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1975년 MBC 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해숙은 배우 생활만 49년 차가 된 베테랑 배우다.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리고 올해 나이 67세임에도 '강남순'에선 정보석과 로맨스 호흡을 맞추고 액션까지 소화하며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뽐냈다. 여전히 새로운 캐릭터에 마음이 동하고, 매 작품에 임할 때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고 한다. 이런 김해숙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조직의 여자 보스. 그리고 액션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12월 6일 개봉되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다.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와 딸이 보내는 3일간의 특별한 휴가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힐링을 선사한다.
![배우 김해숙이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eeb15bb6cf326b.jpg)
'국민 엄마' 김해숙은 엄마 복자 역을 맡아 딸 진주 역 신민아와 모녀 호흡을 맞추며 가슴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또 가이드 역 강기영과는 코믹 케미로 극적 재미를 끌어올렸다.
올해 '3일의 휴가' 개봉은 물론이고 올해 SBS '악귀', JTBC '힘쎈여자 강남순'에 이어 SBS '마이 데몬', 넷플릭스 '경성크리처'까지 무려 5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게 된 김해숙이다. 지치지 않는 연기 열정으로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김해숙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3일의 휴가'에 대한 애정과 배우로서의 목표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 올해 '악귀', '힘쎈여자 강남순', '3일의 휴가' 등 전혀 다른 색깔의 엄마를 소화해왔는데, 그렇게 늘 다른 얼굴을 그려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또 캐릭터를 한정 짓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런 선택을 하는 전략이 있는 건지도 궁금하다.
"나이가 들었지만 배우이다 보니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 열정이 있다. 운 좋게 다양한 역할이 들어왔다. 연기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가 현장에 있을 때고 행복하다. 그 시간을 오래 지키고 싶다. 그러려면 저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하우보다는 전작의 저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도 사람이라 변신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마는 비슷한 역할이라도 같지 않도록 노력한다. 외형도 중요해서 캐릭터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한다. 그것이 완성되면 성격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어렵더라. '악귀' 같은 경우 특수분장을 했다. 되도록 제 모습이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나이에도 열심히 일해서 이런 시간이 온다는 것이 복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 올해 작품 속 인물이 다 달랐다. 특히 '강남순'은 높은 인기를 얻으며 종영이 됐는데,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소감도 궁금하다.
"저도 깜짝 놀랐다. 다중인격자인가 싶을 정도다.(웃음) '강남순' 같은 경우, 역할이 많이 다양해졌지만 할머니 히어로가 한국 드라마에 나온 건 처음이지 싶다. 성격도 재미있고, 그 나이에도 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액션도 있다 보니 전혀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코미디를 재미있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아 흥미로웠고 잘 되다 보니 더 좋다. 촬영하면서는 '내 나이가 몇 살인데'라면서 부끄러워했다. 정보석 씨와 연기하고 나면 얼굴이 뜨거워져서 가리고 도망 다녔다. 창피했다. 저 젊어서 연애할 때고 그렇게 못 했다. 드라마에서 노년의 사랑은 늘 우울하고 칙칙하다 싶었는데 리얼하고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실지, 거부하고 싫어하지는 않을지 걱정했다. 다행히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 김해숙이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8c5ac4b9d9f80d.jpg)
- '강남순'을 보면서 연기할 때 굉장히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도 있고 사명감도 있었다. 노인이 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신의 존재를 잊는다. 누구의 할머니로 불리는데, 요즘은 노인도 건강하게 산다. 노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멋있게 잘해서 노인의 로망이 되자', '우리도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했다. 개인적으로 백미경 작가님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 나쁜 사람들을 응징할 때 통쾌함도 컸을 것 같다.
"통쾌하고 거침없는 것이 좋았다. 이런 캐릭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서 짜릿했다."
- '3일의 휴가'에서 진주가 엄마 닮아서 요리를 잘한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요리를 잘하는 편인가?
"누군가의 딸이었을 때는 못 했다. 아이 낳고 나니까 음식을 만들게 되더라. 제가 가장 열중할 때가 연기할 때와 딸을 위한 음식을 만들 때다. 밖에서 먹을 때가 많으니까 집에선 맛있게 먹이고 싶어지더라. 음식에 정성을 들이는 제 모습을 보고 '이게 엄마가 아닐까' 싶더라. 저도 엄마가 해주신 밥을 먹고 싶은데 그 맛이 안 나는 건 그 안에 마음, 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딸 맛있게 먹이려고 온 정성을 쏟는다. 영화에서 진주가 미국에서 들어와 집밥을 배우고 백반집을 하는 것이 엄마에 대한 사랑이자 그리움이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다 보니 어느 순간 훅훅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 거의 통곡할 뻔 했다. 모든 것이 다 걸리니까 슬프더라. 진주가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는데 저도 엄마에게 그 말을 한 적이 없다. 그게 가슴이 아팠다. 쉬운 말인데 왜 못했는지 모르겠다."
- 연기하면서 마음을 쳤던 장면이 있다면?
"마지막 진주에게 남긴 편지의 대사를 시나리오로 보고 통곡했다. 그 말에 모든 것이 다 담겨있다. 또 딸과 대화하며 추억을 쌓는 장면이나 맥도날드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던 장면도 그랬다. 딸 걱정할까 봐 가고 있다고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너무 슬펐다."
![배우 김해숙이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e8f579c8a8e844.jpg)
- 가이드 역 강기영 배우와의 케미도 좋았는데 호흡은 어땠나?
"강기영 씨와는 처음이었는데 사람이 좋고 연기도 잘하더라. 가이드로 같이 하면서 애드리브도 하면서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여러 작품을 한 것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다음에 엄마, 아들로 만나는 것도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아 좋을 것 같다."
- '국민 엄마'로 불리는데 이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가장 두렵고 책임감이 느껴지지만 가장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항상 어렵다. 모든 엄마를 연기로 다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여자 이경영'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다작을 하고 있는데, 그만큼 연기 열정이 아직 많기 때문인 건가?
"'여자 이경영'은 그냥 해본 소리다.(웃음) 제가 캐릭터 욕심이 많다. 지치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제 안에 뭐가 있는지 저도 잘 모른다. 저는 조직의 여자 보스 역할도 하고 싶고, 액션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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