 제안받은 대본이 다 비슷비슷해서 심심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찰나에 '화란'을 봤다. 상업 영화의 공식을 따르는 영화가 아니기도 하고, 그 장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때가 잘 맞았다. 누아르라는 영화적인 용어가 조직 폭력배, 건달, 깡패 등 작은 개념으로만 쓰이더라. 그래서 '송중기가 건달 영화를 하고 싶었구나'라고 보시는 분도 있다. 저는 '화란'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고, 그저 어두운 정서의 영화를 하고 싶었다."

- 그렇다면 '화란'을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했나.

"언론 시사회 때 '청소년 드라마'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감사하고 공감이 됐다. 저 또한 그 생각을 했다. 영화가 꼭 메시지를 가져가야 하는 건 아니고, 메시지가 세진다고 해서 매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 어른들이 똑바로 살아야 아이들을 좋은 곳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게 제일 좋았다. 치건은 성장하다가 멈춘, 어른이지만 어른이지 않은 캐릭터다. 끝까지 연규를 이끌지 못하고 비겁하게 떠났다고 표현을 한건데 영화적으로는 그게 제일 재미있었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화란' 송중기가 중간 보스 치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작품에 물고기의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치건이 낚시 바늘에 걸렸다는 얘기도 하지 않나.

"감독님께서 '물고기가 찌에 걸린 이미지를 끝까지 그려내고 싶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김종수 선배님이 연기한 큰형님이 호수에서 치건을 낚싯대로 건져 올린 분이다. 치건은 큰 형님이 걸어놓은 찌에서 못 벗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규는 '명완시'에 갇혀 있다는 거로 표현이 됐다. 전체적인 이미지가 물고기이기 때문에 사빈 씨와 '홍보를 할 때 낚시 TV나 월간낚시에 나가야 하나'라는 말도 했다. 치건이 남의 일처럼 얘기하는 저수지 장면도 원래 촬영 장소는 실내였다. 오토바이를 만지면서 하는 대사인데, '그 신은 저수지에 가서 찍어야 할 것 같다'라고 역으로 제안했다. 제작비가 없다 보니 이틀 전에 급히 헌팅하고 찾아서 찍었다. 그런 정서가 흘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이 감사하게도 받아주셨다."

- 귀나 등의 상처도 그렇고 외형적인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어떻게 준비를 했나.

"치건이가 나오는 신이 많이 없다 보니 등의 상처는 치건이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치였다. 또 치건이는 귀에, 연규는 눈에 상처가 있다. 가정폭력, 학대를 상징한다. 연규와 마주 보고 앉았을 때 가정폭력을 당한 두 캐릭터가 보이게끔 방향을 맞췄다. 그래서 치건인 오른쪽 귀, 연규는 왼쪽 눈이다. 그런 것을 신경 썼다. 불친절한 영화고 대사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외적으로 상징적으로 보이게끔 신경 썼고, 관객들이 그걸 알아차리면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 통각이 느껴지는 장면이 많았는데, 홍사빈 배우와의 액션에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했나.

"혼자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사빈 씨는 처음 영화로 인사를 하는 친구고 제가 인지도가 더 있으므로, 연규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는 염려가 있었다. 사빈 씨가 액션을 하면 리액션을 하자는 혼자만의 생각이 컸다. 이 친구가 정서를 다 끌고 가야 하는 데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 힘을 빼고 뭘 하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라 욕심이 있어서 바보같이 계속 뭔가를 하려고 해서 쉽지는 않았다. 제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시도를 해야 했다. 그게 맞고 틀린 지는 영화가 개봉된 후 피드백을 받아야 알겠지만, 틀린 선택을 했다면 혼나면 되니까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 홍사빈, 김형서 두 배우 모두 신인인데 캐스팅이 됐을 때 어땠나.

"저는 캐스팅 관여를 전혀 하지 않았다. 형서 씨가 캐스팅됐다고 들었을 때 심각하게 신선했다. 형서 씨 본인 색깔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기뻤다. 사빈 씨 같은 경우엔 황정민 형님네 회사에 있는 친구인데, 오디션 합격 얘기를 듣고 선배님이 '잘 부탁한다'라고 전화를 하셨다. 정민 형님의 전화로 빨리 정이 들긴 했던 것이 있다."

- 두 배우를 통해 초심을 되새긴 적도 있나?

"초심이라고 하면 거창한 것 같긴 하지만 그런 경우도 있었고 많이 재미있었다. 배우 사이에 선후배는 중요한 것이 아닌데, 아무래도 후배들이기 때문에 제가 더 편했던 것 같다. 반대로 그들은 더 불편했으려나?(웃음) 허물없이 서로 이것저것 다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도움을 받았다. 가끔은 나도 생각했던 것이 있는데 실례가 될까 봐 공유를 못 할 때가 있다. 관계성 때문에도 그렇고. 그런데 이번에는 허물없이 딥하게 얘기를 나눴다."

- 액션 후 홍사빈 배우를 안아줬다고 하는 건 어떤 상황이었나.

"합을 맞춰서 때리는 척해야 하는데 진짜 때렸다. 그래서 안아줬다. 이 친구도 '진짜 때려달라'고 하더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액션을 거의 처음 하다 보니 그럴 때 자칫하면 다칠 때가 있어서 릴렉스 시키려고 했던 거다."

- 치건도 연규에게 좋은 멘토이자 어른이 되어주지 못한다. 송중기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징적인 얘기인데, 좋은 어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 또한 그럴 수 있다. 좋은 어른의 조선은 여러 개 있겠지만, 책임감이 큰 사람이 맞는 것 같다. 좋은 어른이라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비겁한 어른들이 많지 않나. 사회적인 위치가 올라갈수록 더더욱 비겁한 사람이 많다. 그래서 치건이가 비겁하다는 표현을 쓴 거다. 저는 대본을 보고 그 지점을 느꼈다. 어른이 아이를 잘 이끌어야 하는데 치건이는 실제 나이도 그렇고 다 자라지 못했다. 영화적으로는 그것이 미묘하게 매력 있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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