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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격정멜로 하고 싶다"는 최민식,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한 대배우


(인터뷰)배우 최민식, 영화 '파묘' 최고의 풍수사 상덕 役…첫 오컬트 도전
"막냇동생 같은 장재현 감독, 뚝심 마음에 들어…다 해주고 싶어"
소속사 없는 최민식 "출연료 직접 협상, 중간 과정 없으니 소통 빨라"
"오랫동안 배우로 살다가 죽고 싶어, 관객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복"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연기 더 잘하고 싶다", "오랫동안 배우로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무려 데뷔한 지 35년이 됐고, 많은 이들의 존경의 대상인 배우 최민식의 바람이다. 그는 격정 멜로를 비롯해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며 연기 열정을 뽐냈다. tvN '유퀴즈'에서 보여졌던 특유의 위트로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 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한 후배,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연기를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싸 안아줄 줄 아는 선배의 기품이 느껴진다. 깊어진 주름까지 멋진 배우 최민식이 완성한 '파묘'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22일 개봉된 '파묘'(감독 장재현)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최민식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 역을 맡아 무당 화림 역 김고은, 장의사 영근 역 유해진,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 이도현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상덕은 조선 팔도 땅을 찾고 땅을 파는 40년 경력의 풍수사다. 화림을 통해 거액의 이장 제안을 받고 묫자리를 보러가지만, 악지에 자리한 묘에 수상한 기운을 느끼고 이장을 거절한다. 이후 기이한 병이 자식에게까지 유전된 의뢰인의 진심 어린 호소에 결국 이장을 결심한다.

데뷔 35년 만에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최민식은 관록의 명연기로 '파묘'의 중심을 꽉 잡아주며 명불허전 존재감을 뽐내 극찬을 이끌었다. 이에 '파묘'는 개봉 첫 날 33만 명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개봉 3일 만에 148만 명을 끌어모으며 놀라운 흥행력을 과시했다. 실관람객의 큰 호평 속 '파묘'가 써내려갈 기록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은 최민식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장재현 감독의 전작을 잘 봤다고 했는데, 같이 작업을 해보니 어땠나?

"용의주도함과 집요함은 기본이고 취재, 사전 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한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현장에서 디렉션을 줄 때 아주 디테일하다. 영화 하나를 완성해나가는 것을 옆에서 보고, 연출부 사람에게 지시하는 걸 볼 때 굉장히 믿음이 갔다. 한 두 해 준비한 것이 아니라 든든한 마음이 있었다. 경력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 작품뿐만 아니라 연출가로서의 마인드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굉장히 든든하다."

- 지금껏 수많은 감독과 작업을 했을 텐데, 특별히 장재현 감독에게 큰 애정, 믿음이 있는 것으로 들린다. 어떤 지점에서 그렇게 느꼈나?

"CG를 병적으로 싫어한다. 도깨비불은 CG가 아니다. '그걸 안 한다고? 과학기술을 이용해야지, 지름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걸 만들려고 특수효과 팀에게 지시를 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연기할 때 달랐다. '취화선' 찍을 때 가마터에 들어가는데, 가마의 불을 머리털 나고 처음 봤다. 그런데 훅 들어가겠더라. 불빛에 홀리는 것이 있다. 이번 도깨비불도 틀을 만들어서 가스를 넣고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밑에서 돌린 거다. 덕분에 겨울에 따뜻하게 촬영했다.(웃음) 불을 보니까 진짜 표정이 나온다. 그것이 정령의 형체라고 생각하니까 감정도 잘 잡힌다. 그런 면들이 든든하다. 만약 그걸 CG로 하고 조명으로 했다고 했다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그런 뚝심이 마음에 들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배우에게 어떤 감독인가?

"괜히 주는 것 없이 싫고 미운 사람이 있는데 막냇동생 같았다. 다 해주고 싶었다. 생긴 것도 낮도깨비 같이 생겼다.(웃음) 원 없이 해보라고 했다. 일하는 것에서 삐걱거리는데 했겠나. 든든하게 하나하나 잘 짚어가면서 진도가 잘 나가니까 해보라고 한 거다. 전작보다 말랑말랑한 것도 '변주를 주고 싶어? 한 번 가보자' 했던 거다."

- 장재현 감독의 전작에 대한 감상은 어땠나?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에 기반을 뒀다. 신과 인간의 관계, 말이 그렇지 글로 써도 힘들다. 관념적이고 너무 철학으로 가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귀신이 나오는 공포는 유치해지는 것도 있다. 이런 경계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철학적 사유를 가지게 하고, 영화적 재미를 준다. 보통 능력이 아니다. 그래서 사석에서라도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집사라고 하더라. 매력적이다. 그때는 인간 장재현을 몰랐었는데, 결과물을 놓고 봤을 때 열려있구나 싶었다. 목사보다 무속인 아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더라.(웃음)"

-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이었나?

"오프닝과 엔딩이다. '파묘'라고 뜨는데 깜짝 놀랐다. 대살굿 장면도 좋지만, '파묘'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오니까 ‘뚜껑을 딱 열어젖히는구나’ 싶어서 좋더라. 장재현 스타일이 보인다."

- 첫 오컬트 도전인데 걱정이 되는 건 없었나?

"그런 건 없다. CG가 많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대호'에 완전 데였다. 아무것도 없이 다 파랗다. 답답하겠다 했는데 그걸 완전히 뒤집었다. 장르의 생경함이 주는 스트레스는 없었다. '파묘'를 관통하는 기둥, 뼈대가 분명하다. 그 안에서 튀지 않고 벽돌 한 장이 되어 딱 맞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 호텔 장면에서 목소리 연기로 사람들을 속게 만들어야 했다. 어떻게 차이를 두려 했나?

"끝까지 똑같이 해야 했다. 그래야 상덕으로 착각한다. 그러다 자기도 답답해서 '빨리 문 열라니까'라고 소리친다. 누가 귀신인가 할 정도로 긴장감을 줘야 했다. 그래서 그 이전에는 똑같이 하고, 점점 감정이 올라가는 것만 신경 썼다. 현장에서 가이드로 녹음을 했는데 후시할 때 제대로 했다. 전화는 따로 녹음한 거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최민식이 '파묘'를 통해 오컬트 미스터리 도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묫자리가 다 세트라고 해서 놀라웠는데 그 안에서 삽질을 해야 했다. 세트장에 있는 느낌이 어땠나?

"느낌이 좋았다. 군대 제대 이후 삽질을 원 없이 했다. 관도 가짜고 유골도 다 가짜인데 한기가 느껴진다. 우리가 그런 것을 자꾸 생각하며 마인드 콘트롤을 해서 연기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참 묘했다. 스태프들이 진짜 고생 많이 했겠다 싶더라. 묘 만드는데 나무를 다 옮겨 심고 했다. 장재현이 그런 인간이다. 그렇게 집요하다. 스태프 입장에선 힘이 들었을 텐데, 쉽게 타협하지 않고 해내니 근사한 거다."

-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었는지, 또 촬영하면서 악몽을 꾸거나 하는 건 없었는지 궁금하다.

"체력적인 건 이거뿐만 아니라 다 힘들다. 그래서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굿판 할 때 제사상에 있는 걸 누가 배고프다고 먹었는데, 탈이 났다. 약을 먹어도 안 나았는데, 자문해주는 선생님이 때리니까 싹 나았다. 함부로 음식 먹으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그분이 대살굿 장면에도 오셨다. 고은이에게 칼 주신 분이다. 진짜 무속인인데 산을 돌아다니면서 막걸리를 뿌린다. 그 덕분에 배탈 난 사람 빼고, 나머지는 안전하고 무사하게 촬영했다."

- 여전히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을 하고 있는데, '유퀴즈'에서 출연료도 직접 정리한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있거나 하지는 않나?

"몸이 편한 건 있다. 작품, 광고 출연을 하려면 직접 상대를 해야 한다. 전화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보다는 다른 쪽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 더 좋다. 택시 타고 가려고 하면 후배들이 제가 혼자 다니는 거 아니까 도와준다고 한다. 시사회 때도 전에 매니저 했던 친구가 운전해준다고 하더라. 밥 사고, 기름 넣어주고 하면 크게 문제가 안 된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다. 대본도 받아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 안 될 거 같으면 '미안하다', 다음 거 하자'라고 직접 거절도 한다. 중간 과정이 없으니까 소통이 빠르다. 자세한 건 말 할 수 없지만, 화가 나는 건 대본을 받았으면 읽어보고 의견을 나눠야 하는데 그게 힘들 때가 있다.

- 혹시 연출에도 관심이 있나?

"있다. 하지만 쉽게 대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 저는 처음에 배우를 할 생각이 아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연극 연출을 했었는데, 몇 곱절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려워하는 건 아닌데, 제가 배우로서 연기를 더 하면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더 있다. 살다가 '영화로 만들고 싶다'라는 주제가 있으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 연극 출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이건 있다. 최근에 '고도를 기다리며' 보는데 눈물이 났다. 선생님들 뵈러 분장실 찾을 때는 '내가 죽냐, 울게?'라고 하실까 봐 눈물을 감췄는데 정말 대단하시다. 신구 선생님이 너무 감동적이다. 젊을 때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을 때는 '무슨 소리냐. 왜 기다리냐'며 이해를 못 했는데 지금은 쏙쏙 들어온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선생님 대사가 너무 잘 들린다. 이게 배우에겐 가장 중요하고, 처음이자 끝이다. 대사 안 들리면 끝나는 거다. 그 연세에 그 움직임이 너무 감동적이다. 박정자 선생님과 두 분이 두 시간 넘게 티키타카를 하는데 장난 아니다.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다 모르는 사람들이라, 대사 많지 않은 걸로 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그분들 앞에서 전 아직 핏덩이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데뷔 35년, 수많은 작품을 해왔다. 그러다 보면 '늘 하던 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라는 열정이 생긴다는 것이 놀랍다. 그런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걸 안 하면 어떻게 사나.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다. 아직까지는 연기를 사랑하나 보다. 너무 어려서부터 해왔고 할 줄 아는 것이 이것뿐이다. 제대로 해야 밥 벌어 먹고산다. 이런 저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다.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환갑 넘을 때까지 한 길만 걸어왔구나 싶어서 대견하고, '잘 버텼네' 하는 느낌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점점 더 심해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그럴 수 있겠다' 하는 것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표현하는 캐릭터, 작품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렇다고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제가 삶, 인간에 대해 느끼는 바가 달라지지 표현하는 소리, 색깔이 달라지는 거다. 가장 자연스럽다. 앞으로 저 스스로 어떨지, 더 의욕이 생긴다. 그래서 더 나이 먹기 전에 격정 멜로도 하고 싶다."

- 혹시 '범죄도시' 시리즈에 최강 빌런 같은 걸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그건 못한다. 시키는 건 잘할 수 있는데 마동석처럼은 안 된다. 혹여 부상이라도 당하면 피해만 된다.(웃음)"

- 디즈니+ '카지노'로 시리즈물도 했는데, 다시 영화로 돌아오니 어떤가? '역시 난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드나?

"전 극장 냄새가 좋다. 그곳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좋다. 고향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코로나가 컸던 것 같다. 이제 무대인사도 하고, 내가 출연한 영화를 시사 때 처음 봤다. 그전까지 일부러 안 봤다. 장재현 감독이 완벽을 추구하려다 보니 계속 편집하고 만지더라. '그만 만져, 물러 터지겠다' 했는데 계속 그러더라."

- 대중이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어떻게 바라봤으면 하나?

"'쟤 참 오래 한다'. 저는 오랫동안 배우로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상투적인 거지만 제 바람이 그렇다. 극장에서 무대인사 하면서, 그게 제일 행복한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며 극장,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행복한 거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저에게 '네가 하고 싶은 거 하잖아. 그러니 우리 앞에서 인상 쓰지 마'라고 한다. 그러면 할 말이 없어진다.(웃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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