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자식에게 부모는 우주요, 부모에게 자식은 신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그럼에도 평생을 섬기는 신"
"귀한 시나리오"라던 김윤석의 말처럼, 요즘 참 보기 드문 착하고 따뜻한 가족 영화가 탄생했다. 아주 잘 빚어낸 만두처럼 속이 꽉 차 있다. "할아버지" 하며 김윤석을 꼭 안아주는 손자, 그런 손자에 인간애를 회복해가는 김윤석과 이승기 부자를 바라보는 106분이 온기로 가득하다. 올겨울 극장에서 꼭 봐야 할 가족 영화 '대가족'이다.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2772d51d498517.jpg)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59b8052787eabe.jpg)
영화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는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함문석과 이에 화가 잔뜩 난 함무옥의 관계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스님이 되면서 대가 끊기게 생긴 함씨 가문. 함무옥은 의사의 길을 가지 않고 출가를 한다는 아들과 제사는 반드시 참여한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아들이 늦게 오는 것도 모자라 일정상 다음 제사엔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자 역정을 낸다.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bbe46b43831f82.jpg)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5fab61fe333558.jpg)
그런 가운데 민국(김시우), 민선(윤채나)이 평만옥을 찾아온다.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민선과 보육원에 입소한 민국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됐고, 아버지를 만나고자 평만옥을 찾아오게 된 것. 민국은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함문석이라 주장했다. 끊길 줄 알았던 가문의 대를 잇게 생긴 함무옥은 난생 처음 큰 행복을 느끼고, 함문석은 승려가 되기 이전의 과거를 되짚다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한다.
'변호인', '강철비' 등 굵직한 작품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양우석 감독은 '대가족'으로 가족 코미디 장르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우석 감독에 따르면 '대가족'의 '대'는 '크다(大)'가 아니라 '대하여(對)'이며, 영어 제목은 'About Family'이다. 20세기와 21세기가 혼재된 2000년도를 배경으로 개인의 결핍과 목표대로 움직이는 인물들을 통해 변화되고 있는 가족관을 보여주면서 가족에 대해 기억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그래서인지 극은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아버지와 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 짠돌이 근성으로 만두를 빚어온 함무옥은 부자가 된 지금도 돈에 대한 욕심을 잔뜩 드러낸다. 이런 아버지가 싫고,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출가를 결심하게 된 함문석은 아버지와 깊은 대화를 나누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 두 사람의 인생에 두 아이가 나타나면서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지게 된 것.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708633fe94aa8.jpg)
인생 처음으로 "할아버지"라는 말을 들으며 세상을 다 가진 행복을 느끼게 된 함무옥은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되고, 보육원에도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함문석은 이런 아버지의 진심을 접하게 되면서 점차 오해를 풀고 아버지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이 과정에서 유머와 감동 코드를 적절하게 섞어낸 서사와 명확한 캐릭터가 돋보인다.
극에서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만두도 빠질 수 없는 볼거리다.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둣국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김윤석은 함무옥을 현실적이면서도 짠하게, 또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귀엽게 그려내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진짜 종로에 가면 있을 것 같은 만둣집 사장님 그 자체다. 자주 버럭버럭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정감 가는 할아버지가 된 김윤석의 현실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민국, 민선과 만들어내는 '우쭈쭈 케미'와 김성령과의 로맨스가 돋보인다.
![배우 김윤석이 영화 '대가족'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7fc3220b0c499.jpg)
이승기는 특유의 착실한 이미지와 허당미를 오가며 극의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한다. 웬만한 성인 연기자 뺨치게 연기 잘하는 아역 배우 김시우와 윤채나의 열연은 '대가족'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큰 힘이다. 코믹함을 담당하는 박수영과 강한나도 제 몫을 제대로 해내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12월 11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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