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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매주 만나는 박찬욱의 '동조자'…베트남 소설에 가미된 코미디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박찬욱 감독이 글로벌 TV시리즈 '동조자'로 돌아왔다. 한국인 감독이 연출하는 베트남계 미국인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1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관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 언론 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요즘 시청자들은 한꺼번에 보는 걸 좋아하지만, 매주 한 편씩 공개하다보니 기다렸다 보는 재미가 꽤 있다"라면서 "'리틀 드러머 걸'도 그랬지만 어릴 때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끝날 때 정확하게 마무리를 짓지 않고 궁금증을 유발하며 절정의 순간에 가차없이 끊어버리는 맛이 있다. 비록 싸구려 트릭으로 취급 당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 맛에 TV시리즈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동조자 [사진=쿠팡플레이 ]
동조자 [사진=쿠팡플레이 ]

‘동조자(The Sympathizer)’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를 다룬 작품.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Viet Thanh Nguye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박 감독은 "남의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느껴지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도 전쟁을 겪지 않았나"라면서 "또한 유머가 많은 작품이다. 대폭소가 터질 만한 유머는 아니지만 웃으라고 만든 작품이다. 웃음 자체를 음미해가면서 시청해주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관람포인트를 전했다. 그는 원작 소설과 가장 큰 차별점으로 코미디를 꼽기도 했다.

'동조자'의 주인공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 캡틴 역의 호아 쉬안데다. 이어 1인 4역을 맡아 화제를 모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산드라 오 등이 출연한다.

박 감독은 1인4역을 맡아 열연한 로다주에 대해 "원작 소설을 읽고 분석하던 초창기에 한명이 네가지 역할을 연기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라면서 "성공한 백인 남성 4명이 등장하는데 교수. 영화감독. CIA 요원, 하원의원이었다. 이 네명의 얼굴이 결국 하나의 존재, 미국을 뜻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 명의 배우가 이 네명을 다 연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역을 해낼 수 잇는 백인 남성 중년 배우가 누가 있을까. 이 역을 다 합치면 등장시간이 주연이나 다름없다. 그때 희한하게도 모두 같은 (로다주를) 생각했다. 다양한 역할을 다 구별되게, 개성 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또 막상 쉽게 찾기 어렵다"라면서 "로다주는 TV시리즈를 한 적이 없고 워낙 슈퍼스타라 큰 기대 없이 제안서를 보냈다. 다행히 금방 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와서 신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작품에는 수많은 베트남계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는 "원작 소설 속 등장인물을 최대한 다 등장시키고, 그들 하나하나의 매력과 개성을 모두 표현하려고 했다"고. 이를 위해 수많은 베트남계 배우들의 캐스팅은 필수적이었다.

그는 "캐스팅 디렉터가 어마어마하게 고생을 했다. 미국, 영국, 호주, 그리고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베트남계 배우들은 물론이고 베트남 사람들도 찾아내려 노력했다. 최소한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걸러내 수천명을 오디션 봤다"라면서 "캐스팅된 사람 중에는 배우가 아닌 사람도 많다. 극중 장군 역은 디즈니 웹디자이너였고, 연기를 처음 해본 분이다. 무절제한 소령은 베트남의 유명 상업 영화감독이었다. 박찬욱이 어떻게 영화를 찍나 보러왔다고 하더라"고 비하인드 캐스팅과정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도 어려웠고. 그들을 믿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다"라면서도 "그만큼 보람도 컸다. 좋은 배우 잘 골라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박찬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동조자'는 글로벌 OTT가 주목하는 소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징어게임' '파친코'로 시작된 흐름은 최근 '삼체'와 '동조자'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삼체'는 아직 못봤다. 하지만 '기생충' '오징어게임' '파친코'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시대가 그런 작품의 성공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사람들로 이뤄진 미국 사회가 그간 특정 일부 인종의 목소리만 들려줬던 것이 사실이다. 변화가 생기고 있고, 소수집단이 점차 목소리를 낼 통로가 생기고, 그런 걸 만드는 힘을 갖게 됐다. 이제 이것은 하나의 시장이 됐다. 모든 사람의 노력이 이런 기획이 가능하게 했구나 하는 걸 느꼈다. 어찌보면 놀랍고 어찌보면 너무 늦었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한편 '동조자'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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