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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부]⑥ "뛰어난 각본·캐릭터·정서…최동훈 감독=질투·감탄의 대상"


최동훈 감독·염정아·류승완 감독과 함께 한 '외계+인' 2부 무비토크
류승완 감독 "한발짝 내딛은 영화 '외계+인', 멋진 세계 스크린 구현 감사"
최동훈 감독 "돈·시간·마음까지 써서 극장 찾는 관객, 모두 소중하고 감사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류승완 감독이 최동훈 감독의 열정과 도전 정신이 담긴 '외계+인' 시리즈에 감탄하며 "질투의 대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밀수'의 류승완 감독과 '밀수', '외계+인' 2부에 출연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배우 염정아는 최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외계+인' 2부 스페셜 무비토크에 참석해 최동훈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최동훈 감독, 배우 염정아, 류승완 감독이 영화 '외계+인' 2부 무비토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CJ ENM]
최동훈 감독, 배우 염정아, 류승완 감독이 영화 '외계+인' 2부 무비토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CJ ENM]

이날 류승완 감독은 "1부도 그렇고 2부를 볼 때도 엄두가 안 나는 세계다. 감탄하면서 봤다"라며 "왜 이렇게 힘들고 고단한 길을 갔을까 싶고, 찍으면서도 개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많았다"라고 영화의 시작을 물었다.

최동훈 감독은 "6년 전 시나리오의 첫 줄을 쓰기 시작했는데, '암살'을 끝낸 다음 번아웃이 왔다. '암살'은 '타짜' 이후부터 찍고 싶었는데 공부를 많이 해야 하더라. 시간 두고 해야지 하다가 '암살'을 찍고 나니까 '내가 이제 뭘 찍어야 하지?' 싶더라"라며 "나도 즐겁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종로 한가운데에 UFO가 나타나고 외계인이 시간의 문을 열고 나와 싸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우치' 영향도 컸다. 그때는 40대라 체력이 남아있을 때여서 노동이 있는 영화를 해야겠더라. '암살'과는 다른 영화를 찍고 싶었고, '암살2'는 찍고 싶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외계+인'에 대해 모든 사람이 "어떻게 찍냐"라고 했다고. 최동훈 감독은 "찍기 힘들다는 걸 찍으면서 더 알게 됐다"라며 "새롭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코로나가 올 거라는 생각도 못 한 채 이 영화를 만들어서 보여주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느낌은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장르적인 대중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최동훈 감독님의 전매특허, 고전적인 범죄 영화의 향기가 느껴진다. B급 SF 영화도 생각이 나고, 이안의 집에 있는 만화책 '주먹대장'도 있다. 이런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 같았다"라고 감탄했다.

또 류승완 감독은 "최동훈 감독의 말맛이 너무 좋다. 멋들어진 표현이 이안(김태리 분) '천둥 쏘는 처자'다. 천둥 쏜다는 표현이 너무너무 폼나고 멋들어지다는 생각을 해서 감탄했다. 그런 표현은 어디서 나온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최동훈 감독은 "밤에 안 풀리면 공원을 걷다가 나온다"라며 "과거 사람들은 외계인을 이해 못 해서 요괴라고 부르지 않을까 싶었다. 이해는 못 하지만 최대한 해석은 했을 것 같았다. 총을 보진 않았을 테니, 시간과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배우 김태리가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이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배우 김태리가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이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그러자 류승완 감독은 "이안이 쏘는 총의 총알 개수가 궁금했다. 몇 발이냐"라고 물었고, 최동훈 감독은 "대략 60발 정도를 가지고 왔다"라고 명쾌한 답을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최동훈 감독의 대사도 언급했다. 그는 "빠르게 흘러가는 대사는 전달에 있어서 치명적이다. 그런데 최동훈 감독님 영화는 대사를 많이 기억한다. 신기하다. 한때는 '대사를 빨리 해달라'고 흉내를 냈는데 못 알아듣겠더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최동훈 감독이 "'밀수'의 박정민은 되게 빨리 하더라"라고 하자 류승완 감독은 "걔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빨리 해야 할 나이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능파(진선규 분)가 민개인(이하늬 분)에게 유지를 남기는 장면도 너무 멋있다"라고 말한 류승완 감독은 "그 장면에서 능파가 영화의 키를 가진 인물로 바뀐다. 많은 인물을 등장시켜서 서커스 저글링 하는 묘기를 보여줬는데 신마다 계속 주연이 바뀐다. 그래서 마지막에 영웅들이 횡렬로 섰을 때의 쾌감이 대단했다"라며 최동훈 감독이 완성한 이야기와 구조에 거듭 감탄했다.

최동훈 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끝낼지 고민했다. 만나고 헤어지면서 흩어지지만, 그들의 기억에 애틋한 마음이 남아있는 것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헤어지는 장면 찍는 것이 어렵더라. 단편영화 같았다. 김우빈이 돌아서 가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장면만 나오면 세상에서 재미없을 것 같더라. 그래서 리듬감 있게 표현하자는 생각으로 고속으로 찍고 음악을 깔았다. 그러고 염정아를 날려야 하는데, 이분이 와이어만 타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하지만 흑설(염정아 분)이 날아가는 장면은 제가 찍은 와이어 장면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에 류승완 감득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이별하고 나서 택시비도 없는 사람(무륵)을 현대에 오게 해서 어떻게 만나라고 그러는 거냐 했다"라며 "장르적인 도전을 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느낀 바를 고백했다. 그러자 최동훈 감독은 "두 신선도 현대로 가는 버전이 있었다"라며 "현대에 다시 나타나는 건 안 찍었다. 과거에서 현대로 통과하는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찍어놓긴 했는데 무륵의 '택시'를 이길 수 없었다"라고 엔딩을 언급했다.

배우 조우진과 염정아가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배우 조우진과 염정아가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거울을 통해 흑설의 손이 커지는 것과 2부에서 러닝머신 신을 평생 짤로 가지고 싶었다고 고백한 류승완 감독은 "현재로 돌아온 이안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생각한 것이 있느냐"로 물었다. 이에 최동훈 감독은 "민선이 가르쳐주거나 홈스쿨링을 받는 생각도 했다. 무륵이 돌아와 택시를 외치는 건 곧바로가 아닌,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때일 수도 있다. 고민을 해봤는데 그걸 표현하기가 어렵더라. 그래서 침대는 그대로이나 발이 밖으로 나오는 거밖에 표현할 수 없겠더라"라고 대답했다.

또 최동훈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하는 것에 대해 "1부 개봉하고 이해 못 한다는 관객이 있어서 당황스러웠는데 저는 극장에 들어간 모든 관객이 고민 없이 보고 싶어 하지만 조합하는 재미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범죄의 재구성'도 플래시백이고, '타짜'도 시간이 비틀리게 구성이 되어있다. 소제목을 붙였다. 저는 그런 것에 대한 관심이 있다. 그런 드라마 틀기를 좋아하고, 관객들이 보는 재미가 있을 바라며 했던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스핀오프 관련 질문도 나왔다. 이에 최동훈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이 건넨 첫 질문이 '두 신선은 사실혼 관계인가?'였다"라며 "둘이 잠깐 살았다. 편집되어 그 부분이 날아갔지만, 예전에 쓴 시나리오는 소지섭이 극을 끌고 가는 주인공 버전도 있다. '내가 누구인가' 고민하는 버전이 있었는데 그런 식의 스핀오프로 시작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최동훈 감독님은 저에게 질투의 대상이다. 너무나 뛰어난 각본, 구조, 캐릭터 구성, 정서를 보여준다. '나는 왜 저 생각을 못했지?'라며 감탄하게 만든다"라며 "저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뚜렷한 이유를 가지고 하지는 않는다. 잘 모르고 의식의 흐름대로 한다. 규칙이 있어서 하는 건 아니다"라고 최동훈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최동훈 감독과 류준열이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CJ ENM]
최동훈 감독과 류준열이 영화 '외계+인' 2부에서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CJ ENM]

이어 "캐릭터가 다 강렬해서 개개인의 서사가 보고 싶을 정도다. 매력적인 세계관이 펼쳐져서 두 신선뿐만 아니라 무륵, 이안이 만날 수 있는지를 어떤 식으로든 보고 싶다"라는 개인적인 바람을 고백했다. 또 그는 "1부 개봉 후 우여곡절 끝에 2부가 개봉됐다. '외계+인' 프로젝트를 보면서 1983년에 개봉한 서극 감독의 '촉산'이 떠올랐다. 위대한 감독이 젊은 시절 가장 성공했던 정점에서 '스타워즈' 제작진을 초빙해 홍콩 최초 SF 무렵 영화를 만들었다. 흥행에 실패했고, 개봉날 본 사람들은 아무도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동방불패' 등 90년대 무협 영화의 신세계를 여는 세계관을 형성했다"라며 "많은 감독이 다음 영화를 기획할 때 안정적인 성공의 길이 보이는 것이 있고 위험해 보이지만 시도해보지 못한 유혹이 있다. 실패 가능성이 보임에도 성공을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나아가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가는데 '외계+인'은 후자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개척해야 하는, 한 발짝 내디딘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얘기하기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얘기가 오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토론하고 아껴주고 마음에 품어준다면 언젠가는 두 신선의 사실혼 관계를 파헤칠 수 있을 거다. 최동훈 감독님과 제작진이 멋진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깊은 애정을 전했다.

최동훈 감독은 "제가 만든 영화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부담이라기보다는 '계속 그렇게 할 수 있나' 생각한 건 사실이다"라며 "요즘 느끼는 건 영화를 보러 와준 관객들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돈도 쓰고 시간도 쓰고 여유 있는 마음도 써야 한다. 경기가 안 좋고 굉장히 추운데, 극장에서 영화를 봐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 좀 더 노력하고 고민하는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각오를 고백했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22년 여름 개봉된 1부의 후속편이다. '타짜', '전우치', '암살' 등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다운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쳐냈으며, 놀라운 CG와 압도적 스케일로 시선을 압도한다.

1부에서 빈틈없는 앙상블을 보여줬던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더욱 끈끈한 호흡을 자랑하며, 탄탄한 연기력의 진선규가 맹인 검객 능파 역으로 새롭게 합류해 재미를 안긴다.

특히 1부에서 궁금증을 남겼던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면서 일명 '떡밥 회수'가 완벽하게 이뤄졌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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