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리메이크작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도 원작을 뛰어넘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는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해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진영과 다현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위지윅스튜디오 / CJ CGV]](https://image.inews24.com/v1/a6e0afea54d64b.jpg)
영화의 배경은 2002년 춘천. 반장 선아는 학교 남자 아이들의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다. 모두가 선아의 마음에 들고 싶어 안달이지만 선아는 공부 외엔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다 걸린 진우는 벌로 반장 선아의 앞에 앉아 특별 감시를 받게 된다. 선아는 무심하게 자신과 친구들을 돕는 진우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되고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서로에게 끌리는 속마음과는 달리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기만 하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원작과 결이 같다. 다만 2002년 한국 배경이다 보니 당시 월드컵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거나 핑클, SES의 인기로 핑클빵, 머리띠 등이 인기가 많았다는 등 시대를 반영한 소재들이 반가움을 안긴다. 진우의 방엔 '비트' 포스트가 붙어있기도 하다.
![진영과 다현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위지윅스튜디오 / CJ CGV]](https://image.inews24.com/v1/ddb82f150a66ef.jpg)
![진영과 다현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위지윅스튜디오 / CJ CGV]](https://image.inews24.com/v1/e8116566b82814.jpg)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서로 안 맞을 것 같은 두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내용이라 어렵지 않게 극에 다가설 수 있다. 다만 둘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너무 단순하다 보니 요즘 세대들이 보기엔 유치한 면이 적지 않다. 게다가 선생님, 가족들이 보여주는 코믹한 상황이나 대사 역시 붕 뜨거나 맥을 끊어놓는다. 관객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지점이다. 원작에서의 성적 묘사도 그대로 가져와 아쉬움을 남긴다.
선아와 진우의 감정선 역시 깊이감이 없다. 선아와 진우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상황에서, 혹은 진우의 내레이션으로 이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나열식이라 캐릭터의 감정에 오롯이 몰입하기 힘들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단편적인 상황들만 계속 도돌이표처럼 그려지다 보니 지루함이 몰려온다. 리메이크라고 하면 원작의 메시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는데, 옛날 감성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한국만의 '킥'이 없다.
그럼에도 첫사랑의 풋풋함을 살려낸 배우들의 호연은 좋다. 첫사랑에 빠진 장난기 가득한 그 시절 남고딩 진우로 변신한 진영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아를 향해 직진하는 짝사랑남의 정석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믹과 액션, 감정 열연까지,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
![진영과 다현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위지윅스튜디오 / CJ CGV]](https://image.inews24.com/v1/959aa27b3fa411.jpg)
이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첫 연기에 도전한 다현은 그 시절 모두의 첫사랑 선아가 되어 화면을 밝게 빛낸다. 공부밖에 모르던 선아가 친구들을 통해 꿈을 찾고 성장하는 청춘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물론 첫 영화이다 보니 아직은 설익은 모습이 보이지만, 안정적인 딕션과 단단한 눈빛 등은 앞으로 다현의 배우 행보를 기대케 하는 이유가 됐다.
특히 수능 후 성적을 확인하고 눈물을 쏟는 장면에선 선아가 느꼈을 수많은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뭉클해진다. 진영이 그 장면에서 왜 놀랐고 부럽다고 했는지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혼신의 열연을 펼친 다현이다. 마지막 결혼 장면에서는 눈부신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청순한 교복, 단아한 한복, 새하얀 웨딩드레스까지, 다현의 첫사랑 미모를 큰 스크린으로 보는 재미도 크다.
2월 21일 개봉. 러닝타임 101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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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자 본인.잣대로 맘대로 써내려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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