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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이세상 모든 에반을 위한 금쪽처방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금쪽이' 에반 핸슨이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실수를 바로 잡을 용기, 당신에겐 있나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소년 에반 핸슨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며,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위로하는 모습은 소통과 연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사진=에스앤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사진=에스앤코]

무대 중앙, 팔 깁스를 한 에반이 스스로에게 편지를 쓴다. "디어 에반 핸슨, 오늘은 멋진 날이 될거야." 학교의 또다른 외톨이 코너 머피는 에반의 글 속에 씌여진 동생 조이의 이름을 발견하고 편지를 빼앗는다. 그리고 며칠 후 코너는 자살한다.

그리고 얼마 후, 에반의 편지는 코너의 유서로 변모하고, 에반과 코너는 둘도 없는 절친으로 포장된다. 생각없이 시작된 거짓말은 SNS를 타고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어느새 에반은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캠페인 '코너 프로젝트'까지 기획하는 지경에 이른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SNS의 '좋아요'에 울고 웃는 요즘의 모습을 잘 담아낸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무대 위에 다양한 화면으로 전세계와 소통하는 인터넷 세상을 구현해 낸다. 쉴새없이 공유하고 전달되는 메시지들, 그리고 쏟아지는 '좋아요'의 홍수. 진실은 잊혀진 채 겉모습에 환호하는 모습들은 작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에반은 "난 시작도 하기 전에 멈추는 법을 배웠어"라고 읊조린다. 그리고 "실수하기도 전에, 최악의 내가 되기 전에, 눈길을 끌지 않게 내 자신을 감추는거야. 부딪히지 않으면 실수할 일도 없어"라고 말한다.

그런 아들을 품는 엄마 하이디의 노래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항상 너의 곁에 있을게"라고. 그리고 불어난 거짓말 속에 허우적대는 아들에게 "언젠가 이 모든 일이 아주 오래된 일처럼 작게 느껴질거야"라고 위로한다.

"물론 나는 부족했고,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테지. 하지만 그 2월의 어느날처럼 나는 네 손을 꼭 잡고 말할거야…엄마는 여기 있을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 있을게."

"숨지 말고 너답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디어 에반 핸슨'은 비단 청소년들을 위한 작품은 아니다. 마음의 성장을 멈춘, 실수를 바로 잡을 용기가 부족한, 위로가 필요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위한 작품이다.

6월 2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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