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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이학주 "연준 측은했다…이다인 안아주지 못해 미안"


드라마 '연인' 연준 역 열연 "욕받이? 그 시대의 조선 담은 인물"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은애(이다인 분)에게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아요. 안아줘야 했는데, 미안한 마음입니다."

'오랑캐에게 욕을 당했다' 고백하는 연인을 '안아준' 남자. 그리고 그 고백이 괴로워 연인을 멀리 했던 남자가 있다. 이학주는 후자였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욕받이'도 됐다. 혼란의 시대에 살았던 그 남자가, 이학주는 안쓰럽고 측은했다.

막내린 MBC 금토드라마 '연인'에 출연한 이학주는 최근 서울 마포구 SM C&C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연인' 이학주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M C&C]
'연인' 이학주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M C&C]

이학주는 "너무 촬영을 하면서 정이 들었고, 아쉽기도 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의미가 깊은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이학주는 성균관 유생이자 군자의 도를 다 하기 위해 올곧은 의지를 이어간 연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남궁민이 연기한 장현과 대조적인 인물이다. '군자의 표본'인 그는 병자호란이 발발했을 때 임금을 향해 뜨거운 충심을 보여주고, 장현은 백성을 먼저 챙긴다. 장현이 청나라에서 속환되는 조선 포로들을 구할 때, 그는 이장현 뒤에 청나라가 있었다며 배신감에 분노했다. '연인'을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 장현이 상처 입은 길채(안은진 분)를 따스하게 감싸줄 때, 그는 연인의 아픔보다 '정절'을 우선시 했다. 이같은 연준의 캐릭터 때문에 '악역 아닌 악역'으로 낙인 찍혔다.

장현과 길채의 로맨스에 방해꾼이었던 량음과 종사관, 그리고 연준이 '욕받이 3대장'이라는 우스개 소리에 "제가 이겼나요"라며 "연준을 엄청 좋아할 거라곤 생각을 안했다. 연준은 그런 조선을 보여주고 싶었던 인물이었다"고 했다.

"연준이 의도하지 않게 세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인물이에요. 실현 시키고 싶은 이상이 사실은 허상이었다고 느끼게 되는 그 점이 안타까웠고, 나중에는 측은하게 느껴졌어요."

극 초반 올곧은 선비로 그려졌던 연준의 캐릭터 변화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캐릭터 붕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지만 그는 "'붕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당시의 시대 안에서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 안쓰러우면서도, 캐릭터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지 않고 연기하려 했다.

'연인' 이학주 스틸, [사진=MBC]
'연인' 이학주 스틸, [사진=MBC]

"항상 여인은 절개를 지키고 남자는 충심을 지키고 그런 말을 항상 하던 친구여서 붕괴했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자기의 이상을 버리지 못하니까 더 안쓰러웠달까, 마음은 누구보다 은애를 좋아하는데 오랑캐로 인해 그 사이를 벌려놓은 것이 너무 슬픈 거죠. 능군리에서 배운 것들이 있으니까."

"이 사람에 대해 판단하면, 바보 같은 면이 보일 수도 있어요. 연준이라는 캐릭터가 나의 이상을 실현시키려고만 하니깐 분별력이 없을 수도 있고요. (연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은 그럴 수 있어요. 그 시대 안에 있으면 그런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기엔 어렵지 않을까요."

이학주에게 '연인'은 첫 사극 도전이다.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연준으로 살았다. 예쁜 길채마저도 연모하는 능군리의 꽃선비의 모습도, 말을 타고 장현을 쫓는 거친 모습도 있다. 한 캐릭터 안에서 다채로운 면모를 연기해야 했다.

"길채와 은애가 능군리의 연준을 좋아했던 건 참선비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더 강직하고 우직한 모습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살을 많이 뺐어요. 파트2에 와서는 오히려 더 찌웠어요. 촬영이 힘들어지면서 덜 먹게 되니까 살이 빠진 것도 있었는데 인상이 날카로워져서. 너무 말라가는 것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인' 이학주 스틸, [사진=MBC]
'연인' 이학주 스틸, [사진=MBC]

이학주는 "'미스터 션샤인'에 잠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사극이 거의 처음이다"라며 "사극 말투도 힘들었고, 대사도 빡빡하게 외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극의 매력은 있었다. 이학주는 "현대물보다 감정이 세고 상황도 세다. 평소 가보지 못했던 곳도 많이 갔다. 사극을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연인'은 최고 12%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인기를 체감했냐고묻자 이학주는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밥 버러지' 신을 보곤 너무 좋았다고 전화를 주셨더라"고 했다.

'연인'은 벌써부터 연말 시상식을 독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학주는 "저는 베스트커플상을 받으면 장철(문성근 분) 선생님과 받지 않을까"라며 "은애에게 잘못한 일이 너무 많다. 은애에게 공로상을 줬으면 줬지, 베스트커플상은"이라며 웃었다. 그는 "안아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 잘못된 것을 마지막에 깨달아서 다행이다"고 뒤늦은 사과 인사를 전했다.

이학주는 드라마와 달리, 현실에선 살갑고 다정한 파트너였다. 그는 "(이)다인이가 너무 잘했다"라며 "다인이가 슬픈 연기를 잘하는데 같이 느끼게 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이다인과의 로맨스 연기에 대한 아내의 반응을 묻자 "아내는 질투하지 않았다. 집에선 더 세게 안아주니깐"라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내기도.

'연인' 이학주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M C&C]
'연인' 이학주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M C&C]

2012년 단편영화로 데뷔한 이학주는 어느덧 12년차 배우가 됐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미스터 션샤인', '멜로가 체질', '부부의 세계', '마이 네임' 영화 '나를 기억해', '협상', '싱크홀', '헤어질 결심', 등 수많은 작품을 촬영해왔다.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다작 배우다. 올해는 디즈니+ '형사록' 시즌1,2와 '연인' 파트1,2까지 그야말로 '열일' 했다.

이학주는 "올해도 11개월이나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작품이 너무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올 한해를 잘 보낼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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