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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격투기·보컬·영어공부⋯위하준, 속이 꽉 찬 준비된 배우


(인터뷰)배우 위하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 준호 役 열연
"시즌3 준호 분량 알고 출연, 만족하고 이해해"
"'오겜'으로 긍정적 변화, 아버지께 차 선물도⋯함께 '불후' 나가고 싶다"
차기작은 '세이렌'⋯"복합적인 인물, 다채로운 모습 보여드릴 것"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속이 꽉 찬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활달하지는 않지만 유쾌함이 가득하고, 말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무게감이 있다. 쑥스러움이 많아서 자기 칭찬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누구 보다 더 알차게 자신의 시간을 채워나가는 배우가 바로 위하준이다. 노력한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앞으로 위하준이 배우로서 얼마나 멋진 길을 걸어나갈지 기대가 커지는 순간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감독 황동혁)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박희순 등이 열연했으며, 짧은 분량이지만 정호연, 최승현(탑), 원지안 등도 볼 수 있다. 엔딩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위하준은 이정재, 이병헌과 마찬가지로 전 시즌 모두 다 출연한 배우로, 프론트맨이자 인호의 동생 준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형을 찾기 위해 게임장에 숨어들어 활약했던 시즌1과는 달리 시즌2, 시즌3에서 준호의 비중은 상당히 미약하다. 형을 찾기 위해 바다에서 허비한 시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 인호에게 아기와 상금을 전해 받는 엔딩을 만들기는 했지만, 위하준이 제대로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만큼 위하준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는 의미. 그런 점에서 준호가 가진 선함, 곧음, 정직함은 위하준을 만나 더욱 극대화됐으며, 위하준이라 더욱 강렬한 엔딩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공개 첫 주, 단 3일 만에 60,1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1위에 올랐으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넷플릭스 TOP 10을 집계하는 93개 모든 국가에서 1위를 수성했다. 이는 공개 첫 주 모든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첫 작품으로 역대급 흥행을 증명했다.

또 공개 10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3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8월 3일 기준 1억 3760만 시청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징어 게임' 전 시리즈가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에 나란히 1, 2, 3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위하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즌1에서부터 시즌3까지 긴 시간을 함께했는데 마무리한 소감은?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맞는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같이 함께해온 작품이자 역할이다. 퍼레이드 이벤트 때 지금까지의 메이킹 영상을 틀어주셔서 보는데 울컥하더라.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운 작품이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준호가 시즌3에서는 큰 활약을 할 줄 알았는데 아쉬움이 컸다. 감독님이 해피엔딩에서 지금의 결말로 바꿨다고 하던데 알고 있었나?

"저도 이야기가 바뀐 걸 인터뷰를 보고 알았다. 제가 받은 건 애초부터 이 시나리오다.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고, 새로운 인물의 이야기도 풀어야 한다. 제가 욕심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저는 이미 준호가 이러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만족하고 또 이해한다. 주어진 이야기 안에서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것이 저의 일이다.”

- 엔딩에서 준호가 아기를 대신해 456억을 받았고, 그 얼굴이 클로즈업됐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연기하는 순간엔 그런 금액을 마주하고 아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라 어떤 생각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게 뭐지?', '나에게 왜 아기가 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로 했다. 뒤의 상황은 나오지 않아서 생각해봤을 때, 준호는 이 게임에 대해 다 아는 인물이다. 이 아이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죽었다는 것이고 남겨진 돈도 마찬가지다. 프론트맨 입장에선 가장 믿을 수 있고 돈을 허투루 쓰지 않을 사람이 준호라고 생각해서 맡겼다고 생각한다.”

- 준호는 다시 경찰을 했을까? 이후 삶은 어땠을 것 같나?

"저도 준호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한데, 경찰은 안 했을 것 같다. 아이를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키울 수 있을지,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다. 그리고 아직 형을 찾겠다는 목표를 못 이뤘기 때문에 형을 다시 찾아 나설 것 같다. 일단은 아이를 잘 돌보고 형을 계속해서 추적하지 않을까 싶다."

- 우승자는 아기이긴 하지만, 일단 456억은 준호의 손에 들어왔다. 어떻게 쓸 것 같나?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목숨값이기 때문에 솔직히 못 쓸 것 같다. 공돈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준호는 이 돈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다 안다. 더는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돈도 절대 쓰지 못했을 것 같다. 저도 준호와 같을 것 같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준다면?

"형을 마주하는 것을 원했기 때문에 비록 대화는 못 해도 기어코 형을 만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준호가 응축된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신이다."

- 이병헌 배우와는 형, 동생 역할이었지만 거의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신이 안 겹치니 거의 못 뵈었다. 시즌1 때도 카메라 정면 샷이라 눈을 못 봤다. 선배님과 호흡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제가 선배님 연기를 좋아해서 톤도 흉내 내려고 했었다. 훗날 기회가 되어 인호와 준호의 이야기가 펼쳐지면 원 없이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 '오징어 게임' 시리즈 흥행 이후 체감한 변화가 있다면?

"변화는 너무 많다. 배우로서 다양한 선택을 할 기회가 생겼다. 작품 외적으로도 해외 촬영도 많이 하게 됐다. 제가 언제 이런 걸 겪어보겠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한다. 연기하는 친구들은 저를 보고 조금의 희망을 얻었다. 하다 보니 이렇게 빛이 보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이렇게 큰 변화가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

- 아버지께 자동차 선물도 했다고 들었다.

”맞다. 전보다 수입도 늘어서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다."

어떤 아들인가? 살가운 편인가?

"살갑지 않다. 제가 막내인데 무뚝뚝하고 첫째 같은 느낌이다. 속을 썩인 적은 없다. 부모님이 제일 신뢰하시긴 하는데 성격이 그렇지 못하다. 배우 일을 하면서부터 가까워진 것 같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제일 신뢰한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 생각이 큰 것 같지만, 제게 말씀하신 적도 있다. 제가 그나마 부모님과 가장 오래 같이 있었다. 그래서 저를 많이 알고 믿음 신뢰를 하고 그러신다." 

- 혹시 '오징어 게임' 전 시즌에서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남규다. 원 없이 연기하는 느낌이다. 복잡한 감정 없이 악인이라 시원하게 욕을 먹는다. 그런 걸 저도 표현해보면 재미있겠다 싶더라. 노재원 배우가 연기를 정말 잘한다. 저도 팬인데, '저 배우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만났을 때 어떤 삶을 살았나 하기도 했다."

- 지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해오긴 했지만, 대중에게 크게 각인된 건 반듯하고 묵직한 이미지가 크다. 혹시 그런 영향도 있나?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돌아이 같은 연기를 하고 나서 희열을 느꼈다. 처음엔 적응을 못 해서 힘들었지만, 코미디도 많이 하고 싶고 로코나 조금은 가볍고 밝은 연기를 하고 싶더라. 그 이후에 '작은 아씨들', '오징어 게임', '최악의 악' 등 감정을 누르는 작품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자유롭게 표출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보여드릴 것이 너무 많은데, 반듯하고 진지하고 무게 있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갇혀있는 느낌도 들었다. 그걸 풀고 해소하고 싶다."

- 혹시 다른 작품을 보면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캐릭터가 있나?

”'폭싹 속았수다'의 관식(박보검 분)을 하고 싶다. 실제 고향이 섬이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제가 전라도 사투리도 잘하는데 써볼 기회가 없었다. 전라도 배경의 사람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관식이처럼 순박한 사랑꾼을 해보고 싶다."

배우 위하준이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졸업' (극본 박경화 감독 안판석)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졸업' 안판석 감독, '작은 아씨들' 김희원 감독, 정서경 작가,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경성 크리쳐' 강은경 작가 등 스타 감독, 작가님들의 픽이었다. 연기 잘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위하준만의 매력,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돌이켜 보니까 유능하고 훌륭한 분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차기작도 김철규 감독님과 하게 됐는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묵묵하게 하다 보니 된 건지, 진중해 보여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 안판석 감독님은 현장에서 칭찬을 많이 하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들었던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건가?

"늘 칭찬을 하시는데 "네가 세계 최고야"라고 하신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졸업'이 거의 같은 팀이다. 그분들은 저를 5년 전에 보고 '졸업'에서 다시 본 건데, 촬영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 중 하나가 "이 시간 동안 허투루 안 썼구나. 진짜 많이 성장했다”라는 것이다. 그 말씀이 정말 기뻤고, 큰 칭찬이었다."

- 조연에서 주인공이 된 만큼 연기나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일차원적으로 마음가짐에서 그렇다. 아직도 너무 부족한데 전체를 보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연기하면 다음 신에서 타당성이 있을까?', '내가 잘 보이겠다고 튀면 신의 목표가 사라지지 않나'라는 다양한 생각을 한다.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생긴 것 같고, 그렇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 아직 제가 메인이 되어 끌고 간 적은 없어서 계속해서 해나가야 하는 숙제인 것 같다."

- '오징어 게임' 시리즈 촬영 후 차기작이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어떻게 지냈나?

"2, 3까지 찍고 쉬는 동안 다양하게 배웠다. 격투기를 배우고 필라테스와 보컬 트레이닝을 했다. 영어 공부도 하면서 지냈다."

- 보컬 트레이닝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팬미팅을 했는데 아무래도 배우는 할 게 없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는데 팬들이 너무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잘 배워서 나중에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이 있을 때 배웠다. 소리 내고 노래하는 것도 있지만, 멘탈 공부도 되더라. 제일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배우는데, 나중에 OST도 불러보고 싶다."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위하준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그럼 '복면가왕'이나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 출연 바람도 있나?

"'복면가왕' 섭외는 많이 왔는데 거절했다.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라 바로 떨어질 게 뻔하지 않나. 그럼 속상할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불후의 명곡'은 가족 특집이 있다면 아버지와 함께 나가고 싶다. 아버지 꿈이 가수였다. 그 끼가 저에게 왔다. 성격은 어머니에게서 왔다. 그래서 해보고 싶고, '더 시즌즈'에도 나가 보고 싶긴 하다."

- 격투기는 얼마나 했나?

"유산소 운동 삼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하다가 작년에 시간이 나서 하게 됐다. 어릴 때부터 팬으로 좋아해서 늘 보고 실제로 하기도 했다."

- 이민정 배우와 예능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 촬영도 했었다. 같은 소속사지만, 같이 뭔가를 해보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어땠나?

"누나와 촬영을 한 건 처음인데 편했다. 민정 누나의 매력이다. 처음 봐도 편하게 해준다."

- 차기작은 박민영 배우와 함께 하는 '세이렌'인데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나?

"대본이 정말 탄탄하다. 몰입감 있고 다음 화가 궁금해진다. 대본에 꽂혀서 하게 됐다. 액션도 조금 있고 하는 것이 많아서 다채롭게 보여드리고 싶다. 멜로든 아픔이든 분노든 그런 것이 복합적으로 있는 인물이라 연기적으로 표현할 것이 많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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