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터뷰 내내 영화와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진다.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이 해준 반지 자랑도 야무지게 한 혜리다. 칭찬할 때도 혹여 빠진 멤버가 있을까봐 재차 "다 말했죠? 빠진 사람 없죠?"라고 물어보는 혜리의 웃음이 터지기도. 늘 에너지 넘치고 최선을 다하는 혜리지만,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정말 행복하게 열정 다해 임했던 '빅토리'에 대한 뜨거운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지난 14일 개봉된 '빅토리'(감독 박범수)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혜리는 춤생춤사 센터, 댄서지망생 필선 역을 맡아 박세완, 조아람, 이정하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ea123c63811ecd.jpg)
필선은 댄스 하나로 거제를 평정한 고등학생으로, 서울로 상경해 댄서가 되는 게 유일한 꿈이다. 필선은 자신이 목표하는 것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열정을 가진 인물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감 넘치고 당찬 매력을 지녔다.
필선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혜리는 밀레니엄 걸즈의 리더로서 강인한 면모를 드러내는 동시에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청춘의 싱그러움을 특유의 당찬 매력과 연기로 그려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음은 혜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의 시너지가 참 좋았는데, 연기 호흡은 어땠나? 칭찬해준다면?
"이건 꼭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영화 데뷔인 친구들도 많다. 아예 첫 작품인 친구들도 있다. 학생인 친구도 있고, 댄서를 하다 온 분도 있다. 이걸 찍으면서 느낀 건, 너무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고 대사 한마디 주어진 것 하나하나 잘 해내고 싶어 한다. 그게 밀레니엄 걸즈와 똑같다. 나태해지다가도 이 친구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어 필선이가 됐다. 그 친구들은 '언니가 너무 잘 끌어줬다'라고 하지만 저는 이 친구들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다 칭찬해주고 싶다."
"소희를 연기한 최지수 배우는 연기한 지 10년이 넘었다. 내공이 있는 친구고 감정 연기도 잘했다. 대본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진짜 열심히 한다. 밀레니엄 걸즈 사이 맏언니다. 그 역할을 잘 해줬던 것 같다. 용순이 권유나 배우는 막내인데, 분위기 메이커다. 다들 '까르르, 쟤 너무 귀엽다'라고 했다. 저도 막내 때 선배들이 귀엽다고 막 예뻐해 주셨다. 그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어른스럽기도 하다. 영화 찍는 내내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내색하지 않고 건강하게 찍어줘서 용순이에게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다. 순정이, 백하이 배우도 나중에 진짜 너무나 잘 될 친구다. 제일 조용한 친구인데 묵묵하게 중간을 잘 지킨다. 제가 집에 불러서 같이 얘기도 하고 할 정도로 너무 예뻐했다. 유리, 이한주 배우는 진짜 완전 애기고 MZ다.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늘 하이텐션에 행복한 아이처럼 느껴져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상미, 염지영 배우는 연락을 제일 많이 한다. 막내 라인이다. 밀레니엄 걸즈가 해준 반가 있다. 9명이 반지를 맞췄는데, 돈 모아서 저와 세완이 것도 해줬다. 탄생석이 박혀 있는 반지인데 마지막 날에 선물로 주더라. 울었다. 시사회날 오랜만에 만나니까 연락해서는 "언니 꼭 반지 끼고 와"라고 하더라. 박효은 배우는 원래 댄서다. 저희 영화 조안무로 참여했다가 이미지가 지혜와 맞아서 캐스팅이 된 걸로 안다. 선글라스 쓴 룩이 너무 강렬하고 잘 어울렸다. 치어리딩이나 안무 연습할 때 제일 많이 고생했던 친구였다. 세완이와 아람이는 말할 것 없이 그 역할을 1000% 해준 분들이라서 다 애정이 넘친다."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78ea0ca9d9c0ec.jpg)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59a0b7c9f459d6.jpg)
- 너무 일찍 데뷔했다 보니 학창시절 추억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공감 포인트가 궁금하다.
"저는 이 밀레니엄 상황들을 겪은 적이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추억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의 소중한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본다며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추억 기억 조작 같은 느낌이 들더라. 이 영화는 두고두고 꺼내 보면 그때의 마음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애착이 간다."
- '응답하라1988'(응팔)도 그렇고 이번 '빅토리'도 그 시대를 찰떡같이 소화한다. 이런 캐릭터에 캐스팅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본 것이 있나?
"제가 생긴 건 도회적인 느낌이 좀 있는데, 어린 시절에는 시골에서 오래 살았다. 제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 주셔서 이미지와 섞여서 잘 봐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영화를 보면 덕선과 필선은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도 '응팔' 덕선이는 계속 언급이 될 것 같다. 인생 캐릭터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배우에겐 그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이걸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두 개가 다 있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봤을 때 ''응팔' 주인공을 내가 했어'라고 할 정도로 상징적이고 영광스러운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정말 덕선이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지 않나 할 정도로 소중한 작품이다. 제가 앞으로 연기할 캐릭터도 제가 하는 거다. 그런 모먼트가 어떻게 하면 달라 보일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드는 것 같다. '빅토리'의 필선이가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건강하고 매력이 있기 때문에 덕선이가 떠오르지 않을 거라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빅토리' 이후의 작품들도 그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서 "그 캐릭터만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얘기할 수 있게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550e4720338baa.jpg)
- 필선이가 아빠에게 "칼을 꺼냈는데 무가 아니더라"라는 말을 한다. 실제로도 칼을 꺼냈는데 무가 아니었던 경험이 있나?
"필선이는 댄서가 되고 싶어서 서울에 갔는데 걸그룹을 하라고 하니 무가 아니었던 거다. 비슷한 예일지 모르겠지만, 저도 캐스팅이 되어 데뷔한 것이 아니다. 걸그룹이 될 줄 모르고 시켜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저는 칼을 꺼냈는데 무인지 모르고 열심히 썰었다. 잘 안 썰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못생기게 썰리기도 하고, 예쁘게 썰기도 했다. 그래서 필선이가 멋있어 보였던 것 같다. 제가 필선이 나이일 때는 무인지 당근인지 모를 때다. 그런데 썰었는데 무가 아닌 걸 알고 본인이 선택했다. 그런 부분이 멋진 것 같다."
- 필선이는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큰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본인도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나?
"높은 편인 것 같다. 저는 사실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높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 "네가 그래서 건강하구나"라고 말해준다. 그런 말을 많이 듣는 걸 보면 높은 거구나 생각이 들더라."
-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평가를 받다 보니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럼에도 한결같이 자존감을 높게 유지할 방법이 있나?
"맞다. (마음을) 많이 다친다. 제가 시작할 때부터 주목받고 대박을 터트린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면서 지냈다. 걸스데이 앨범이 잘 되고 1위도 하고 상도 받았다. 그런 후에 '진짜 사나이'에 나가서 포털 사이트를 장악했다. '또 알아주셨네? 이번엔 나도 눈치 못 챘는데 어떻게 알아주셨지? 당황스럽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응팔', '놀토'를 하면서 계속 보고 싶다고 해주시더라. 제가 유튜브를 하면 "잘 보고 있다"라고 해주시니까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알아주는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다. 그걸 바탕으로 자존감이 올라간다. 원래도 높은데 일하면서 조금 더 올라간 느낌이다."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63bfde18ff65b5.jpg)
- 연기 경험도 계속 쌓이고 있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내가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하나?
"제게 기대해주시는 것에 다다르지는 못하지만, 진짜 미미하게라도 성장하고 있지 않나 싶다. 진짜 대단하진 않더라도 도전하고 있지 않나 싶고, 조금씩 나은 선택을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 '놀토'는 물론이고 최근 '미스터리 수사단'까지, 열정적으로 모든 걸 쏟아내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면 방전되기도 하지 않나?
"'혤스클럽'(혤's club)에 전소미가 게스트로 나왔다. '얘기 더 하고 싶다. 얘기하는 것이 너무 좋다'는 말을 했다. 그 느낌이 저 같더라. 그 당시에 하고 싶어 하고 하는 거다. 다행히 그걸 또 좋게 봐준다. '빅토리'를 찍으면서 느낀 건 지금 포기하거나 안 하면 다신 기회가 없다. 그 신을 내가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기운이 안 난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과물을 봤을 때 속상할 것 같더라. 제가 주변 친구들에게도 "지금 아니면 못해. 지금뿐이야"라는 얘기를 했다. 그 마음이 어떤 장르를 할 때마다 늘 있다. 힘들면 조금 쉬면 되고, 안 힘들면 하면 된다. 다행히 그걸 컨트롤할 수 있는 연차가 됐다."
![배우 혜리가 영화 '빅토리'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써브라임]](https://image.inews24.com/v1/63396edf3e2eef.jpg)
- '혤스클럽'에 정말 많은 스타가 나왔는데, 변우석 배우 같은 경우엔 작품 홍보 때문이 아니라 가장 러브콜이 많을 때 출연을 하기도 했다. 변우석 배우뿐만 아니라 절친들도 함께 해주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내가 정말 잘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진짜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진짜 바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도 출연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입장 바꿔서 생각했을 때 피곤할 수 있지 않나. 게다가 드라마가 끝났고 홍보할 게 없는데도 나와주니까. 정말 흔쾌히 "나갈게"라고 대답해주는 것이 고맙다. 사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좋은 친구를 만나서 저는 행운인 것 같다. 정말 복이 많다고 느낀다. 활동하면서 '나 진짜 왜 이렇게 늘 운이 따라주지?'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사람 복도 많고 좋은 작품도 하게 되고, 늘 감사하게 여기면서 활동한다."
- 마지막에 치어리딩을 하기 전, 한 명씩 무언가를 응원한다는 말을 한다. 응원한다면 누구를 응원하고 싶은가? 반대로 내가 가장 크게 응원을 받았던 순간이 있다면 꼽아달라.
"저는 저희 영화를 보러 오신 관객들을 응원하고 싶다. 나는 응원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 소외된 약자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최근에 시사회를 했을 때 소진 언니는 고향이 경상도니까 사투리 때문에 좀 쫄아 있었다. 그랬더니 언니가 "너무 잘했다"라며 영화 감상평을 얘기해주더라. "좋은 거 얘기하면 백 개도 더 얘기할 수 있다"라고 하는데 그게 저에게는 너무 크게 다가왔다. 고맙더라. 많은 분이 뒤풀이까지 와서 "너무 고생했다"라며 구체적으로 좋았던 부분을 나열해주실 때 좋았다. 그리고 뉴욕영화제 갔을 때 거기 계신 분들의 리액션이 너무 좋더라. 엄청나게 웃어주시고, 감정을 받아서 같이 울어주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있던 헤어메이크업 스태프들은 영화에 참여하지 않아서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는 일반 관객이었다. 헤어 선생님이 진짜 샤이하신 분인데, 계속 우셨다고 하더라. "이 영화가 안 되면 헤어 디자이너를 그만두겠다"라고 하셨다. 20년 하신 분이다.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릴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감명 깊게 봤다고 하시는데 큰 응원이 됐다. 보통은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것이 있다. 기대를 많이 하게 하면 실망도 크실 것 같다는 걱정이 있는데 헤어 선생님 말씀을 듣고 용기를 많이 얻었다. 자신 있게 '빅토리' 꼭 보러 오시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어 제겐 큰 응원이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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