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왜 이제서야 로맨스를 했을까. 흙먼지 대신 벚꽃이 흩날리고, 피비린내 대신 달달함이 화면을 꽉 채운다. '로코 얼굴'로 갈아키운 이준혁은 설레기 짝이 없다. 이준혁의 로맨스는 옳았다.
이준혁은 지난 14일 막내린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이하 나완비)를 통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전성시대를 맞았다.
'나의 완벽한 비서에게'는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지윤(한지민)과 일도 완벽한 비서 은호(이준혁)의 밀착 케어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나완비'는 방송 3회 만에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 방영 내내 10%가 넘으며 금토극 1위를 차지했다. 화제성도 경쟁 드라마들을 압도했다.
![이준혁 프로필. [사진=에이스팩토리]](https://image.inews24.com/v1/5d46d06a46d241.jpg)
드라마 인기의 중심에는 이준혁이 있다. 이준혁은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 하냐는 말에 "인터뷰 때 회사 대표가 동행한 적이 처음이다 이런 걸로 실감하게 하고 있다"고 쑥스러워 했다.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걱정하고,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커요. '잘됐다'라고 하면, 팀들이 고생했고 우리의 고민이 통한 것 같아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과정인데, 그 결과물에 동의하는 느낌을 받아요. (시청자들과) 일대일로 대화를 할 수 없지만, 감동적이에요. 지금 또 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또다시 시체보러 다니고 진지한 현장이라, 거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극중 이준혁이 연기하는 유은호는 어린 딸을 혼자 키우는 완벽한 아빠이자 능력있는 회사원으로, 회사 대표인 지윤과 핑크빛 사내 연애로 설렘을 선사했다.
"어려웠던 지점은 2회에서 은호가 비서가 됐을 때, 목표 지점이 상실되요. 아이의 치료가 목적이고, 회사 입사가 목적이었는데 그 뒤에는 이 친구가 할 수 있는게 없어요. 모든 신에서 조연처럼 문제거리를 도와주고 리액팅 하는 과정이었어요. 튀지 말자고 생각을 했어요. 예컨대 밴드의 기타처럼 존재해야지, 지르는 보컬처럼 튀어 나가 '나 멋있어' 하는 순간 잘못됐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은호가 어느 순간부터 정답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뻔하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개그나 유머 등 묘한 행동을 해서 불규칙성을 넣으려고 했어요."
![이준혁 프로필. [사진=에이스팩토리]](https://image.inews24.com/v1/ee1b612f19f3bf.jpg)
데뷔 후 공백 없이 부지런히 작품을 해온 이준혁이지만, 그간 로맨스 장르는 전무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 '비질란테' '좋거나 나쁜 동재'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영화 '범죄도시3' 등 장르물에 집중됐다.
로맨스물 첫 주연을 맡은 그는 ""장르물과 비슷한 지점에서 재미있었다"고 비교했다.
"작품은 기승전결이 있어요. 장르물에서 기승전결의 '전'은 사람을 죽인다던지 액션을 하면, 로맨스에서는 키스를 해요. 저는 그 구조 보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장르물에서는 저의 괴이한 시선, 각도, 이상한 눈빛을 찾는다면 여기서는 아름다운 시선이나 눈빛이구요. 장르물을 찍다보면 거의 위험하고 사고가 많은 곳, 흙먼지가 날리고 피를 뒤집어쓰고 진흙을 온몸에 두르는데 세트에서 찍으니 그건 낫더라고요(웃음)."
이준혁은 "멜로가 다시 온다면 전보다는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편해진 구석은 있다"고 했다.
![이준혁 프로필. [사진=에이스팩토리]](https://image.inews24.com/v1/c344ada5bced40.jpg)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이준혁의 '잘생김' 쓰임 용도도 화제가 됐다. 로맨스에 최적화 된 얼굴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 호응이 있었다. 이준혁은 "앞으로 어떻게 얼굴 들고 다니지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얼굴이 판타지"라는 시청자의 댓글 반응을 들려주자 "'범죄도시3'를 다시 보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배우는 현장에서 비싼 소품이라고 생각해요. 다치면 제작비가 늘어나니까. 장르물 찍을 때는 무서운 각도에서 찍으려고 한다면, 로맨스에서는 멋있게 보일 수 있게끔 모두가 팀이 되어 도와요. 화면에 나오는 저를 보고 저도 '잘 나왔다'고 하는 지점이 있어요. 그 프레임에 있는 은호를 만들어 준거죠. 마흔 두 살에, '나는 이렇게 멋있어' 하고 다니면 불쾌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이준혁에게 '나완비'는 로코 장르이기도 했지만, 온기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은호의 행동은 단순히 연인 간의 사랑을 넘어 따뜻하고 훈훈한 인간미를 선사했다.
"'나완비'를 통해 보고 싶었던 지점은 있었어요. 어느 정도 판타지가 있지만, '좋거나 나쁜 동재'처럼 세상 부조리를 긁어내는 작품이 있다면 '나완비'는 또다른 청사진이 있어요. 은호가 하는 행동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사람을 잘 지켜보고 머리 다칠까봐 손대주는 것,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할 수 있잖아요. 이 작품이 맘에 드는 건 그런 거죠. 내가 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거요."
![이준혁 프로필. [사진=에이스팩토리]](https://image.inews24.com/v1/0c5869c2310f79.jpg)
이준혁은 2006년 뮤직비디오 배우로 데뷔해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드라마 '비밀의 숲' 등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범죄도시3' 등으로 연기스펙트럼을 넓혀가며 대세 배우로 등극했다.
최근 출연작인 '좋거나 나쁜 동재'와 '범죄도시3', 특별출연한 '소방관'까지, 그리고 '나완비'까지 작품들의 타율이 좋다. 상승세를 묻자 "김진민 감독에게 혼나가면서 상승세를 꺾고 있다"고 웃으며 "아직 정말 모르겠다. 관심을 가져주셔서감사하고, 다음 일거리가 있구나 하는 것으로 다행이다. '윈터 이즈 커밍'의 마음으로 하고 있다. 들뜨는 것보다 감사한 마음이다"고 미소 지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다. 꿈꾸는 20주년의 모습이 있을까.
"옛날에는 나한테 대표 음식이 하나 있으면 배우로서 사는게 편하겠다는 성격을 했어요. 몇 개 없기도 했는데, 지금은 너무 많아서 뭐 하나만 잘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아직 내 시그니처가 없는데, 언젠가는 찾게 되지 않을까요. 모두가 함께 해줘야 가능한 거죠. 도전할 거고,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준혁은 장항준 감독의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넷플릭스 '광장'에 특별출연하며 바쁜 활동을 이어간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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